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시선 종점인 진통역 탄장가배(탄광카페)에서 내려다 본 풍경. 브라운 색 잉크로 그렸다.
오창환
우리는 핑시역에서 내려서 풍등을 띄웠다. 대만에 가기 전에 풍등 날리는 사진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었는데, '하늘로 날아간 등은 어떻게 될까'였다. 그게 참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열차가 지나가는 곳곳에 하늘에서 떨어진 풍등이 빨래처럼 널려있다.
오랫동안 날다가 떨어지니까 불이 꺼져서 화재의 염려는 없나 보다. 우리가 날려 보낸 풍등은 떨어지지 않고 하늘까지 닿아서 풍등에 써서 보내 소원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다시 기차를 타고 핑시선의 종착역인 진통(菁桐) 역으로 갔다. 진통은 예전에 탄광촌이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관광지로 변했지만 언덕 위에 탄광시설로 사용되던 건물을 그대로 살린 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스케치를 했다.
대만의 산이나 거리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꽃과 나무들은 많이 달라서 일전에 국립수목원 난대식물원에서 본 식물들을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