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모 오피스텔에 위치한 ‘A 대화카페’ 내부구조도
팀 라그랑주
"여기는 안전하다"는 홍대 B 대화카페
강서구만 그런 게 아니었다.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릴 때, 일할 장소를 서울시 '마포구'로 설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B 대화카페'에서 일하자는 제안이 왔다. 3월 19일 오후 5시 52분, 아무개 업주로부터 "홍대에 위치한 대화카페입니다.", "요즘 매니저분들이 너무 없어서", "제가 열심히 할게요~^^"라는 문자를 받았다.
홍대 대화카페 업주가 "이 일은 처음이시죠?"라고 물어 "어떤 일인가요?"라고 답장했다. "대화카페 일이요"라고 답한 뒤 바로 전화를 걸어 온 그는 "생각하는 카페 일은 아닐 거다"라며 "가슴 쪽 터치는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그는 다시 문자로"신분증을 챙겨 오세요", "미성년자는 절대 안 되거든요"라는 등 몇 번 더 연락했다. 그렇게 몇 번의 소통이 오가고 면접 날짜가 잡혔다. 첫 문자를 받고 일주일 뒤인 4월 3일, 오후 4시 32분에 께름칙한 마음으로 합정역 8번 출구를 나섰다.
약 5분이 흘렀을 때 회색 후드티를 입은 남성이 뒤에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잠깐 서로 눈으로 인사한 뒤, 합정역 앞에서 곧바로 직진했다. 남성의 안내에 따라, '홍대 대화카페'가 아닌, '합정'에 있는 B 대화카페에 도착했다.
B 대화카페 문을 열자마자 사무실의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았다. 강서구 A 대화카페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담배 냄새가 매우 심하게 났다. 흡연실을 방불케 하는 뿌연 연기, 담배 찌든내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고, 사무실은 허름해 보엿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내 나이를 맞혀 봐요"라는 말로 면접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실장'이라 부르라면서 "앞으로 같이 일하면 내가 지켜줄게요", "여긴 안전해요"라고 강조했다. 면접 과정에서 실장은 "하루에 12시간 일해 70~80만 원을 버는 여성도 있다", "일하는 여성의 대부분이 20대 초반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실장은 "여성 매니저들의 나이를 일부러 낮춰 사전 예약 사이트에 올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