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자본주의 생산양식 <작전>

[영화평] 한국영화 '작전' 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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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준(joy1979)등록 2009.08.17 10:25

<작전>의 포스터 영화 <작전>은 카지노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 네이버 영화정보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알고 지내던 누나의 권유로 펀드에 가입했다. 월 10만 원씩 꼬박꼬박 빠져나가더니, 5개월이 지난 후 70만 원이 되어 돌아왔다. 돈이 20만 원을 대신 벌어줬다. 기막히다. 주식이나 펀드를 안 해본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른다. 문제는 이 '맛'에 있다. 이 '맛'에 미쳐있던 한국은 한순간의 세계금융위기로 주식이 반토막나면서 입천장뿐만 아니라 혓바닥까지 다 데었다. 그래서 요즘은 적금이나 원금보장형 펀드가 인기다.

돈이 돈을 버는 그 '맛'에 미쳐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긴장감 넘치는 영화로 탄생했다. 영화 '작전'이다. 주인공(박용하)는 5년 동안 모니터만 보고 살았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정치․경제․사회 뉴스와 증권차트를 분석한다. 곡식을 거두지도 않고, 짐을 나르지도 않는다. 신제품을 개발하지도 않고, 심지어 설거지나 빨래도 그대로다. 그래도 신기하게 '돈'은 번다. '작전'은 이렇게 주식시장에서 먹고 사는 이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주식투자는 회사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시장의 상황에 따른다. 시장이 받쳐주고, 의미있는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고 성공만 하면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회사가 그 목표다. 효율적인 인사관리와 조직운영은 기본이다. 그러나 초단기 매매를 감행하는 주식투자자들은 오직 단기 수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회사 자체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다만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읽어낸다.

전형적인 '개미'의 삶을 보여주는 주인공(박용하)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정치?경제?사회 뉴스와 증권차트를 분석한다. 곡식을 거두지도 않고, 짐을 나르지도 않는다. 신제품을 개발하지도 않고, 심지어 설거지나 빨래도 그대로다. 그래도 신기하게 ‘돈’은 번다. ⓒ 영화 <작전> 공식 블로그

'지금은 금융상담 중' 영화 작전의 한장면이다. 4년전 펀드에 가입했다. 월 10만원씩 꼬박꼬박 빠져나가더니, 5개월이 지난 후 70만원이 되어 돌아왔다. 돈이 20만원을 대신 벌어줬다. 기막히다. 주식이나 펀드를 안 해본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른다. 문제는 이 ‘맛’에 있다. 이 ‘맛’에 미쳐있던 한국은 한순간의 세계금융위기로 주식이 반토막나면서 입천장뿐만 아니라 혓바닥까지 다 데었다. ⓒ 영화 <작전> 공식 블로그


건강한 회사에 좋은 분위기가 조장된다면 투자가 많이 되어 좋겠지만, 영화에서는(현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렇지 않다. 겉포장을 통해 개미들의 욕망을 추동하고, 한껏 높아진 주식을 순식간에 팔아치워 막대한 이익을 남김과 동시에 개미들에게는 휴지조각을 안겨준다.

큰손들은 이 분위기를 어떻게 조장할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작전'을 짠다. 소액의 개미들은 작전을 짤 수 없다. 그러나 그 작전을 읽어 낼 수 있다. 영화는 주인공(개미)가 작전을 읽고 큰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시작된다. 작전을 짜는 큰손들과, 작전에 말리는 개미들, 뒤통수치는 배신자들과 작전에 작전을 거는 고수들이 펼치는 정글스토리가 영화 '작전'이다.

'작전'은 자본주의 사회의 생존방식을 주식시장을 빌어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는 영화다. 게임의 법칙을 알고 있는 역겨운 기득권들의 횡포와 그에 굴종하는 서민들의 가슴쓰린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주식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어도 영화를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 거대한 돈과 사람의 목숨이 오고가기 때문에 긴장감도 상당하다. 더불어 욕망에 근거한 자본주의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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