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을 마친 세월호 단원고 미수습자 박영인군의 가족이 지난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를 방문해 단원고 운동장 흙이 담긴 주머니를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희훈
한편 은폐 사실 폭로 다음 날인 23일부터 미수습자였다가 인양 후 유해를 찾은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의 인터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인터뷰의 요지는 자신들이 "유해가 나올 때마다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김현태 부본부장에게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23일 해수부가 발표한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현태 부본부장은 17일 발견된 유해의 주인을 이미 일부 수습된 조은화·허다윤양으로 단정하고, 유해 발견 사실을 미수습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이철조 본부장은 20일 김영춘 장관에게 보고한 뒤 "매뉴얼(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에 통보)대로 하라"고 질책을 받았음에도, 조은화·허다윤양의 부모와 선체조사위원회에만 통보했다.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의 인터뷰대로라면, 이철조 본부장과 김현태 부본부장은 이 두 가족의 요구를 지키느라 유해 발견 사실을 숨겼다는 결론에 이른다. 조양의 어머니는 그러한 요청을 한 까닭을 "뼈가 수습되면 (이미 일부 유해를 수습한) 우리는 '돌아와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뼛조각도 못 찾은 가족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두 아버지는 "같은 미수습자 가족이었던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이 우리를 위해 그러셨다니 그 마음 또한 이해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목포신항에 있을 때 김현태 부본부장이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의 생각이라며 '뼈가 나올 때마다 알리지 않는 건 어떻냐'고 물어오길래 '그건 절대 안 된다'라며 손사래를 쳤던 적이 있다"라며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이 목포신항을 떠난 뒤에도 유해가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 당시 언론엔 알리지 않았지만 우리에겐 알려왔었다"라고 말했다.
두 아버지의 말대로라면 세월호현장수습본부가 미수습자 가족에게 유해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건 17일이 처음이다. 앞서 조은화양 어머니는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언론에 알리지 않은 유해 수습 결과가 있나"라는 질문에 "있다"라고 답했는데, 이때는 17일 사례와 달리 언론에만 알리지 않고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는 알렸던 것이다.
두 아버지는 인터뷰 초반에 했던 "혼란스럽다"는 말을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반복했다. 유해 발견 사실을 곧장 듣지 못한 점에 대한 상심과 그들 표현대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 이철조·김현태 부본부장의 현재 상황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듯했다.
"오늘 인터뷰를 했지만, 사실 지금도 마음의 정리가 안 돼 우리 생각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다. 일단 오늘은 이 정도만 말씀드리려고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미수습자 가족들의 입장을 정리해서 이야기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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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 미수습 학생 아빠들 첫 심경고백 "유해 발견 숨긴 것, 잘못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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