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안내소인가 구멍가게인가?

월드컵 홍보관 운영의 한계

검토 완료

이상경(simon4u)등록 2002.01.24 20:39
서울시 지하철 역마다 월드컵 홍보관이 들어서고 있다. 월드컵 홍보관과 관광안내소를 겸한 이 시설의 운영에 몇가지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간판 문구인데, 청색 간판 위로 새겨둔 글자는 단지 'Korea' 또는 'Korea & Japen'이란 글자가 전부이다. 한쪽 귀퉁이에 새겨둔 관광안내 전화번호는 한글로 '관광안내'라고만 써 있을 뿐 영문이나 한문으로는 쓰여지지 않았다. 물론 안내소 내부에 4절 혹은 2절 크기의 우드락이나 하드보드지에 영문, 한문 안내 문구가 있기는 하지만 이 안내판은 지나가는 행인의 눈을 붙들 수 없는 깊은 곳에 걸려 있다. 홍보관과 안내소의 외부 간판에는 외국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문구들을 반드시 게재하도록 해야겠다.

두 번째 홍보소 직원들의 소양 문제인데, 어렵사리 찍어낸 홍보물을 적극적으로 배부하는 일에 게으르다. 홍보 책자를 외부에 전시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홍보관에서는 옷더미 속에 감춰진 책자를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독립된 사업장으로 출발하였기에 이는 사적 상행위의 터전으로 삼아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월드컵의 간판과 명예를 빌려준 것은 관광홍보에 선명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전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관광홍보에 주력하지 못한다면 다른 옷장사들이나 구멍가게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관계자들은 곱씹어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홍보관의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불합리한 행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림역의 경우 2,7호선의 환승 구간에 2개의 홍보관이 마주하는 일이 생겼다. 대림역의 경우 7호선 지하에 1개, 지상에 1개소의 홍보관이 있다. 이러한 업무의 주무관청이 한국관광공사이긴 하지만 2, 7호선이 각기 서로 다른 지하철 상권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지상층에 있는 2개소의 홍보관 간의 거리는 12m 정도에 불과하다. 2호선 쪽의 홍보관은 개관 보류 상태이다. 문제는 나중에 지어진 홍보관의 시설물 책임자가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 눈이 온전하다면 그 짧은 거리에 놓인 홍보관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하철 경영 주체가 다르다는 사실이 국가적 공동 목표를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이는 훗날 큰 후회를 남길 일이다. 전절을 타면 눈이 어지럽게 널리 광고판들... 그 속에서 관광한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홍보물을 보기가 참 어렵다.

월드컵은 올해 치르고 나면 끝이다. 나는 통일시대의 관광한국을 꿈꾼다. 드넓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밀려올 이웃나라사람들을 떠올린다. 일본과의 해저터널을 머릿속에 건설한다. 대통령이 영국에서 배운 것이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를 배워왔노라 했는데, 나는 저 영국의 관광정책에의 모범 사례를 많이 끌어왔으면 한다. 영국에서 오래전 탄광이 닫히고 그 자리에 들어선 관광 산업의 오늘은 비교적 만족스럽다. 오늘 옷장사를 떠올리지 말고 내일의 관광미래를 생각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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