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박근혜는 허약한 대통령"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 참석... "민주당은 프랜차이즈 정당" 힐난

등록 2013.07.31 15:02수정 2013.07.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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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최장집 이사장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최장집 이사장 ⓒ 남소연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NLL 포기 논란 정국 등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정치 행보를 두고 "퇴행적 정치"라 규정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 "허약한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하는 국정과제를 포착하기 어렵다"고도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정원 국정조사, NLL 논란 국면에서 무소속 의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안 의원 측이 민주당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을 동시에 비판함에 따라 제3 세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 독일 모델을 연구하는 의원들 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 참석한 최 이사장은 "민주당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정당정치의 부재가 나타났다"며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최 이사장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NLL 문제가 겹치면서 본말이 전도됐다"며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슈를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는데 이에 민주당이 말려들었다"고 혹평했다. 민주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에 대해 특검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도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법적 해결로 넘기고 있다, 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에 리더십이 사라진 것을 근본 문제로 지적했다. "민주당은 구심점이 없고 의원들이 제각각 1인 정당 역할을 하는 '프랜차이즈 정당'"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를 두고도 "당력을 집결해서 총력으로 하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는 구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개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투쟁의 효과가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최 이사장은 "민주당이 경제민주화와 민주주의 안정이라는 2가지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민주주의 안정이라는 한 이슈에만 투쟁력을 집중하는 것은 경제민주화 이슈에 집중하지 않게 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2007년 대선 패배, 2012년 총대선에 패배하면서 힘의 균형이 보수적인 정당으로 기울었다"며 "정부가 된 여당이 책임정부, 책임 정당이 되도록 압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당 정치 부재가 한국 정치의 현주소라고 진단한 최 이사장은 "여야가 과거사와 과거인물에 대한 파당적 인식과 평가에 기초에 반사이익을 거두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허약한 대통령... 국정 과제 포착 어려워"


최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강력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허약한 대통령"이라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아젠더가 뭐냐는 문제에 대해서 발견하기 쉽지 않고, 박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국정과제를 포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이사장은 "선거 때 공약들이 후퇴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발견되고 대선 때 핵심적 이슈였던 경제민주화는 대체로 후퇴하거나 폐기되고 있다"며 "장관의 역할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고 대통령 명령이 그대로 정책으로 집행되고 정부가 운영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책임정부의 원리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이 민주주의 기초"라며 "권력 행사나 정책 집행 과정이 국민에게 소상하게 전달되고 이해될 수 있어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것이 굉장히 폐쇄회로식"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이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반대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정당공천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본다"며 "시간을 두고 (정당 공천을 폐지) 해보고 제도는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정당공천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한 안 의원과 정반대의 뜻을 밝힌 것. 대선 당시 안 의원의 공약이 발단이 돼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물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도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최 이사장은 "정당 공천이 없어지면, 정당이 (인물에 대해) 책임을 지면서 그 다음 선거에서 평가를 받는 책임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정당 공천이 폐지되면) 개인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최 이사장에게 직격탄을 맞은 민주당 의원들은 안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응수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안 의원의 정치는 초엘리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해법이나 어젠다 제시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고, 정치인과 세력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맞불을 놨다.

최 의원은 'NLL 대응'과 관련해서는 "단편적 지적은 수긍하지만, 제도권 정치라면 해결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성주 의원도 "구경꾼으로 지켜보다가 '너희끼리 싸워서 나라가 엉망'이라며 반사이익을 얻는 정치가 과연 옳은 것인가 의문"이라고 거들었다.

유승희 의원은 "새 정치의 프레임이 정당정치를 혐오하고 악화시키고 있다"며 "안 의원의 영향을 받아 민주당이 폐지를 결정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의 경우 정당이 제살 깎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장집 #안철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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