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상상이 가능하려면 이 법이 꼭 폐지돼야"

진보대학생넷 국가보안법 폐지 서포터즈 국회 앞 릴레이 피케팅 3일차

등록 2021.05.26 18:11수정 2021.05.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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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폐지 국회앞 피케팅 3일 차 진보대학생넷 국보법폐지 서포터즈와 전국대학민주동문회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민주연세인이 함께 피케팅을 하고 있다. ⓒ 박지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지 모르고 살아간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지금 이순간에도 살아 숨쉬며 우리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은 지난 5월 10일 국회 국민청원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등록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소개하고 독려하며 10일만에 10만 명이 청원에 동의를 해주었다.

대학생들 또한 구시대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해 대학 선후배, 동기들에게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알리고 청원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동아리, 학생회 회의에서 직접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발제를 하는가 하면 거리에 나와서 시민들에게 청원을 알리는 실천까지 진행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은 달성되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국가보안법 폐지가 될 때까지, 많은 이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한 이유로 진보대학생넷 국가보안법 폐지 서포터즈는 5월 24일부터 6월 4일까지 평일 10일간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릴레이 피케팅을 진행한다. - 기자 말


국가보안법 폐지 서포터즈 국회 앞 릴레이 피케팅 3일차를 맞이했습니다. 점심시간을 맞이해 국회 출입문으로 나오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저마다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국회 앞으로 구호를 들고 모인 사람들 사이에 누구보다 발랄하게 피케팅을 하고 있는 세명의 대학생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자신들을 '국가보안법 폐지레인저'로 소개한 빨강이(임지혜, 아래 빨), 노랑이(강새봄, 아래 노), 초록이(김주은, 아래 초)의 신호등 인터뷰를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레인저 인터뷰사진 국가보안법 폐지레인저 3인방, 좌측이 노랑이(강새봄), 가운데가 빨강이(임지혜), 우측이 초록이(김주은) 이다. ⓒ 박지하

 
- 햇살이 뜨거운데, 한 시간동안 피케팅을 하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다 같이 : 안녕하세요! 우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레인져입니다.

빨 : 안녕하세요? 국보법 멈춰! '홍'익대 다니고 있는 빨강이 임지혜입니다. 진보대학생넷 국가보안법 폐지 서포터즈의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노 : 분단세력에게 경고! 연세대 다니고 있는 노랑이 강새봄입니다.

초 : 자주통일 그린라이트! 파티(파주타이포그라피교육협동조합)에 다니고 있는 초록이 김주은입니다. 반갑습니다.

- 각자 어떤 뜻을 가지고 서포터즈에 함께 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빨 : 저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정책들, 진보적인 시도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나서게 되었습니다.

노 : 대학에서 수업을 들어도, 동아리 활동을 해도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는데 조금은 눈치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초 :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탄압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함께하게 되어습니다.

- 얼마 전 10만 입법청원이 달성되면서 이렇게 국회 앞으로 나오게 되었는데요, 10만 청원이 달성되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빨 :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그거 아직도 있어?' 하면서 놀라고, '나도 할께!' 하며 바로바로 해주었거든요? 그 반응이 너무 좋았고, 이거 되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있다는 것과 그 내용을 알면 다 이 법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하더라고요. 승산있겠다 생각했어요. 우리 서포터즈가 열심히 한다면.

노 : 저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폐지 청원 운동 이전에는 국가보안법이 문제가 많고,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겠지만 그게 언제가 될까 하는 의문으로 미뤄두었는데, 10만 청원이 이렇게 바로 힘차게 달성하는 걸 보면서 이번에 정말 국가보안법 폐지되겠다 하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초 : 학교 동아리에 국가보안법 청원운동을 제안하려고 시간을 요청해놨는데, 동아리모임 30분 전에 10만달성이 되어버렸어요. 이렇게 빠르게 될지는 몰랐지만, 너무 기쁩니다. 꼭 폐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주변 분들한테 청원을 알리고 10만 달성을 위해 노력하셨는데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빨 : 제가 친구보고 '핫이슈'에 늦지 않게 탑승하라고 했더니, 10만이 거의 다 되어갈 때 함께 해준 친구가 '10만에 숟가락 얹었다'라고 인증샷을 보내주었습니다. 저는 역사교육과를 다니는데요, 분단전후의 역사를 관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인터넷 서치를 해도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정말 답답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을 주변 친구들과 나눴더니 다들 함께해주었어요.

노 : 국가보안법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문과인데 요즘 취업난으로 주변에 로스쿨 가고파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 친구들도 국보법이 뭔지 잘 모르더라고요. 설명해주니 그런 게 진짜 있냐고 놀라며 청원해주었어요. 누구라도 이 법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 '말이 안 되는데?' 하고 청원을 해주는 것이 인상깊었어요.

초 : 저는 친구에게 제안하면서 일제 강점기 치안유지법을 이어 간 법이라고 소개를 했더니, 아직도 친일청산이 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청원에 함께해주었어요. 같이 수업 과제를 하던 중인데, 과제보다 국보법으로 시작된 우리 역사,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느라 바빴던 날이었습니다.

- 저도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이, 동생에게 국가보안법 폐지청원에 함께해 달라고 링크를 보냈는데 동생이 '누나, 국가보안법이 뭔지 알아? 말 한마디 잘못해도 잡혀가는 법이야. 이런 거 좀 보내지마, 누나도 조심했으면 좋겠어' 라고 보내놓고는 한참 있다가 인증샷을 보내더라고요. 우리 모두 어쩌면 국가보안법의 그늘에 있지만,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다는 마음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일 만에 청원운동이 끝나 이제는 국회 앞으로 나왔는데요. 국회 앞 피케팅 직접 해보니 어떤가요?

노 : 아까 성조기를 꽂고 돌아다니던 차량에서 '너희가 간첩이냐? 일반인은 관계없다. 이거 폐지하려는 사람은 간첩이다. 니네 지령받았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시더라고요.

빨 : 오늘은 정말 정신 없이 한 시간이 흘러 갔어요. 중간에 국회에서 일하는 친구도 만났네요. 제가 지난주에 광주 금남로에 가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실천 활동을 했어요. 광주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엄청 많은 관심을 주셨어요. 그날 10만 달성이 된 날이에요. 민중항쟁의 도시 광주에서, 또 그만큼 국가보안법으로 많이 고통 받았던 기억이 있을 텐데, 그래서 그런지 시민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그날을 떠올리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초 : 학생넷 서포터즈끼리만 모이면 사람들이 많아 잘 안보일까봐 걱정했는데, 국가보안법 폐지를 피케팅을 하시는 전국대학민주동문회 선배님들도 뵙고, 남북합의 국회비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있고 해서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 분위기라 든든했습니다.

노 : 아까 같은 학교 졸업하신 선배님과 같이 피켓팅을 했는데, 언제부터 피케팅을 했냐고 물으셨어요. 저희가 지금은 매일 릴레이 중이고, 연 초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진보당 대학생위원회' 이름으로 해왔다고 했더니, 민주동문회 선배님들도 지난주부터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시다가 국회 앞으로 나왔는데, 대학생들이 이미 하고 있어서 너무 반갑고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일주일에 한 시간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힘과 용기가 되고, 사회의 큰 변화를 위해선 우리 각자의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사드린 선배님 중 한 분은 77학번이셨고, 전 17학번인데요. 40년의 세대 차이를 뛰어넘어 함께 외치는 국가보안법 꼭 폐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자 그럼 내 기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 딱 하나씩 말해보자면요?

빨 : 우리 사회에 여러 문제들이 있고 어떻게든 국민들이 살기 좋게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은데 진정한 새로운 세상, 새로운 상상이 가능하려면 국보법이라는 제약이 먼저 극복되어야 합니다.

노 : 저희 아버지께서도 국가보안법 피해자이십니다. 지난 시절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감옥에 그것도 독방에 갇혀 계셨다보니, 폐쇄공포증이 생기신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엘리베이터를 잘 못 타십니다. 저희 아버지 뿐 아니라 국보법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초 : 저는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인데요, 사람들은 예술에는 한계는 없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예술도 사회의 틀에 갇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국보법 폐지 될 때까지 무엇이든 해보려합니다.

- 오늘 인터뷰까지 많은 이야기 나누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5행시로 마무리 해볼까요?
 
국 :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
가 : 가능하겠어요 그게?
보 : 보세요! 10일 만에 달성!
안 : 안 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법 : 법 같지도 않은 법,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진보대학생넷 국가보안법 폐지 실천단에서 국회 앞 릴레이 피케팅을 진행하며 느낀 생각들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진보당대학생위원회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학민주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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