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의 대부" 신중현과 그'부자'들이 완성되는 순간

신중현과 아들들의 공연을 다녀와서

검토 완료

김솔지(beora)등록 2008.11.17 10:42
 

신중현 눈가에 흐르는 음악의 역사 ⓒ 박희주

 

“한번보고 두 번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그 “ 빗속의 여인을 기억하며” “ 아름다운 이 강산에 너가 있고 내가 있네” 라면서 짧은 머리의 단정한 노신사가 옅은 체리색 빛나는 정장을 입고 여유있는 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시작한다.

“이런날이 있을 줄 알았던것같이 첫째는 베이스를 치고 둘째는 건반을 치고 셋째는 드럼을 치고 있군요.”  이 노신사는 누구일까?

“오랜만에 공연에 서서 잘되지 않는 군요” 라면서 아랑곳없다는 여유있는 입가의 미소를 흘리는 이 신사는 바로 “락의 대부” 신중현.

 

 

 

신중현은 은퇴 했다. 그리고 은퇴후 또 공연무대에 올랐다. 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저녁 6시, 홍대 상상마당에서 400명 남짓한 관객들에게 1부에서는 큰아들인 신대철씨가 시나위의 열정을 선보였고 2부에서는 둘째 셋째아들인 윤철,석철은 서울전자음악단의 몽환적인 전자음악과 함께 신선함을 그리고 3부에서는 아버지 신중현과 그 아들들의 완성된 음악을 그리고 감동을 주었다.

 

신중현과 아들들 첨이자 마지막 '부자'들의 공연 ⓒ 김솔지

 

신중현은 1963년에 신대철(첫째)은 1985년 신윤철(둘째) 1988년 그리고 신석철(셋째) 1996년에 데뷔를 하여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이들 신씨가족은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산 증인이자 큰기둥이다.

 

열광하는 관객들 신중현과 아들들공연 ⓒ 김솔지

 

관객층도 다양했다. 힙합모자를 쓴 청년에서부터 곱슬한 파마머리의 오십대 아줌마 하얀머리의 정장신사부터 그러나 모두가 세시간이 넘는 공연시간 내내 함께 땀을 흘리고 열광했다. 하지만 앉아있던 중년층이 “이제 일어서야지 우리 차례다” 라면서 십대의 열정을 보인것은 공연이 시작되고도 한시간 반이 지나서 신중현이  등장하면서 부터이다. 그들은 시나위의 세련된 공연을 여유있게 즐겼고 서울전자음악단의 귀여운 공연을 격려 했으며 기다렸다는듯이 신중현의 등장에서는 청년이 되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같이 따라 불렀다.

 

공연한 노래들 신중현과 아들들공연 ⓒ 김솔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인다는 '신부자들'의 공연에서 첫째 대철씨는 가끔 아버지가 놓치는 리듬을 부드럽게 이어갔으며 석철씨와 윤철씨는 관객을 압도하는 아버지가 '귀여우면서' 든든하듯 연신 미소를 지었다. 또한 신중현씨는 관객들에게 "아들들의 실력을 자랑좀하겠다"며 곡 중간에 아들들에게 시간을 주었을때 불혹의 나이 언저리에 있는 그들은 칠십이 다되어가는 아버지 앞에서 '겸손하게' 하지만 자랑스럽게 연주실력을 뽐내었다.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못한다 연령층이 다양하다 ⓒ 김솔지

 

역시 "노장은 죽지 않는다“ 라고 했던가? 시나위와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에서 팬들은 열광을 하면서 몸을 흔들었다면 신중현이 마지막 노래임을 고할 때 관객중의 한명은 ”경상도에서 올라왔다니깐요!“ 라면서 큰소리로 항변을 해서 관객을 웃겼으며 젊은이들도 신중현이 ”제가 1980년대 놀고 있을때 김완선이란 친구가 와서 곡을 부탁해서 이곡을 만들어 줬습니다“ 하며 ”리듬속의 그 춤을”을 부를땐 조금은 깜짝 놀라면서도 이내 하나가 되었다.분위기가 최고조일때 “아름다운 강산“을 앵콜곡으로 부르고 ”부자”들이 무대를 떠났을때 관객들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고 서로 정말 “대단했다”라면서 공연을 이야기 했다.

 

 

싸인을 받는 팬 신중현의 공연은 빠짐없이 다봤다는 팬 ⓒ 김솔지

 

 

공연장 밖으로 왔을때 갈색점퍼를 입은 노인을 보았다. 그리고 그를 한 사십대 청년이 꽤나 많은 LP판을 들고 뒤따른다. 여태껏 신중현의 공연은 빠지지 않고 다 보았던 이 중년의 남성 “선생님 싸인해주세요” 상기된 그의 표정을 보고 신중현씨는 펜을 찾는다. 그 오랜세월공연을 다 기다리고 이제서 수줍게 내민 그 LP판들을보며 “어이구 꽤나 많네” 하면서도 모두 싸인을 한다. 그 주위에 몰려든 팬들은 “무대에서는 그렇게 거인같이 보이던데” 라면서 그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 열정과 매력이 발산되었는지 신기한듯 줄지어 쳐다봤다.

 

 

 

수줍게 받은 싸인 신중현 앨범 싸인 ⓒ 김솔지

 

 

 

오늘만큼은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신중현의 아들”들이 공연을 하는것이 아닌 “저희 집 식구들은 모두 음악을 해서요” 라면서 “오늘 이 모두가 무대위에 서서 공연을 하는것이 보람있는”  신중현의 가족들이 하모니를 보여준것은 세대를 초월하는 관객들의 숨겨진 젊음과 열정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

 

 

2008.11.17 10:40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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