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감수성 키워줄 만화

십시일반

검토 완료

이인(specialin)등록 2008.04.27 11:27
한국 사회에서 인권이란 말이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퍼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인권은 기본이고 나아가 인권감수성도 갖추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차이를 알면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갖추기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인권을 얘기하거나 배울 기회가 적다. 관습화된 차별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세습되고 전파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차별에 관해 예방 차원의 교육이 절실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권 관련 책들은 드물기만 하다.

그래서 저마다 바쁜 만화가들이 어렵사리 한자리에 모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부탁으로 그들은 책을 함께 만드는데 뜻을 모은다. 그들이 정한 공통된 주제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 우리 사회의 차별을 주제로 만화가들은 공부하고 펜을 든다. 그렇게 십시일反[창작과 비평사. 2003]은 만들어진다.

이 책은 세상 불평등을 풍자하고 날카롭게 꼬집는 만화들은 사회과학 서적처럼 고민하게 할 거리를 던져주고 각 만화가들의 색깔이 드러나는 그림과 표현기법들은 저마다 장점을 지니며 재미를 준다.

그리고 만화라는 장르로 쉽게 인권을 이해시키고 보는 이에게 ‘보는’재미를 준다. 인권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이나 현실에 무심해져가는 자신에 놀라서 자극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을 책이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남자와 여자, 내국인과 이주노동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호남과 비호남…….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나누고 억압하게 되는 잣대들은 우리의 몸에 배어있고 조금 편하고자 마음을 놓는 순간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낸다.

편 가르기와 구분 짓기, 너무 익숙해서 의식도 못할 정도로 세상에 퍼져있다. 그 모든 걸 한꺼번에 허물 수는 없겠지만 내 눈먼 편리함에 누군가의 눈물이 담겨있다는 걸 잊지 말고 찬찬히 생활을 되돌아보며 이것저것을 살펴보자.

밥10술을 모으면 밥 한 그릇이 된다는 것, 자신의 배려는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는 것, 남의 인권을 지켜줘야 자신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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