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산 작은미술관은 일제시대 적산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동네 지역주민을 위해 미술공간으로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이렇게 기획된 <거리를 지배하는 마법사> 전시는 지난 8월 16일에 시작해 10월 12일까지 약 두 달간 개최된다. 여기엔 전시의 주제인 부산 원도심의 골목길에 관한 내용으로 강영희, 곽태임, 나인주, 이경아, 전보미, 이종민, 최윤식 등 7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판화가 강영희는 원도심 골목길 풍경을 전통적 오목판화기법으로 표현했으며, 곽태임은 꼴라그라프기법으로 원도심의 집들을 동화 같은 풍경으로, 나인주는 원도심 토박이들의 모습을 12지 동물로 표현한 드로잉과 원도심의 마을풍경을 세라믹과 나무로 표현한 부조를 액자와 설치형태로, 그림책 작가 이경아는 중구의 원도심을 동화처럼 표현한 드로잉과 북아트를, 전보미는 동광동인쇄골목길을 소멸기법으로 표현한 목판화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부산 중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인쇄골목, 헌책방골목,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등의 공간에 생명의 에너지가 꺼지지 않도록 시대를 연결하고 있는 사람들과 40계단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풍경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특히 성동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3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강영희(56, 사진 가운데) 작가는 1995년부터 판화작가로 활동하다가 중간에 건강 문제로 쉬기는 했지만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가 이번에 선보인 2001년에 제작한 대표작(작품명 '거리에서')는 그가 살았던 동네의 자연스러운 풍경을 담은 것이라 소개했다.
"당시에 살던 모습을 스케치하면서 동네에 꽂혀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나가다 보면 화려하고 멋진 곳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이런 곳이 끌리더라고요. 우리가 보통 지나치는데 사소하고 보잘 것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건축물로 나타나기도 하잖아요. 그럼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이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힘들었던 기억을 치유하고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같이 공감하면서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전시가 열리는 문화원 건물 자체가 일반 주택에서 출발한 것인데 창문 하나 없이 사방이 갇혀버린 화이트큐브와 다르게 이번 전시장의 특징을 설명해달라는 부탁에 이경아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느 전시장과는 다르게 여기에서는 창에서 뜰을 볼 수 있고, 실제 골목길 같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제와 더 어울릴 거 같아요. 이번에 출품한 작품이 '골목산책'인데 오히려 방이 아니라 통로를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좁은 골목길을 걷는 것처럼 저의 이미지들을 산책하는 느낌으로 바라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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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예술만 씁니다." 20년 넘게 문화예술계 현장에 몸담고 있으며, 문화예술 종합시사 월간지 '문화+서울' 편집장(2013~2022년)과 한겨레신문(2016~2023년)에서 매주 문화예술 행사를 전하는 '주간추천 공연·전시' 소식과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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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을 미술관으로... 부산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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