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래에서 고 김선일씨 육성이?

악몽 떠올리게 하는 중국밴드 예차의 노래

등록 2007.12.01 15:04수정 2007.12.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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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대 기자는 한국전통문화학교에 재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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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차밴드 홈페이지 이곳에서는 그들이 연주한 일곱 개의 음악과 연주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 예차밴드

▲ 예차밴드 홈페이지 이곳에서는 그들이 연주한 일곱 개의 음악과 연주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 예차밴드

 

중국 밴드 중에서 예차[夜叉]라고 하는 밴드가 있다. 중국어로 읽으면 '예차'라고 발음되는데, 그들은 범어를 써서 YAKSA라고 쓴다. 강력한 느낌의 '데쓰메탈'을 보여주는 그들은 기존 중국 밴드와는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이 밴드 이름인 '야차'란 불교에 나오는 호법신으로서, 성격은 흉악하고 난폭하며, 날쌔고 사나우며, 그 모습은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움이 생기게 한다. 불교를 지키는 신인 이 야차의 성격처럼 그들의 음악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예차밴드는 1995년 쓰촨[四川]에서 결성되었으며, 2000년에 <自由>를, 2002년에는 <发发发>를, 그리고 2006년에 < Keep on fighting >을 발표하였다.

 

예차밴드의 홈페이지에 들어 가보면 <Keep on fighting>앨범의 7개 곡을 들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모두 강렬한 느낌을 주는 멜로딕 데쓰메탈로서 메탈 매니아들에게는 시원한 느낌을 준다.

 

예차 노래 도입부에 한국인 절규 삽입 "I want go to korea....'

 

메탈 마니아로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한다. 그들의 일곱 곡 중 '放下你的枪'이라는 노래가 있다. '너의 총을 내려놔'라는 노래인데, 여기에서 창(枪)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찌르는 무기인 '창(槍)'이 아닌 '총(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화창(火槍)이라는 무기를 총의 기원으로 보는데, 이 무기는 오대시대부터 쓰인 화염방사기 같은 무기로서, 이 단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무튼 '放下你的枪'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도입부분에 웬 남자가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영어로 말하는데, 처음 들으면 '노무현!~~'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게 된다.

 

"I want live! I want go to Korea. Please!……"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였다. 그 남자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끝나면 그에 맞춰서 음악이 시작되며, 강렬한 메탈을 들려준다.

 

이 도입부 목소리는 고 김선일씨의 목소리인 듯 하다. 3년 전에 이라크에서 일어난 김선일씨 살해사건을 잊은 한국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때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으며, 그 잔인한 동영상에 수많은 이들이 분노하였다.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게 하였던 그 동영상에 나왔던 육성이 이렇게 예차밴드 음악에서 다시 나오는 것이다.

 

노래가사는 전반적으로 반전(反戰)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너의 총을 내려놔'라고 하면서 살인자들을 지탄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이 어찌되었던 간에 굳이 도입부에 그 육성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부른 노래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중국에서 부른 노래이기에, 그리고 그들의 음악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도가 지나치다. 당사자가 외국인이고, 이미 지난 일이니 상관없다는 것인가? 하지만 이 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 중 '放下你的枪'을 공연하는 모습이 있는데, 그걸 들으면서 열광하고 춤을 추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예차의 다른 노래 중 '起来, 起来, 你是中国人'이란 게 있다. 해석해보면 '일어나, 일어나, 넌 중국인이야!'인데, 노래가사를 보면 중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깨어나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신의 민족에 대해서는 긍지를 가지고 깨어나라고 하면서 다른 민족의 아픔을 그들의 노래로 써먹는다. 다른 민족에 대한 약간의 생각이라도 있다면 과연 이럴 수 있을까라고 반문해본다.

2007.12.01 15:04 ⓒ 2007 OhmyNews
#예차밴드 #중국 #데쓰메탈 #메탈 #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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