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입구. 보통 남탕, 여탕, 가족탕 등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문종성
한국의 여탕과도 비슷한 일본의 탕 문화다. 목욕용품과 수건을 손수 준비해야 했다. 수건 한 장으로는 돌아다닐 때 중요한 부위를 가려야 한다. 무의식 중에 서로의 알몸을 보게 되는 남자끼리도 남세스러울 수 있지만 그보다는 깨벗고 있는 남자들 틈을 무심하게 들락날락하며 청소하는 아주머니에 관한 에피소드를 익히 들었던 터다.
샤워를 하고, 우선 실내 탕들 중에 이리저리 손을 집어넣어 간을 보다가 가운데로 들어갔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온도다. 마치 알몸으로 새 홑이불을 덮는 것 같은 보드랍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열탕도 냉탕도 거부한 채 오롯이 중탕에만 있다고 해서 삶까지 미지근한 건 아니다. 뜨거운 열정을 좇아 이곳까지 달려오지 않았던가.
그러거나 말거나 노인들은 죄다 열탕에서 말없이 좌선 수행하고 있다. 치기가 동해도 감히 넘보지 못할 고수들의 안식처다. 괜한 호기심에 무턱대고 발을 넣었다가 고함을 힘겹게 속으로 삭이고 머리카락만 쭈뼛 서며 혼쭐만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