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의 황당한 경부운하 보도. 이래도 되나

최근 부산항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 크게 둔화되고 있다.

검토 완료

홍헌호(balance12)등록 2007.12.20 18:23
오늘(20일)자 <머니투데이> 인터넷판은 “한반도 대운하, 부동산시장 뇌관”이라는 제목 하에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 보냈다.

“이 당선자가 경부운하를 구상하게 된 출발점은 늘어나는 물동량을 해결해 보자는 것이었다. 해양수산부의 추정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4천700만TEU로 2005년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돼 새로운 운송수단의 확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머니투데이>는 2020년에는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5년의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해양수산부의 추정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옮기면서 이명박 당선자 측의 주장이 마치 옳은 것처럼 기사를 내 보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해양수산부의 추정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해양수산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 항만들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2001년 999만 TEU, ▲2002년 1189만 TEU, ▲2003년 1319만 TEU, ▲2004년 1452만 TEU, ▲2005년 1522만 TEU, ▲2006년 1596만 TEU이다.

전국 항만들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6년간 60% 정도 증가한 셈이다.그러나 최근 들어 수출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6년간 컨테이너 처리 실적 증가율이 60%라는 것은 결코 높은 수치라 볼 수 없다. 또 2004년 이후 수출입 급증 속에서도 컨테이너 처리 실적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2001년과 2004년 사이에는 수출이 1504억불에서 2538억불로 68.7% 증가할 때 컨테이너 처리실적도 999만 TEU에서 1452만 TEU로 45.3% 증가하여 증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으나, 2004년과 2006년 사이에는 수출이 2538억불에서 3255억불로 28.2% 증가할 때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452만 TEU에서 1596만 TEU로 9.9% 증가하는데 그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출액수 증가율이라는 것은 물량규모 이외에도 다른 여러 요인에 의해 크게 달라지므로 수출액수 증가율과 물량규모 증가율을 단순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어쨌든 최근 들어 수출의 급속한 증가 속에서도 컨테이너 증가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어느 정도일까. 부산해운항만청 홈피에 공개된 통계에 의하면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2001년 807만 TEU, ▲2002년 945만 TEU, ▲2003년 1041만 TEU, ▲2004년 1149만 TEU, ▲2005년 1184만 TEU, ▲2006년 1204만 TEU이다.

부산항의 통계에서도 다른 항만들과 마찬가지로 2004년 이후 수출액수의 급증 속에서도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크게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2004년과 2006년 사이 2년간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 증가율은 4.8%로서 전국 평균 증가율 9.9%에도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부운하와 관련이 있다는 부산항 수출입 물동량은 어느 정도 될까. 수출입 물동량은 전체 컨테이너 처리실적에서 환적화물 처리실적을 빼서 계산한다. 왜냐하면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이란 수출입 물량 이외에도 외국 국적의 환적 화물 처리 물량까지 전부 다 포함하기 때문이다.

역시 위의 통계에 의하면 부산항의 수출입 물량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연안해송 물량까지 포함하여  ▲2001년 513만 TEU, ▲2002년 557만 TEU, ▲2003년 616만 TEU, ▲2004년 670만 TEU, ▲2005년 666만 TEU, ▲2006년 683만 TEU이다.

통계에서 보다시피 2004년과 2006년 사이 부산항 수출입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동 기간 우리나라 수출이 28.2% 증가하고 전국 항만 평균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9.9% 증가하며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4.8% 증가할 때, 부산항 수출입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고작 1.9% 증가에 그쳤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2005년과 2020년 사이에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이 1522만 TEU에서 4700만 TEU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황당한 추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저런 추정치는 나올 수가 없다. 지금같은 폭발적인 세계 수입시장 확대기에도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저 정도인데 세계경제가 냉각기로 접어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때가 되면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 증가율은 더욱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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