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SPC 본사 앞에서 "민주노조 원상 회복"

임종린 지회장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혐오 없는 진짜 '클린 사업장' 만들겠다"

등록 2024.05.17 17:55수정 2024.05.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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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6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 ▲민주노조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노조탄압 사과 등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이 ‘노조탄압하면 감‘빵’이다!!’ ‘SPC 어용노조 해체하라’라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6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 ▲민주노조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노조탄압 사과 등을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노조탄압하면 감'빵'이다!!' 'SPC 어용노조 해체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노조파괴의) 실제 주범이 회사고, 회장이고, 대표이사라는 것이 완벽하게 증명되는 데 7년이 걸렸다"며 "더 가열찬 투쟁을 통해서 제대로 된 노동조합이 SPC에 서고, 정말 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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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우리가 받은 피해는 단순히 조합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며 "사회적 합의 불이행으로 불법파견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제빵카페 기사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있고, 회사 노무 부서(나 마찬가지)인 어용노조로 인해 2022년의 노사협약이 중지돼 노동자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아파도 일 해야 하고 무급 노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무엇보다 이 긴 투쟁에 앞장서 싸운 간부들이 마음의 병을 얻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임 지회장은 "한 조합원이 (민주노총 없는) '클린 사업장'이라는 표현을 보고 우리가 회사에서 없애야 할 더러운 존재냐며 분노와 슬픔을 담아 이야기했다"며 "지난 시간처럼 앞으로도 질기게 투쟁해 우리 사업장에 부당 노동행위와 노조 혐오가 없는 진짜 '클린 사업장'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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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임고은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은 "6년이 넘는 근속기간 동안 수차례 노조 탈퇴 강요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 조합원은 "회사생활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노조를 옮길까 생각도 해봤다"면서도 "실제로 진급 차별을 당하고 주변 어용노조 기사님들이 매장과의 마찰이 있을 때 어용노조에서 해결하는 게 없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허영인 회장을 향해 "우리는 인격이 없는 소모품이냐"며 "사람 대우 받으면서 일하고 싶다! 각성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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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은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이 발언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비록 돈에 혈안이 되어 있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범죄 사실이 세상에 밝혀졌을 때 바로 사과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며 사람의 도리"라며 "SPC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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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주변에 아직도 SPC 제품을 사먹지 않는 시민들이 많다"며 "다시 시민들에게 가까운 기업이 되려면 SPC는 노조파괴 공작에 대해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노조파괴 공작 담당자를 징계하고, 노조파괴로 인한 피해를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자본과 정부로부터 '건폭'이라 불린 건설노동자가 폭력배가 아니라) 전 그룹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하는 허영인 회장이 폭력배"이고 "공범노조 만들어서 파리바게뜨지회를 탄압한 공범노조의 관리자들은 폭력배 밑에서 일하는 양아치"라며 "이 폭력배와 양아치를 단죄하고, 노동자들이 맛있게 만든 빵을 고맙게 생각하며 자유롭고 먹을 수 있는 날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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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왼쪽)과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오른쪽) ⓒ 화섬식품노조


안태익 화물연대 SPC지부장은 "SPC의 노조파괴 행위는 화물연대에도 전염되고 있다"며 "2019년 9월에 우리가 화물연대에 가입했는데, 그 이듬해 바로 한국노총이 생겼다"고 전했다. 안 지부장은 "운수사를 통해 많은 핍박과 억압을 받고 있다"며 "SPC는 복수노조를 핑계로 한 노조 와해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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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익 화물연대 SPC지부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황재복 SPC 대표이사에 대한 공소장을 성인지 관점에서 바라보면, 회사는 다수인 여성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현장의 남성관리자를 어용노조 위원장으로 세워 남성카르텔을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를 통해서만 이 거대하고 기형적인 구조에 싸울 수 있다"며 "여성노동자가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 착취당하지 않는 일터,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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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화섬식품노조

 
이날 결의대회는 결의문 낭독과 함께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하라!' '민주노조 원상회복하라!'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노조탄압 사과하라!' 등 주요 요구사항이 쓰인 현수막을 하강시키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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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6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 ▲민주노조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노조탄압 사과 등을 요구했다. 결의문 낭독과 상징의식이 진행됐다. ⓒ 화섬식품노조

   
2017년 불거진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는 2018년 노사와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참여해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고용을 하는 대신 3년 내 본사와 임금수준을 동일하게 맞추기로 사회적 합의를 하며 일단락됐다. 회사는 이로써 불법파견으로 인해 발생한 상당한 금액의 과태료를 면제받았지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3년 뒤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 확인을 요구하자 '민주노총 없는 클린 사업장' '민주노총 0%'를 목표로 한국노총 산하 피비파트너즈노조를 활용한 온갖 노조파괴 공작을 자행했다. 피비파트너즈노조의 설립부터 회사가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섬식품노조는 최근 피비파트너즈노조에 대한 노조설립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지난 3월에는 황재복 SPC 대표가, 4월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노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4일 허 회장과 황 대표를 비롯한 피고인 19인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으나 일부 피고인에게 송달 미완 등의 사유로 15분 만에 종료됐다. 오는 30일 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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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6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 ▲민주노조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노조탄압 사과 등을 요구했다. ⓒ 화섬식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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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16일 오전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 해산 ▲민주노조 원상회복 ▲사회적 합의 이행 ▲노조탄압 사과 등을 요구했다. ⓒ 화섬식품노조

 
덧붙이는 글 노동과세계에도 송고했습니다.
#SPC #파리바게뜨 #허영인 #황재복 #화섬식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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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세상을 꿈꿉니다. 화섬식품노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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