▲영화 <워킹걸>에서 백보희 역의 배우 조여정이 7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셀카봉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민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는 얼굴 셀카는 사실 일종의 만국 공통 현상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아프리카, 남미, 유럽 등지에서 올라오는 인터넷 상의 셀카 사진은 팔을 수평보다는 조금 높게 치켜들고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내려 찍은 게 다수다.
왜 살짝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셀카를 할까? 사진을 여러 번 찍어 본 경험의 소산일 수도 있지만, 그 경험 뒤편에서는 셀카를 하는 자신도 모르는 '본능'이 작동하고 있을 수도 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얼굴에 대한 선호가 바로 그것이다.
얼굴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으면 대개 보다 젊거나 어린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반대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려 찍으면 보다 성숙하거나 나이 들어 보이는 모습이 연출되는 경향이 있다. 젊거나 어린 느낌을 자아내는 원리는 간단하다. 이마와 눈 부분이 확대 강조되고, 광대뼈나 턱 부분은 축소되는 탓이다.
유아에서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 이르기까지 어린아이들의 얼굴과 신체 비례는 성인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신체 전체적으로는 얼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성인 여성의 미인 기준은 팔등신일 수 있지만, 어린아이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반대로 머리(얼굴) 비중이 큰 탓이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유아는 '사등신' 수준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육등신' 이상이 되기 쉽지 않다. 얼굴 자체도 이마나 정수리 부위는 발달된 반면, 볼이나 턱은 성숙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으면 어딘지 어려 보이는 느낌이 나는 건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다.
'어린 것'들의 얼굴과 신체 모습이 귀여움을 유발하는 건 인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큰 개보다 강아지가 귀엽고, 닭보다는 병아리가 더 사랑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등 대다수 생명체에서 어린 것들이 성체보다 호감을 준다.
캐릭터에 '큰 얼굴'이 많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