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나고, 빈 세월호만 남았네

[포토에세이] 도살장에 각을 뜬 소처럼, 선체가 해체된 모습으로, 또 새해 맞는구나

등록 2017.11.27 19:02수정 2017.11.27 21:03
13
원고료로 응원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다섯 명은 결국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차라리 천형이라고 믿고 싶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마지막 세월호 장례식을 시신 없이 치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긴급 기획을 편성해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이들에게 조그마한 용기를 주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후원(좋은 기사 원고료)은 전액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전달됩니다. (후원하기) http://omn.kr/olvf [편집자말]
이제 목포에는 세월호만 남았다.

이 배는 바닷속에서 5명을 놓아 버렸다.
차가운 진도 바다 속에서 세 해를 넘긴 후 그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지 못한채 흉측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는 몰랐다.
3년 전 4월의 바다가 그렇게 차가운지 몰랐고, 파란 뿔처럼 드러낸 선수 아래로 이렇게 큰 몸체가 있는지 몰랐다.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뱃속에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새 보금자리를 향해 떠난 가족이 돌아오지 못할 여행이 될 것을 직면하며 느꼈을 죽음의 공포를 알지 못했다.

그 배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가족 곁에 오지 못한 11명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 애타게 물 밖으로 나오기를 수많은 사람들이 노란리본을 달고 기다렸다.

마침내 거대한 몸집을 수면 위로 드러낸 세월호는 찾지 못한 11명의 가족에겐 희망이었다. 희망은 점점 절망으로 변했고, 절망을 받아들인 네 가족은 세월호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도살장에 각을 뜬 소처럼 모든 선체가 해체된 세월호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를 넘길 것이다.

양승진, 박영인, 남현철, 권재근, 권혁규, 이들이 돌아오지 못한 채 말이다.


# 1. 2017년 11월 14일 목포 신항만

 2017년 11월 14일 목포 신항만
2017년 11월 14일 목포 신항만이희훈

# 2. 2017년 11월 16일 목포 신항만, 선미


이희훈

# 3. 2017년 11월 14일 목포 신항만, 선수

이희훈

# 4. 2014년 4월 17일 침몰 중인 세월호

이희훈

# 5. 2015년 4월 15일 진도 세월호 침몰 해역, 부표

이희훈

# 6. 2017년 11월 16일 목포 신항, 해체된 선체

이희훈

# 7. 2015년 9월 16일 진도 세월호 침몰 해역

이희훈

# 8. 2014년 4월 17일 침몰 중인 세월호, 선수 하부

이희훈

# 9. 2017년 3월 31일 목포 신항 도착

이희훈

# 10. 2014년 12월 30일 진도 세월호 침몰 해역

이희훈

# 11. 2017년 3월 31일 목포 신항으로 이동중인 화이트 마린호 위의 세월호

이희훈

# 12. 2017년 4월 1일 목포신항 화이트 마린호 위의 세월호

이희훈

# 13. 2017년 11월 16일 목포신항 해체된 세월호의 창

이희훈

# 14. 2017년 11월 14일 미수습자 가족 숙소에서 보이는 세월호

이희훈

# 15. 2017년 11월 14일 목포 신항

이희훈

#세월호
댓글1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1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러다 12월에 김장하겠네... 저희 집만 그런가요? 이러다 12월에 김장하겠네... 저희 집만 그런가요?
  2. 2 "무인도 잡아라", 야밤에 가건물 세운 외지인 수백명  "무인도 잡아라", 야밤에 가건물 세운 외지인 수백명
  3. 3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4. 4 "윤 대통령, 매정함 넘어 잔인" 대자보 나붙기 시작한 부산 대학가 "윤 대통령, 매정함 넘어 잔인" 대자보 나붙기 시작한 부산 대학가
  5. 5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