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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털렸다" "피지컬 좋다"... 굳이 이렇게 말해야 할까

일본이 잘못 만든 일본식 영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61)

등록 2021.11.04 11:41수정 2021.11.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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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탈'은 우리가 사용하는 그 멘탈일까.
'멘탈'은 우리가 사용하는 그 멘탈일까.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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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멘탈 갑인 줄 알았는데 유리멘탈이더라"

세종대학교 학생생활상담소가 27일까지 비대면 심리 특강 '멘탈 잡고 스트레스 잡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멘탈'이라는 말은 일상 대화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멘탈이 강하다"거나 "멘탈이 털렸다" '멘탈 갑' 등 하루에도 몇 번씩 '멘탈'이라는 말을 쓸 정도다.

그러나 영어 mental은 형용사다. 그러므로 '멘탈'처럼 명사형으로 사용할 수 없다. 또 흔히 이 '멘탈'이란 말이 영어 mentality의 준말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오해다. 영어 mentality는 '지능'이나 '사고방식'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멘탈' 단어 용법도 일본식 영어, 화제영어와 같다. 일본에서 '멘탈, メンタル'이라는 말은 '멘탈의 문제(メンタルな問題)'라든가, "그는 멘탈을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彼はメンタルを鍛える必要がある)"와 같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영어 mental은 구어로 '정신병 환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더욱 이 '멘탈'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일이다.

"피지컬이 좋다"?.. 굳이 이런 영어를 사용해야 할까

"피지컬이 좋다"는 말도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멘탈'의 경우와 같이 영어 physical은 기본적으로 형용사다. 그 말에 '신체'의 의미는 전혀 없다. 또 명사형으로 사용될 때는 '신체검사'라는 뜻만 가지고 있다.

역시 화제영어다. 일본에서 피지컬, フィジカル은 "피지컬이 강하다(フィジカルが強い)"처럼 한국에서의 용법과 동일하다.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나 "정신력을 키우자" "몸을 튼튼하게 하자"와 같이 쉽게 할 수 있는 말을 '멘탈'이나 '피지컬'과 같은 엉터리 영어를 써야 할까?

프랑스 헌법 제2조, "프랑스의 언어는 프랑스어로 한다"
 
 1793년 프랑스 헌법
1793년 프랑스 헌법wiki commons
 
프랑스어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고상한 언어 가운데 하나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프랑스어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프랑스 헌법 제2조에 "프랑스의 언어는 프랑스어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언어의 규범화(codification)라는 목적으로 세워진 국가 언어정책 기구인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모든 사람이 프랑스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프랑스어의 규칙을 정하고 프랑스어가 학문과 예술의 언어로 될 수 있도록 프랑스어를 순수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을 그 임무로 하고 있다. 매스컴을 포함한 모든 공식 문건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신조어는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멘탈 #피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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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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