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연예인 없이 스타일을 논하지 말라?

<트렌드 리포트 필> VS <겟 잇 뷰티>

등록 2007.11.05 09:34수정 2007.11.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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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연예인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연예인의 패션을 보고 즐기는 시대, 따라하는 시대를 지나 자신만의 감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패션은 이제 더 이상 일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패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스타일리쉬해' 지고 싶어한다.
 
패션에 대한 이런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는 것일까. 현재 케이블방송에서는 스타일 연출과 관련된 많은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있다. 그 중 시즌2를 맞은 Mnet의 <트렌드 리포트 필>과 시즌 3를 맞은 Olive의 <Get it beauty>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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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2 메인화면 ⓒ Mnet

▲ 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2 메인화면 ⓒ Mnet

 

돈 없으면 스타일도 없다? <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2

 

'Hip Girl이 되기 위한 모든 것'(hip이란 가장 트렌드한 것이나 그것을 멋지게 소화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새롭게 시작한 <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 2.


10월 23일 방송된 1회에서는 MC 최여진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10월 30일 방송된 2회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톰보이룩과 매니쉬룩을 어떻게 연출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방송되었다. 1, 2회 모두 최여진이 백화점에 가서 쇼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여기서 문제는 그녀가 보여준 옷, 입었던 옷이 모두 다 수십만원 심지어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이었다는 점이다.

 

그녀가 스타일링을 하자 화면에는 어떤 브랜드인지 얼마인지가 친절하게 표시됐는데 그 가격을 보며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종호씨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들이 '패션을 위해 돈을 쓰는 건 이해하지만 명품만 보여주는 건 어이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이영애씨는 '명품도 좋지만, 국내 브랜드 중에서도 스타일리시한 옷들이 많다. 꼭, 수입명품만 고집하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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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진의 스타일 제안 최여진이 제안한 매니쉬룩 스타일링 ⓒ Mnet

▲ 최여진의 스타일 제안 최여진이 제안한 매니쉬룩 스타일링 ⓒ Mnet

 

닮고 싶은 힙걸로 선정된 최여진의 하루일과를 보여주었던 1회에서는 최여진이 강남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서 수입된 물을 사는 장면이 나왔다. 패션정보 프로그램에서 왜 슈퍼에 가서 장보는 모습까지 보여주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 '힙걸'이라면 슈퍼도 트렌드한 곳으로 선택한다는 자막이 나왔다. 또 다른 남자 패널이 자신도 그곳에 힙걸들이 많다고 해서 자주 가는데 가서 '제주도 삼다수'만 사온다고 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트렌드 리포트 필>이 추구하는 '힙걸'이 되려면 보통 사람들의 한 달 월급보다도 많은 돈을 명품을 사는데 쓰고 슈퍼조차도 그들의 말처럼 트렌드한 곳으로 다녀야 하는 걸까?

 

10만원으로도 스타일리시해질 수 있다 <Get It Beauty> 시즌3

 

모델 박둘선이 진행하는 <Get It Beauty>는 'TV로 보는 뷰티 매거진'이라는 타이틀로 시즌3를 시작했다.

 

이 중 'Editors Picks'라는 코너가 눈에 띄는데 10월 25일에 방영되었던 6회에서는 패션전문가가 직접 쇼핑몰 CEO 10명이 추천한 동대문숍을 방문해 10만원으로 올가을 유행에 맞게 스타일링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리고 쇼핑몰 CEO들이 최적의 쇼핑시간과 같은 동대문 쇼핑 노하우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Live Make Up'이라는 코너에서는 이날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이 나와 바쁜 현대여성들을 위한 5분 메이크업에 대해 알려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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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It Beauty의 스타일 제안 10만원 코디법을 제안했다. ⓒ Olive

▲ Get It Beauty의 스타일 제안 10만원 코디법을 제안했다. ⓒ Olive

 

물론 <트렌드 리포트 필>과 <Get It Beauty>을 명품패션 대 동대문패션 식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트렌드 리포트 필>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나아가서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여성 즉 '힙걸'이 될 수 있는 길을 '명품'을 통해서만 이야기하고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반면에 <Get It Beauty>는 평범한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실생활에 유용한 패션정보들을 제공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예인을 빼놓고 패션을 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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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 메인화면 ⓒ Olive

시즌3 메인화면 ⓒ Olive

 

연예인들의 패션은 늘  관심거리가 된다. 트렌드를 선도한다고 해서 '트렌드세터'(Trend setter)라고 불리는 연예인들의 스타일은 곧 유행이 되어 대중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트렌드 리포트 필>과 <Get It Beauty>에서 역시 연예인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트렌드 리포트 필>은 국내외 패셔니스타(뛰어난 패션감각으로 대중의 유행을 이끄는 사람)들의 의상을 보면서 엠씨와 패널들이 돌아가며 평을 하고, <Get It Beauty>는 'Star & Style'이라는 코너에서 매주 한 명의 스타를 선정해서 그들의 스타일을 분석한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지금까지 다른 방송에서 보여줬던 것과 전혀 차별화되지 않는다. 연예인의 시상식 패션에 대해 이야기한다든가, 한 연예인의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굳이 스타일 전문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다른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이미 수없이 봐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일리시한 연예인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일까. 이미 여러번 방송을 통해 다뤄졌던 이효리는 말할 것도 없고 윤은혜, 정려원과 같은 스타들의 패션에 대한 분석을 시청자들은 보고 또 봐야 하니 식상할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아쉬움 점은 두 프로그램 모두 연예인 혹은 유행 따라잡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패션이라는 것이 유행에 민감하긴 하지만 쉴 새 없이 바뀌는 유행만 쫓으려 하다 보면 자신만의 개성을 잃을 수도 있다.

 

스타일 전문 프로그램을 표방한다면, 수많은 스타일 전문가들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연예인 따라 하기, 유행 쫓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또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티뷰기자단 작성기사
#스타일 #트렌드 리포트 필 #GET IT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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