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박 탈북, 해상경계 구멍 뚫린 것 아닌가?"

[국감-국방위] 해경의 늦장 대응 추궁... "군 해안방어선 뚫리진 않아"

등록 2009.10.05 17:35수정 2009.10.05 17:59
0
원고료로 응원
a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일 탈북자 11명을 태운 북한선박이 군경의 제지 없이 주문진 앞바다 300m 해상까지 접근해서 귀순한 사건과 관련, 우리 군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북한선박 귀순 사건, 군 늦장 대응 질타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은 "일종의 괴선박이 발견돼 군이 추적을 계속하면서 확인 요청을 했는데도 해경이 두 시간이나 지난 후에 현장에 출동한 사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사태는 육군과 해경의 실무라인이 공식 지휘라인을 통하지 않고 미확인 선박의 확인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협조하다 현장 출동이 지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해경의 관할구역 떠넘기기로 인한 현장출동 지연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황강댐 무단방류 사태에 이어 군의 대관, 대민 공조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을 엿볼 수 있게 한다"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장했다.

 

a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 선박 남하와 기무사령부의 골프장 건립 문제에 관해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 선박 남하와 기무사령부의 골프장 건립 문제에 관해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진삼 자유선진당 의원도 "해경은 즉각적인 출동을 하지 않았는데 군의 통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며 "해경으로부터 '군이 확인할 위치'라는 연락이 있었다고 하는데 왜 군은 움직이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답변에서 "사건 당시 (북한 주민들이 탄 전마선을) 해안에서 4해리(약 7Km) 밖에서 포착했다"며 군 해안방어선이 뚫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현재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에 대해서는 대략 3선으로 방어선이 구축된다고 볼 수 있다"며 "해군과 해경, 지상의 해안 경계 등 3중의 방어 태세가 이뤄지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특히 소형목선이고 외해(공해상)에서 들어오다 보니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4해리 안쪽으로 들어오기 전에 (선박을) 포착했다. 놓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지난 10월1일 15시20분 경 레이더로 포착해 계속 추적했고 17시50분경 확인요청을 받고 해경이 출동했다"고 선박 추적 및 인계에 미진함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방예산 대폭삭감... "국방개혁 수정안 고수할 것"

 

이날 국감에서는 인사청문회 당시 북한 핵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도 있었다.

 

"합참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등을 표적화해서 관리하고 있는데 핵무기 보관 장소도 파악하고 있느냐"는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은 "북한 핵과 관련한 사이트(장소) 100여개에 대해 상세한 목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핵무기는 크지 않기 때문에 핵을 몇 개 가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핵과 관계되는 것을 어디에 보관하고, 공격하기 위한 '딜리버리 장소' 등은 비교적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은 "한·미는 (미사일과 항공기 등 북한의 핵공격 수단에 대해) 충분한 타격 능력이 있다"며 "다만 타격하려면 군사적, 국제적인 측면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데, 평시에는 그런 요소 때문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내년도 국방예산이 대폭삭감된 것과 관련해서 '국방개혁 수정안'의 대폭수정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의원들에 질문에 대해 김 장관은 "국방개혁 수정안은 오랜 고민 속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쉽게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수 입장을 밝혔다.

 

a

김종태 기무사령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김종태 기무사령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김 장관은 또 '현 정부가 국방예산을 4% 수준 이상을 올리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연 7% 이상 예산증가를 전제로 한 국방개혁계획은 이미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추궁에도 "그렇게 속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그는 "추가적인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당초보다)두 배 어려워진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할 지 앞으로 고민할 것"이라며 "(정부부처 간에) 대화를 통해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국방예산 확대편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김종태 기무사령관은 노래패 '우리나라'에 대한 민간인 사찰 의혹을 추궁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사찰은) 기무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관련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 사령관은 이어 "지난 9월 26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노래패 '우리나라' 대표가 이렇게 (사실과 다른) 주장했다"며 "고소를 위한 준비가 거의 끝났다"고 밝혔다.

2009.10.05 17:35 ⓒ 2009 OhmyNews
#기무사 #국정감사 #국방위원회 #북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원룸 '분리수거장' 요청하자 돌아온 집주인의 황당 답변
  2. 2 나이 들면 어디서 살까... 60, 70대가 이구동성으로 외친 것
  3. 3 "걷기 싫으니 버스 탑니다, 어차피 무제한이잖아요"
  4. 4 이렇게 어렵게 출제할 거면 영어 절대평가 왜 하나
  5. 5 궁지 몰린 윤 대통령, 개인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