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의(평양-신의주)선 식당칸 반찬.
신은미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칸으로 향한다. '탈피'(북어)를 안주삼아 맥주부터 마신다. 평양의 호텔이나 맥줏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어 한 마리를 통째로 준다. 경미는 눈알이 제일 맛있다며 그것부터 뺀다. 딱딱한 '탈피'를 띁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경미가 능숙한 솜씨로 껍질을 벗기고 살을 찢어낸다. 남편에게 라이터를 빌려 껍질을 구워 주는데 적당히 구워진 '탈피' 껍질은 최고의 맥주 안주가 된다.
식사와 함께 뭇국, 소시지, 김치, 북어조림, 오이지, 계란, 오리고기찜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오징어젓(북에서는 낙지젓이라고 부른다)이 일품이다. 전혀 달지 않아 설탕을 싫어하는 남편이 무척 좋아한다. 상당히 많은 양을 줬는데도 두 접시나 더 주문한다. 남편은 평양에 돌아가면 낙지젓, 명란젓, 창란젓, 곤쟁이젓을 사서 모두 미국에 가져가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