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대한민국 사랑을 받고 싶다

PD수첩 게시판 장애인스포츠협의회 봉 회장 글 실려

검토 완료

김대홍(bugulbugul)등록 2002.09.06 10:37
지난 9월 3일 MBC PD수첩이 '아태장애인경기대회' 실태를 방영한 이후, 관련 기관들의 게시판은 정부정책에 대한 항의로 가득했다. PD수첩 시청자의견란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부산아·태장애인경기대회,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등 관련 사이트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격려가 잇따르면서 지난 5일 새벽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봉덕환 회장이 PD수첩 시청자의견에 글을 게재했다.

봉 회장은 국가대표 스포츠선수인 이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의 관할하에 있어야 한다는 점에 의문을 표시했고, '선수'가 아닌 '환자'로 대우하는 처사에 울분을 드러냈다. 자신들은 스포츠인으로서 한국을 대표해서 경기를 하고 메달을 따지만, 정부는 단지 '재활과정'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당한 스포츠인이길 바란다고 털어놓는다.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www.kdsf.com)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장애인스포츠의 현실적인 대안마련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전, 현직 장애인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다음은 게시판에 실린 봉덕환 회장의 글 전문이다.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회장 봉덕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회장 봉덕환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의 단편적인 문제가 보도된 것을 보고 우리선수들을 격려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이보다 더 못한 환경에서도 생활하면서 오로지 국가대표라는 이름만을 가지고도 자부심을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개선되는 것이 없었고 이런 현실을 개탄하는 선배들로써 우리는 이런 대우를 감수하며 운동했지만 후배들에게는 이런 현실을 넘겨줄 수 없어서 지난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이일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역도 국가대표선수로써 17년의 세월을 보내왔고 이제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어떤 메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장애인스포츠의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라 믿고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똑같은 국민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살든지 우리는 똑같은 국민입니다.
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지 알고싶습니다
장애인이라 하여 모든 것을 보건복지부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진정 장애인스포츠를 단순히 재활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들과 정정당당히 경기를 해서 이겨보십시요
똑같은 조건이라면 우리를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에서도 정상에 서는 당당한 국민의 일원입니다.
우리의 가슴에 달린 태극기가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그것을 달아준 정부는 자랑스럽지가 않습니다.
우리는 조국을 사랑하지만
그 조국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사랑하질 않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런 국가대표라 생각하지만 우리를 관리하는 보복부는 우리를 환자로 밖에 보질 않습니다.
진정으로 많은 시간을 희생하여 자랑스런 태극기가 시상대에 올라갈 때 우리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만.......
우리를 관리하는 보건복지부는 그저 환자들의 재활이라고 말합니다
우린 진정으로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자이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번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서 만큼은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정부관계자(대통령,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반성해야...)들이 반성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복지국가라 외치는 그분들이 얼마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까지도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힘들어서
너무나 벽이 높아서
너무나 무시당해서
그리고 너무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이젠 한번쯤 큰소리로 얘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사랑을 받고싶습니다.
한번 방문해 주십시요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www.kds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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