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생필품 봉급,부모돈 털어 사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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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태(guelhim)등록 2009.02.21 09:29
병사 생필품 월1380원으로 직접 사서 쓰라는 정부

이명박 정부 국방부는 올 7월부터 병사들에게 개인 소모품으로 지급하던 치약,칫솔,세숫비누,세탁비누,구두약,면도날등 기초 병영 생활 필수품을 직접 사서 쓰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생필품 구입비로 병사 개인당 매달 1380원을 지급하여 부대내 충성마트에서 구매해 사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을 2월16일 밝혔다.

국방부가 이처럼 생필품을 직접 구매 사용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것은 감사원 감사결과 "병사들의 기호가 모두 다른데도 일괄 지급하다보니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낭비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병사들이 쓰지도 않고 버릴 물품을 일괄 지급하는것 보다 현금으로 지급하여 기호와 필요에 맞게 사서 쓰도록 하는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국방부는 병사 개인기준 년간 치약8개,칫솔6개,세숫비누 13개,세탁비누 5개,구두약 12통,면도날 24개씩을 지급해왔다. 이들 생필품 가운데 구두약,면도날 등은 시중에서 파는것과 질이 비슷하지만 세숫비누 같은 경우는 돌덩이처럼 딱딱한데다 거품이 잘 나지 않은 질 낮은 제품이고 칫솔도 조악하여 질 좋은 제품에 익숙한 신세대 장병들의 취향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게 사실이다. 생필품의 질이 이러다 보니 많은 장병들이 충성마트에서 직접 사서 쓰거나 휴가 복귀시 비누는 물론 샴푸,린스,면도기를 사가지고 가는 경우가 흔하였다.

현실태가 이러한 관계로 국방부가 현금을 매달 지급하여 기호에 맞는 생필품을 직접 사서 쓰도록 방침을 바꾸겠다는 발표가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사용하지도 않을 질나쁜 보급품에 낭비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부족액은 봉급에서 아니면 부모주머니 털어야 하나

그런데 문제는 한달 생필품 구입비로 고작 1380원을 지급하겠다는 점이다. 1380원이라면 무조건 물건 1개에 천원에 떨이하는 '천냥 땡처리'가게에서 중간크기 치약한통 값에 불과하다.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1개에 200원하는 일회용 면도기 6개,또는 군에서 지급하는 수준과 같은 제품인 개당 600원짜리 세숫비누와 세탁비누 2개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국방부에서도 밝힌 바와같이 이들 6개 생필품을 부대내 충성마트에서 구입하려면 매달 4010원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도 1380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병사들 봉급이 지난해 6000원 올랐기 때문에 부족액이 어느정도 보상 될 수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야말로 부대주변 개들이 합동으로 코웃음 칠 노릇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물론 상병기준 한달 봉급이 9만원인점을 감안하면 생필품을 사는데 3000원 정도 쓰는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병사들이 국가경제가 어려운 이때 국방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국방부의 충정을 이해하고 치열한 애국심과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기꺼이 생필품 구입 예산을 봉급으로 대신할 것을 즐겁게 감수하고 병사 부모들도 이러한 자식의 애국충정을 적극지지,성원한다면 국방의무에 예산절감 역군까지 겸하게 되니 이보다 더한 기쁨 두배가 어디 있겠는가. 국방부 생각같아서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는지 모르겠다.

이명박정권은 진정한 애국자 장병,부모에게 충성해야

그러나 이문제는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문제다. 비록 몇천원에 불과 하지만 병사와 장병 부모에게 미치는 심리적 상징성은 지대하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 자신은 물론 자식을 군대보내 놓고 하루도 편히 잠못들지 못하는 부모들은  사건,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등 학업이나 취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시기를 목숨을 바쳐가며 헌신 희생하는데 생필품까지 몇푼 안되는 봉급에서 사서 쓰라면 국가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 드는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갖은 이유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그 기간동안 자신의 개인발전을 위해 몰두한 이기주의자들이 대통령,기획재정부장관,국정원장,정치인등  국가 고위직에 오르고 자식에게 국방의 의무를 지우지 않기 위해 나라가 거덜나든 말든 거액의 달러를 해외에 뿌려가며 미국시민권에 천착한 원정출산에 나서는 반국가적 행태를 목도하면서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국군장병들과 부모들에게 개인돈으로 생필품까지 사서 군생활을 하라니 이런 개만도 못한 작태가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느냐며 통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모든 병사들이 그러지는 않겠지만 휴가나온 자식이 생필품을 구입해야 된다는 이유로 돈을 달라고 하면 혹시 복귀하여 무슨일이 있지나 않을까하는 염려때문에 부모들은 주머니를 털 수밖에 없다. 내무반 동료,고참 선물용까지 사야한다고 우길경우 한두푼 가지고 되겠는가. 그것도 휴가 나올때마다 되풀이 된다면 없는집 부모들은 군대가서 사람된게 아니고 돈 뜯어가는 웬수가 되었다며 한탄할 것이다.

생필품 직접 구입이 부모에게 손 벌리는 구실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방부는 국민에게 저주 받는 군대가 아닌 사랑받는 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당장 생필품 직접 구입방침을 철회하는게 옳다. 군의 기본임무인 국가보위의 주축은 장병들이다. 장병의 입고 먹고 자는 의식주 문제를 가지고 쫀쫀하게 굴어서야 어떻게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인정신을 발휘하길 기대할 수있겠는가.

미국이 팔아 먹으려는 중고 아파치 헬기 36대 구입비가 최대 1조 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중에 2대 값만 절약해도 병사들에게 뽀송뽀송한 샴푸를 비롯 질좋은 생필품은 물론 남성용 스킨,로션까지도 지급 가능할 것이다. 제발 이땅의 진정한 애국자인 병사와 부모의 주머니를 터는 시대착오적 강탈정권이 아닌 이들에게 충성을 바치는 정권이 되길 진심으로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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