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화 급물살, 울산 분위기 반전

야권·시민사회 기대감 "야권 의석 절반도 가능"

등록 2016.03.20 15:40수정 2016.03.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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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시민사회대표와 원로들이 15일 오후 2시 2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과 야권·후보들에게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후 3일만에 더불어민주당이 여권단일후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 박석철


"울산에서 치른 선거 중 이번 선거만큼 긴장되고 기대되는 선거는 처음이다."

진보성향의 울산인권운동연대 최민식 대표는 20일 이같이 말했다. 근래 보기 드물게 깔금하게 성사된 진보후보단일화, 시민사회 호소에 답한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울산시당의 전격적인 야권연대 천명, 여기다 유례없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문에 따른 내부분열 등을 두고 한 말이다.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지난 몇 년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두고 대기업노조, 비정규직 할 것없이 모두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여러가지 상황이 진보진영의 기대처럼 야권의 승리로 귀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 원로와 시민사회 요구에 답한 더민주 "야권단일후보 내자"

지난 15일 오후 2시 20분 시민사회대표와 원로 3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야권·후보들에게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호소했다. 이 자리서 노옥희 전 울산교육위원은 "선거 때만 되면 야권연대를 말한다고 하겠지만 이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 야권단일화가 없으면 안되는 현실에서 큰 틀에서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선거 때만 되면 시민사회 등에서는 야권연대를 호소했다. 하지만 진보진영과 더민주 간의 연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진보진영 내에서도 후보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은 "이제 기계공학적인 야권연대는 안된다"며 야권연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분위기가 다르게 흐르고 있다. 노동자 밀집지역인 북구와 동구에서 순조롭게 진보단일화가 성사됐다. 여기다 더민주는 지난 18일 오후 시당 상무위원회를 연 후 "야권후보단일화에 나서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현재 더민주에서는 동구에 이수영 예비후보가, 북구에 이상헌 예비후보가 나선 상태다. 중구에서는 더민주 이철수 예비후보, 남구을에서는 임동욱 예비후보가 나서 야권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동구 진보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민주와노동) 김종훈 예비후보와 더민주 이수영 후보의 야권연대가 성사되면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와 예측을 불허하는 승부가 예상된다. 북구에서도 진보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민주와노동) 윤종오 예비후보와 더민주 이상헌 예비후보의 연대가 확실시되면서 새누리당 윤두환 후보와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북구의 경우 새누리당 공천 휴유증으로 현역 박대동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고려중이라 선거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지역인재영입 1호로 울주군에 나선 정찬모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으로 야권후보단일화가 자연스럽게 성사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동안 울주군 선거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보여온 정의당 울산시당 이선호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18일 "정찬모 후보의 출마 등을 고려해 고심 끝에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

여기다 울주군은 새누리당 김두겸 예비후보가 공천됐지만 현역 강길부 의원이 "계파사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도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김두겸 후보와 경선을 치른 강정호 변호사도 연일 "김두겸 후보가 고향을 속였다" "경선 여론조사가 이상하게 진행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따라서 야권에서는 동구와 북구, 울주군이 이번 총선의 격변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더민주 중구에 나선 이철수 예비후보와 울산 유일의 여성후보인 노동당 이향희 예비후보 간 야권단일후보가 성사되면 지난 19일 공천이 확정된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과의 격돌이 전망된다.

특히 울산 남구을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야2 대 여1 구도인 남구을에서 더민주 임동욱 예비후보와 무소속 송철호 예비후보 간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빅매치가 예상되기 때문.

새누리 박맹우 예비후보와 무소속 송철호 예비후보는 지난 2002년 울산시장 선거와, 지난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맞선 바 있다. 송철호 예비후보는 지난 1992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국회의원과 울산시장 선거에 나서 7번의 고배를 마신 후 이번에 7전 8기 도전에 나선 상태라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

야권에서 4·13 총선 승리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는

이처럼 울산지역 야권에서 이번 총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는 2014년 지방선거 결과도 한몫한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울산 동구에서는 새누리당 권명호 후보가 44.94% 득표율로 당선됐다.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 유성용 후보는 9.13%, 통합진보당(현재 민주와노동) 김종훈 후보는 40.44%를 얻었다. 당시 시민사회 등에서 야권연대 요구가 강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한 결과였다.

북구에서는 새누리당 박천동 후보가 44.94%를 얻어 당선됐다. 하지만 야권연대를 이루지 못한 윤종오 후보(43.06%)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재근 후보(11.99%)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아쉬움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판이하다. 윤종오·김종훈 예비후보가 정의당과 노동당 예비후보와의 경선으로 진보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후 더민주까지 야권단일후보를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진보진영 등 야권에서 "4·13 총선에서 야권의 절반의석 승리도 가능하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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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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