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수상스키장 본부건물
성낙선
부드러운 봄날, 꿈같은 여행길에 오르다자전거타기 좋은 계절, 경춘선을 타고 떠나는 세 번째 자전거여행은 '의암호'를 한 바퀴 돌아오는 호숫가 여행이다. 의암호는 1967년에 다목적댐인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형성된 호수다. 춘천시의 서쪽을 둘러싸고 있다. 의암호가 생기면서 춘천은 산으로 에워싸인 삭막한 도시에서 호수로 둘러싸인 낭만적인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난다.
의암호는 춘천을 춘천답게 만드는 호수로, 춘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호수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춘천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나면서 의암호를 찾아가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더구나 봄이다. '봄내'라는 이름의 도시 춘천에서도 봄이 가장 먼저 당도하는 곳이 호수다. 춘천에서 봄을 만끽하려면 아무래도 의암호를 먼저 찾아가야 한다.
날씨도 좋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도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부드러운 봄바람까지, 이런 날은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 있는 게 마치 솜방석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하다. 지난 겨울엔 꿈조차 꿀 수 없었던 따뜻함과 편안함이다. 그런데 이런 꿈같은 날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일년 365일, 요즘처럼 자전거타기 좋은 날을 만나기도 어렵다. 지구 온난화 탓에 '진짜 봄날'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남쪽 어느 지방에서는 한낮의 기온이 초여름과도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니 요즘 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함부로 낭비할 수 없는,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미처 여행을 떠나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서둘러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준비라는 것도 사실 마음 먹기에 달렸다. 전철만 타도 갈 곳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