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희망퇴직자 자살...17번째 죽음

'옥쇄파업' 이후 취업 못하고 생활고 겪어...12일 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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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진(hong698)등록 2011.10.11 11:40
또 한 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사태가 발생한 이후 자살하거나 돌연사 한 쌍용차 노동자·가족은 모두 17명으로 늘어났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께 평택시 비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쌍용차 희망퇴직자 김아무개(35)씨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불효하고 먼저 갑니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2009년 '옥쇄파업'에 참여했던 김씨는 경찰진압 직전에 공장을 나갔다. 김득중 쌍용차 노조 부지부장은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옥쇄파업 당시 사측이 계속해서 민·형사상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희망퇴직서를 쓰라고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회사를 나간 후, 김씨는 그간 친분이 있었던 동료들과는 1년 정도 비교적 밝게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쌍용차 희망퇴직자들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씨는 800여만 원의 카드빚이 쌓이는 등 생활고를 겪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해 10월에도 유서를 쓰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것을 가까스로 말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지부장은 "빈소에 온 동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김씨가 올해 들어서 거의 1년 가까이는 동료들과도 연락을 끊고 집안에서 혼자 생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의 빈소는 평택역 인근 평택 장례문화원에 차려져있다. 김 부지부장은 "김씨가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기 때문에 상주가 없어서 김정우 쌍용차 노조 지부장이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 노조와 유족들은 오는 12일 오전 쌍용차 평택 공장 앞에서 노제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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