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우리 모두에게 축복을 기원합니다’

단오잔치와 함께 하는 어린이농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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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숙(maldduk2)등록 2011.06.20 09:07
올해로 일곱 번째 맞은 '한살림 여주 단오잔치 한마당'은 6월 11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여주이천광주한살림 조합원들과 농사학교 어린이들, 실무자들, 지역주민과 내빈, 공연단 등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길놀이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단오제를 겸한 어린이농사학교는 볼거리, 놀거리, 일거리가 왕창 몰렸다.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양력 6월 6일)로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하여 큰 명절로 여겼다. 맑고 쨍쨍한 햇빛이 따갑게 내리는 여주군 가남면 금당 2리 마을운동장은 온통 잔치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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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풍물매를 선두로 만장이 따르고 개회식과 고사가 이어지면서 고천문은 금당리공동체 대표인 송두영씨가 낭독했다. '10년째 유기농사와 가공시설을 갖추고 생산자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일하고 있는 것이 여러 회원님들께 힘입은 것'이라며 '소비자회원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영복(여주이천광주 이사장)씨도 소비자를 대표해서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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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놀이를 즐겨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명나는 풍물매를 선두로 만장이 따르고 개회식과 고사가 이어지면서 고천문은 금당리공동체 대표인 송두영씨가 낭독했다. '10년째 유기농사와 가공시설을 갖추고 생산자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일하고 있는 것이 여러 회원님들께 힘입은 것'이라며 '소비자회원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영복(여주이천광주 이사장)씨도 소비자를 대표해서 인사를 했다.

"오늘 하루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놀이를 즐겨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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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머리, 팥시루떡, 막걸리 등이 오른 고사상 앞에서 회원들은 하늘과 땅,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절을 했다. 절이 끝나면서 돼지 입 속엔 만원권 지폐가 꽂히기 시작했다. 농사학교 어린이들도 어른들을 따라 함께 절을 하고 꼬깃한 천원을 돼지 입에 꽂았다. 돼지는 돈을 물고 '올해 농사는 풍년'이라고 웃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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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어른들이 제기차기, 굴렁쇠릴레이를 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트럭을 타고 미꾸라지를 잡으러 논으로 이동했다. 단오잔치에서 빠질 수 없는 씨름은 어른과 어른팀이 나누어 하고, 이긴팀의 환호와 진팀에게 격려를 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양쪽으로 갈라 다같이 힘을 모으는 줄다리기와 강강수월래 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하나가 되는 장이었다. 잔치가 끝나고 돌아가는 시간, 운동장 입구에 마련된 막걸리와 수박은 이별주가 되어 내년 단오를 기다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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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가 끝나고 농사학교로 돌아가는 트럭에서 아이들은 차가 방지 턱에 닿을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한 달 전에 심은 고구마와 방울토마토, 오이는 얼마나 자랐을까?' 밭으로 가서 보니 기대했던 만큼 잘 자라주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아이들은 자기가 속한 모둠밭에서 풀을 맸다.

볼거리, 놀거리로 하루종일 몸을 움직인 아이들은 저녁메뉴인 삼겹살을 기대하며 밭에서 배추와 상추를 뜯었다. 수돗가에서 씻은 채소를 운동장 모둠탁자로 옮기던 '귀농이네'모둠이 얼마나 정성들여 씻었는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일하지 않은 사람은 먹지도 말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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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숯에 불을 붙이고 널직한 불판을 올린다음 고기를 올렸다. 기름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가 운동장에 퍼졌다. 식판을 들고 기다리는 아이들 코가 벌름거리고 어스름 저녁기운에 삼겹살을 먹으려는 의지의 눈빛이 빛났다.

다음날, 이른 아침. 트럭을 타고 우리는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 산에서 낙엽속의 고실고실한 흙을 자루에 담았다. 거름이 부족한 밭에 골고루 뿌려질 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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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수박, 방울토마토 등이 자라는 메마르고 허연 땅에 진고동빛 낙엽흙을 깔아주니 밭이 한결 촉촉하고 풍성하다. 그 위에 영양제를 뿌리자 기운없이 주저앉던 식물들이 생기발랄해지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하나 둘 밭에서 나와 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운동장 돗자리에도 책 읽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너도 나도 책에 코를 박고 독서삼매에 진풍경이 되었다. 일하고 놀고 책보고... 자연스러운 농사학교의 동심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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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뭐가 재밌었니?"
"미꾸라지 잡는거요!"
"그거 다음에는 안하기로 했다. 동물학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느티나무 그늘에 모였다. 다음부터 미꾸라지 잡는 걸 하지 않는다는 말에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지난번 농사학교에 댓글 단 친구는 선물을 준다."

선물은 농사학교에 있는 닭이 낳은 달걀. 성윤이가 계란 두 개와 과자를 받았다. 또 다른 이름이 불러지고 아이들 눈이 선물에 쏠린다.

"너희들 가자마자 댓글을 달아라~ 기억이 생생할 때 올리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엔 토마토를 따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자, 우리 박수와 함성으로 6월 농사를 마무리 하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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