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EPA
영변 핵시설은 원자로 3개 외에도 우라늄 농축 공장, 핵연료봉 공장, 핵연료 재처리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현재의 핵'이다.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이 생산되는 곳이어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는 핵무기의 추가 생산을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북한의 핵 기반'을 무너뜨리는 조치가 될 수 있다.
문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6.12 북미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한과 미국의) 새로운 관계라는 것은 종전선언을 해서 불가침 의지를 분명히 해주고, 그걸 통해서 평화협정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니까, 아마 이 대목에서 핵신고·사찰과 종전선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 "분명히 선언문에 담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그걸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직접 전달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바라는 그대로의 교환조건에 북한이 응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영변 핵시설 폐기'를 명시적으로 천명한 것은 미국도 대화로 나오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회담시간 대부분을 비핵화 논의에 쏟은 점으로 미루어 볼때, 합의문에 나오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메시지가 있을 것이고 이 또한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문 교수는 예상했다.
"남북이 가능한 합의의 최대치"..."미국 대북 강경파 만족시킬진 의문"
다른 전문가도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고 한 것은 미래의 핵을 완전히 포기한 걸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조 연구위원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말한 것은 현재의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미 있는 핵탄두 등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니, 실제로 남북한이 비핵화 방안에서 합의할 수 있는 최대치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남북의 비핵화 방안이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결국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분이고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때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이같은 합의는 물론 북한 비핵화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을 얼마나 만족시킬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 본부장은 "남북 정상이 논의한 내용이 모두 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을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올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특별취재팀]
취재 : 안홍기(팀장), 구영식 김도균 신나리
사진 : 권우성, 이희훈
오마이TV :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김혜주
편집 : 박수원, 박혜경, 김지현,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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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 트럼프에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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