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시민 행렬 '얘들아 힘내!'세월호침몰사고 생존 단원고 학생들이 15일 경기도 안산에서 국회를 향한 도보 행진에 시민들의 참여로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이희훈
10여 명으로 시작한 시민 행렬이 15일 자정이 지나면서 80여 명으로 늘어났다. 세월호 학생들이 행진이 안산, 안양을 거쳐 광명 인근 아파트 단지들을 지나면서 그들의 뒤를 따르는 시민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16일 오전부터 이어질 서울 도심 행진에서도 시민 참여가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시민들은 생존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고, 학생들 뒤를 따라 묵묵히 걸었다. 촛불을 들고 나선 시민도, 태블릿 PC에 '잊지 않을게, 힘내'를 띄운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자정 넘었는데도 늘어나는 시민들 행진에 참가한 광명에 사는 중학교 교사 임아무개(33)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이 광명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냥 자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함께 걷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기성세대로서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부끄러워 할 줄 시민이라면 내일 생존학생들과 거리로 나와 함께 걸어야 한다"며 "무리가 많아져야 정치권과 국회가 겁을 먹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명에 사는 김동원(38)씨도 "자려고 했는데 근처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나섰다"며 "그냥 학생들 뒤를 함께 걸어주고 싶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도 행진에 함께 했다. 장동원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에게 금일봉을 전하기도 한 그는 "정치권이 힘이 되지 못해 답답하다"며 "(아이들을 보니까) 괴롭고 미안하다, 어른들이 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응원을 나오기도 했다. 광명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아들 영록(16)·영수(14)군과 아내의 손을 잡고 한 시간 동안 학생들과 함께 걸었다. 김씨는 "학부모는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학생들이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저 선량한 학생들이 죄인마냥 왜 걸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행진에 대해 아이들에게 얘기하니 아이들이 먼저 함께 걷자고 하더라"며 "잊지 말자는 의미로 같이 걷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재은(42)씨도 아내 고미자(37)씨의 손을 잡고 학생들 뒤를 따랐다. 강씨는 "아이들과 그저 같이 걷는 것 외에는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유족들은 단식을 하고, 아이들은 1박 2일을 걸어야 하는 이 상황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들이 만든 잘못된 세계에서 학생들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며 "계속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니 결국 이런 식으로 의견을 피력하게 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주민 30여명, 학생들 숙소에서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