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절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

등록 2016.03.01 22:48수정 2016.03.0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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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외침 3월 1일 낮 12시, 전주 기억의광장(풍남문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피켓과 메가폰을 든 채 31분 동안의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 김성희


3.1 만세운동 97주년 정오, 전주 한옥마을 인근 기억의 광장에 침묵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일흔이 넘는 할아버지부터 여섯 살 아이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80여 명이 평화의소녀상 주변에 모여들었다.

서른 세 명은 의자에 앉았고 나머지는 그들을 둘러싸고 섰다. 하얀색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여고생들과 엄마의 무릎에 앉은 아이들이 보였다. 모인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노란색 메가폰을 꺼내 들었다. 소녀상 뒤편으로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외치지 않았다. 메가폰을 입에 댄 채 아무 말이 없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조용히 바라보더니 이윽고 옆에 있는 상자에서 메가폰을 꺼내 그들 옆에 서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들이 몰려와서 촬영을 했다. 참다못한 아이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녔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그래도 정적은 이어졌다. 그렇게 31분이 지난 후에야 그들은 침묵을 깨고 함성을 질렀다. "아베는 할머니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목청껏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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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소녀 여고생이 평화의소녀상 옆에 조용히 앉아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 김성희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침묵의 소리'는 전북겨레하나가 제안했다. 지난해 8월 13일 제막한 평화의소녀상 건립에 함께했던 시민들과 SNS에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동의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다.

전북겨레하나 방용승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있었던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거부한다. 그 사실을 크게 외치고 싶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저 바다 건너 책임자들에게 들릴 수 있도록. 그러나, 오늘만큼은 마음의 소리를 내고 싶었다. 침묵의 시간 동안 끌려간 소녀들의 아픔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보았으면 했다. 그들의 역사를 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음을 새겨보는 시간이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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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 방용승 침묵의 외침을 제안한 전북겨레하나 방용승 공동대표 ⓒ 김성희


#전주평화의소녀상 #전북겨레하나 #방용승 #3.1절 #위안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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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없는 남북교류를 통해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전북겨레하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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