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중대 A교수 무죄판결! 달라진 것은? NOTHING!

성폭행은 무죄판결이 나도 주홍글씨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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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지(beora)등록 2009.02.25 09:51

중대A교수 해임 릴레이농성 순식간에 나락으로 ⓒ 김솔지


2007년 여름 자신의 모교에서 12년 동안 사회적인 명망과 명예를 지키며 근무해오던 이른바 중앙대 A교수에 대해 여대학원생이(39세)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학교에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그가 제외된 교수회의가 열렸고 온갖 고성이 오가며 제명을 하자는 의견이 높아졌다.

이러한 사실은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일파만파 교내로 퍼져 학부생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은 "성폭력 가해자 A교수를 즉시 파면하라" 는 문구들을 교내 여기저기 대자보 현수막에 쓰면서 릴레이 해임 농성을 하였다. A 교수는 소속 학과 게시판에 "사건의 전말이 상당 부분 왜곡돼 있으며 여러분이 접한 내용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일방적인 내용일 뿐"이라며 "본인은 허구와 음해에 맞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말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기소되었고 학교는 그를 해임했다. 시끌벅적했던 세월은 1년 6개월이 지나서 결국 2009년 2월 5일 그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담당 판사는(서울 중앙지방 법원 형사 8 단독) 1. 피해자가 저항하는 상태에서 단추가 떨어지거나 흰 블라우스가 어느 한곳도 찢어짐 없이 아래에서 위로 한 번에 벗기는 것은 그 발생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 2. 옷을 벗기고 성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한 점 3. 강제로 성폭력을 행사하려는 자가 벗긴 옷을 숨기지도 않고 샤워 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는 점은 극히 이례적인 점 4. 피해자가 정신과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어 집에만 있다 보니 4일후에야 병원진료를 받게 되었다고 했으나 피해자는 4일 동안 주거지가 아닌 일산, 서울 성동구, 대화동, 장항동 등에서 통화한 사실이 인정되고 거동이 가능하였음에도 4일이나 지나서 진료를 신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점 5. 대학의 총장에게 보낸 탄원서의 내용과 경찰,검찰,법정 에서의 진술 내용이 일관 되지 않는 점 등 9가지 진술이 엇갈리거나 극히 이례적인 현상들을 짚어서 무죄로 판결하게 된 것이다.

유사한 사례가 2007년 초반에 서정범 교수에게도 일어난 적이 있었다. 30대 여자 무속인이 서 교수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고소했고 경희대 총여학생회는 교수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갔다. 결국 서 교수는 명예교수직을 직위해제당하여 불명예스럽게 교수실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사건은 결국 증거로 제출된 테이프가 짜깁기 된 것이라는 것이 들통 나게 되었고 무속인이 무고죄로 고소당하게 되었다. 여든이 넘은 노교수를 순식간에 성폭행 범으로 몰아 대중 집단 이지메를 가한 학생회에서는 '사과'를 미루다가 결국 '사과'라는 표현 대신 '진심'이란 단어를 택해 '경희 구성원께 총여학생회가 진심을 담아드립니다'라는 글을 썼다.

이 사건은 같은 해에 중앙대 A 교수에게도 'Deja Vu' (데자뷰)처럼 일어나게 되었고 아직 그에게는 누구로부터의 사과도 없다. 학과 동료교수들로부터는 "앞으로 ' 이 사건' 에 대한 학생들의 논쟁이 있을 경우 지도하겠다." 라는 말을 들었고, 학생들은 여기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갑작스런 해임으로 빚을 내서 소송비와 생활비를 조달한 그에게 학교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 라는 말을 하고 있다.

결국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성폭행범이 되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세상은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끝까지 싸워서 자신이 무고함을 증명하면 사건이 해결되리라 믿었던 그는 오랜 싸움을 선택하여 이제는 진실을 밝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계는 1년 6개월 전 그날로 멈췄다. 오히려 수면제로 보낸 나날들과 고통받으면서 보낸 순간들로 인해 머리는 백발이 되었고 체력은 바닥이 났다. 그리고 이 사건이후 생긴 대인공포증 때문에 사회생활조차 어려워졌다. 그래도 A교수에게 한가지 위안이 있다면 평소에 그를 따르던 대학원생 제자들이 집을 방문하여 시창작지도를 받기도 하고 가끔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생과 교수 사이에 성추문은 진위를 떠나서 회복하기 힘든 '주홍글씨' "라고 지친 그가 말한다. 서 교수와 마찬가지로 평생을 바쳐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쌓은 명예와 덕망을 한순간에 잃은 것도 서럽지만 회복의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하다. 그 이후로는 자신의 일에 관련되어 약력이나 활동을 덧붙일 수가 없게 되었고 온라인상 가족들에 관련된 이야기나 사진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랑하는 딸의 이름을 따서 미리내라고 칭하며 가족들의 단란하고 행복한 사진들로 장식했던  미리내 문학관이라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이제는 서정범 교수의 독사진 몇 장만 볼 수 있듯이 말이다.

데이비드게일 포스터 영화는 역시 현실의 반영? ⓒ 김솔지


알란파커 감독의 데이비드 게일이라는 영화를 보면 지적이고 존경받는 대학교수 게일이(케빈 스페이시 분) 가르치던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그는 가정, 직장 및 자신이 누려오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게 된다. 우여곡절이 있지만 게일은 결국 담담하게 죽음을 택하게 된다. 마지막 즈음 영화는 그를 그렇게 내몰았던 여학생이 엽서에  쓴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를 클로즈업 한다.

십년이 넘게 입고 있다는 헤어진 재킷의 단벌신사. 사건 난 이후로는 정신이 없어서 지하철 표 대신 신용카드를 개표기에 올려놓고 오기도 했다는, 지갑 안에는 천 원짜리 몇 장 들어있는 62세 초로의 한 남자. 한국의 대표시인이자 한때 20수년간 한국 최고 문예지의 편집장과 주간을 역임 하였던 그 A교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미안해야 할 사람들은 또 정말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은 정작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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