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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KIA), 마무리 보강이 시급하다

2011년 기아에게 바란다

11.06.24 17:20최종업데이트11.06.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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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8연승했던 기아(KIA) 타이거즈의 최근 모습을 보면 허탈하기 짝이 없다. 전체적인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거의 다 이긴 게임을 막판에 점수를 내주어 패배했기 때문이다. 기아는 전형적인 선발야구다. 그나마 올해는 타선이 기아 역사상 최강이라 할 수 있지만 타선이 대거 폭발하지 않으면 끝까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최근 삼성과의 세 경기에서 보면 승리한 두 경기는 타선의 응집력으로 초반에 대거 득점함으로써 삼성 선발진을 무력화시키고 결국 끝까지 승리를 이루어냈다. 물론 기아의 선발 트레비스와 윤석민이 잘 막아주었다.

 

하지만 눈여겨 볼 것은 마지막 게임과 윤석민이 선발로 나선 두 번째 게임 후반전의 모습이다. 기아 에이스 윤석민이 6회까지 잘 던졌으나 7회에 들어 3점 홈런을 맞으며 4실점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만약 초반에 기아가 대량득점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끝까지 승부를 장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윤석민이 내려온 후 불펜진들이 대거 올라와 끝까지 잘 막아주기는 했지만 마무리 운영상 여러 투수들이 번갈아 올라오고 자주 위기상황을 맞는 것은 기아가 가진 최대 단점 중 하나다. 그리고 결국 삼성전 마지막전에서 이러한 불안이 현실이 되었다.

 

선발 서재응이 6회까지 잘 막고도 이후 마무리들의 난조로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결국 기아는 선발진이 최대강점 자원이지만 선발=게임승리 공식이 항상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선발진이 위태할 때를 위해 든든한 마무리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기아는 이런 점이 절대부족하다.

 

현재 마무리로 곽정철, 유동훈, 손영민, 심동섭 등이 번갈아 등장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믿을 만한 마무리로 신뢰를 주고 있지 못하다. 2009년 기아가 우승할 때는 유동훈이 6승 2패 22세이브 67.1이닝 동안 38K 방어율 0.53이라는 기대치못한 호성적을 거두어 마무리로서 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건만 작년부터 유동훈은 그때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기아 벤치나 팬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선발진은 여전히 좋고 타격까지 막강으로 보강되었는데도 승리를 챙기지 못할 때가 많으니 결국 마무리 보강이 해결책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래야 선발 윤석민이나 로페즈가 깜짝 마무리로 나오는 진풍경도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현재 자원에서도 어느 정도 묘안을 찾을 수는 있다. 한기주가 부상에서 거의 재활단계에 있다고 하고 풍운아 김진우도 새롭게 기아 투수진에 포진됨으로써 이들을 마무리로 적극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김진우 같은 경우에는 선발투수이지만 선발투수로서 고질적인 마운드 운영 미숙을 종종 보여 주었다. 그러기에 더욱더 짧은 이닝을 던져 점점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을 체득해 나갈 수 있도록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다. 그러기 위해선 물론 김진우 투수 자신부터 절치부심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단 중간계투나 마무리에서부터 입지를 다지고나서 선발진에 합류하는 형태로 말이다.

 

만약 이도 미덥지 못하거나 어렵다면 결국 기아는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영입하는 수밖에 없다. 기아는 용병영입이나 트레이드에서 많은 이득을 보는 팀이다. 특별히 선발투수진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는 것은 용병들을 그만큼 잘 영입해 왔다는 뜻도 된다. 과거 리오스, 구톰슨, 현재의 로페즈, 트레비스 다들 선발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만일 이들이 없었다면 참으로 기아로선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투수에선 서재응, 타자에선 최희섭이라는 두 명의 메이저리거 출신들이 있는 팀이 바로 기아 타이거즈다. 종종 김병헌 영입설이 돌기도 하는 기아는 참으로 선수영입과 트레이드에 심혈을 기울이는 팀이다.

 

타자로선 LG에서 트레이드돼 2009년 우승주역이 된 김상현, 그리로 올해는 한화 출신의 이범호가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백퍼센트 해내고 있어 기아로선 참으로 복이 터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매년 새로운 타자들이 제 역할을 잘해 주어 팀이 호성적을 내고 우승까지 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레이드나 선수영입이 잘 됐기 망정이지 만일 그 선수가 제 역할을 못해낸다면 참으로 암흑과도 같을 것이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은 기아는 과거의 해태 타이거즈와는 전혀 다른 팀이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는 헝그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 끈끈한 응집력과 끈질긴 집중력을 발휘해 아홉 번이나 승리를 일궈낸 명실공히 명문팀이지만 지금의 기아는 솔직히 말하자면 선수영입을 잘해 만들어진 팀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현재 기아에는 이종범을 제외하고는 프렌차이즈 선수도 없고 거의가 다른 팀에서 뛰다가 트레이드돼 구성된 팀이다. 물론 2000년대에 들어와 야구판이 돈판(?)으로 바뀐 현실문제를 먼저 짚어내야겠지만 그만큼 과거의 팀 연고지를 중심으로 한 끈끈한 팀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연고지 팬들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개인 타이틀과 몸값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오늘날 프로야구의 세계다. 그러기에 한편으로 이종범의 가치가 그만큼 더 크다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야구계의 신적 존재인 이종범에 대해 기아 구단은 참으로 귀한(?) 대접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선수생활이 끝난 후 지도자 연수와 팀내 주요 보직에 대한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본다.

 

잠시 다른 이야기로 빠졌는데 다시 기아 마무리 투수진 이야기로 돌아와서 기아는 다시 강조하지만 마무리 투수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어제 경기에서 돌아온 해결사 김상현의 3점 홈런쇼를 너무나도 기쁘게 봤지만 상황을 며칠 전으로 되돌려 보면 다시금 아타까운 마음이 나온다. 이닝 이터(eater)로 불리는 선발 로페즈가 오랜 이닝을 던져주었지만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그 뒤 불펜진들은 거의 SK 타자들에게 초토화됐다. 선발이 무너지자 불펜진은 이를 잘 막아주는 것이 아니라 덩달아내지는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만 것이다. 

 

결국 기아는 지금의 마무리 투수진을 계속 운영하려면 이강철 투수코치의 마무리 투수진들에 대한 집중훈련을 단행하든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얼른 마무리 영입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 기아에 남아도는 투수가 많은 만큼 적절한 트레이드도 가능할 것이다. 삼성의 오승환 정도는 못 되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투수로 말이다.

 

정말 2009년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특단의 결정이 현재 기아에게는 필요하다. 조범현 감독이여, 얼른 조갈량의 현명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기를 바란다.

2011.06.24 17:20 ⓒ 2011 OhmyNews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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