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중국 눈치보기? 여전히 남은 교민들이 있다"

[긴급 인터뷰] 칭다오 거주 교민 A씨가 전하는 중국 상황 "마스크 구할 수 없어"

등록 2020.02.05 07:36수정 2020.02.05 07:36
6
원고료로 응원
 
 중국 칭다오시 거리 모습
중국 칭다오시 거리 모습제보자 제공
      
"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다. 슈퍼와 약국도 마찬가지다. 마스크가 없으니 당연히 나갈 생각도 못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현재 칭다오시에 거주 중인 교민 A씨(익명 요청에 따라 익명 처리)가 4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을 통해 전한 말이다.

그는 '현지 교민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마스크"라면서 "여기서는 값을 3~4배 쳐줘도 아예 구입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춘절(우리의 설날) 연휴 전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다. 당시 미세먼지가 심해서 마스크를 샀는데 그때만 해도 6개에 21위안(약 3500원) 정도 줬다. 그런데 3일 후 가격이 3배가 되더니 알리바바(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추가 주문하려고 하자 '물품 배송을 못 한다'라는 연락이 왔다."

중국 당국은 오는 9일까지 춘절 연휴를 연장한 상황이다. A씨에게 현지 중국의 상황을 직접 확인해 봤다.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

- 중국 현지 상황은 어떤 편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이후) 식당 등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언제 다시 문을 열지는 알 수 없다. 중국 당국에서 춘절 기간을 9일까지 연장했는데 일단 그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 그럼 생필품은 어떻게 구하나?
"다행히 일부 상점은 문을 열었다. 그런데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최소 3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곳 칭다오를 비롯해 베이징 등 중국 전역이 모두 비슷한 상황일 거다."

- 교민들 상황은 어떤가?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불편한 것만 빼면 괜찮다. 다들 최대한 나가지 않고 있으니 다른 사람을 만날 일도 없다. 거리에 정말로 사람이 없다."


- 대중교통도 안 다니나?
"버스를 보기는 봤는데 안에 탄 사람이 거의 없다. 마스크도 부족하지만 대부분이 다들 나가지 말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 여기는 것 같다."

- 현지 소식을 보면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구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알리바바, 슈퍼, 약국 모두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 다행히 칭다오에 있는 교민들은 한인회 등에서 공급을 해줘서 당장은 해결된 상황이지만 직접 구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 중국 당국의 대처는?
"고속도로만 타도 당국에서 수시로 검사를 한다. 출입이 아예 금지된 지역도 많다. 직원들의 출근을 막은 곳도 있다.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중국 공영방송(CCTV)만 보면 (대처를) 잘하고 있는 모습만 나온다. 최대한 불안해 하지 않게 하려는 것 같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고 있다."

"이번 주말이 우한 봉쇄 2주... 지켜보자"

- 이런 가운데 지난주 우리 정부가 우한 거주 교민들을 피신시켰다.
"너무 잘한 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남은 교민들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업체가 있거나 중국인 가족이 있으면 떠나기 어렵다. 우한에 100여 명 정도 교민이 남은 것도 같은 이유다. 남은 교민 입장에서 정부가 중국과 잘 협의해서 우호적으로 사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일부에서 자꾸 '우리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말하는데 우리 정부의 우호적 행보는 현지 교민을 고려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교민들의 처지를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 교민들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진천과 아산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있었다.
"관련 뉴스를 봤다. 현지 교민들은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민폐 끼칠까봐 비자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도 돌아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우한 교민들이 한국에 돌아간 것을 전하는 뉴스에서 '조국을 버리고 떠났는데 왜 돌아오냐, 다시 오지 말라'는 식의 댓글이 있더라. 솔직히 속상하다."
  
- 앞으로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중국인들은 애국심이 굉장히 강하다. 통제 당하는 상황에도 다들 잘 따르고 있다. 특히 오는 8일과 9일이 (우한을) 봉쇄하고 방역을 강조한 지 2주가 되는 시점이다. 그때 춘절 연휴도 종료된다. 확진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면 상황은 분명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한에서 의심자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이외 지역에서는 확진자를 확실히 구분했다. 지켜보자.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중국 거리에서 검문 및 방역하는 모습
중국 거리에서 검문 및 방역하는 모습제보자 제공
 
#중국 #우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교민 #코로나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러다 12월에 김장하겠네... 저희 집만 그런가요? 이러다 12월에 김장하겠네... 저희 집만 그런가요?
  2. 2 "무인도 잡아라", 야밤에 가건물 세운 외지인 수백명  "무인도 잡아라", 야밤에 가건물 세운 외지인 수백명
  3. 3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4. 4 "윤 대통령, 매정함 넘어 잔인" 대자보 나붙기 시작한 부산 대학가 "윤 대통령, 매정함 넘어 잔인" 대자보 나붙기 시작한 부산 대학가
  5. 5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