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조상님 제사도 안 모시냐?"

[인터뷰] 박원순 캠프 상임고문 맡은 서재경 전 대우그룹 부사장

등록 2011.10.15 11:06수정 2011.10.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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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캠프 상임고문 맡은 서재경 전 대우그룹 부사장 ⓒ 남소연


"할아버지가 징용 가서 소식이 끊기고 대가 끊겼다고 판단하면, 시골에서는 당연히 죽은 원혼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서 양자로 보내면 아버지와 항렬이 같아져 집안의 위계가 깨지니 양손으로 보낸 건대, 이걸 물고 늘어지다니. 한나라당은 조상님 제사도 안 지내나? 불쌍한 영혼 제사 지내주는 문제를 이렇게...상식이 아니다."

서재경(64) 전 대우그룹 부사장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캠프에서 상임고문을 맡았다. 이념적으로는 중도, 전형적인 중산층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그는 보수언론의 박원순 흠집 내기가 이미 예견됐던 바이긴 하나 수준이 너무 저열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증을 하려면 정책을 갖고 제대로 붙어야지 들고 나오는 게 맨 상식에 위반한 학력위조니 병역특례니 그야말로 수준 이하"라며 "흠집 내기 수준이 너무 치졸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우리 같은 중도적 성향의 사람들이 보기에도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많이 하는데 그걸 우리 국민들이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일까"라며 "조중동이 설파하는 내용을 매일 읽지만 그 논리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중동은 왜 보느냐는 질문에는 "공짜니까"하고 웃었다. 조중동을 보면 현금과 현물 등 경품이 많아서 사실 공짜로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본다는 게다.

그는 "서울시민이나 국민들이 일제히 보수언론에 노출돼 있어도 그 정도 현명한 판단은 할 것이라고 본다"며 "보수언론이 너무 얼토당토않게 물고 늘어진다면 오히려 보수언론의 자기 기반을 상실하고 지지기반을 깎아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77년부터 1998년까지 22년간 대우그룹에서 중남미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김우중 전 전경련 회장 보좌역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서당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다. 

"박원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무식의 소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박원순 변호사와는 어떤 인연인가.
"현업에서 은퇴한 뒤 시니어들의 재능기부로 젊은 일꾼 양성프로그램인 '아름다운 서당'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청년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자는 취지로 처음에는 혼자 시작했지만 지금은 30여 명의 시니어들이 함께 한다. 지난 10년 젊은이들 속에 묻혀 살다가 박원순씨 때문에 10년 만에 세상 구경하러 다시 나온 셈이다.

희망제작소에서 우리처럼 은퇴 뒤 뭔가 보람 있는 노인들에게 상을 주는 일을 했는데 첫해 제가 상을 받았다. 그게 2008년 늦가을이다. 그렇게 처음 만났고, 아름다운 서당에 감동했다고 했다. 그 뒤로 희망제작소 소장을 맡아달라고 제의했지만 사양했고, 상임고문 타이틀로 낮은 단계의 자문을 하고 있다."

- 박원순 후보에 대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 중 부도덕한 기업에게 후원금을 과도하게 많이 받았다는 비판이 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 볼 때 한나라당의 지적이 옳은가.
"무식의 소치다. 기업경영에서 퍼블릭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퍼블릭에는 주주, 종업원, 노조, 소비자, 정부, 정당, 언론, 지역주민, 금융기관, 시민단체 등이 다 포함된다. 퍼블릭 관계를 잘못하면 기업이 위기를 맞는다. 기업이 언론에 광고하는 것도 퍼블릭 관리의 일환이다. 그 언론의 영향력을 기업이 광고라는 형태로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박원순에게 후원금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박원순의 사회활동이 주목받았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이걸 알면서도 시비를 건 것이라면 나쁜 사람들인 게다."

- 보수언론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박원순 후보검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땅히 치러야 할 홍역이라고 생각하시나.
"이미 선거전부터 시작된 일이다. 예견됐던 바다. 흠집 내기는 당연하다. 그런데, 너무 치졸하다. 상식적이지 않은 것으로 공세하면 역효과가 있다. 저와 제 주변은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정치성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우린 중도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도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많이 한다. 재밌는 점은 우리 같은 중도 성향의 사람들이 매일 조중동을 보지만, 조중동 논리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자가 신문제작자보다 훨씬 현명한 것이다.

서울시민이나 국민들이 일제히 보수언론에 노출돼 있어도 그 정도 현명한 판단은 할 것이라고 본다. 보수언론이 너무 얼토당토않게 물고 늘어진다면 보수언론의 자기 기반을 상실하고 지지기반을 깎아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조중동은 왜 보나.
"공짜니까. 하하."

"한나라당은 조상님 제사도 안 지내나"

- 작은 할아버지의 양손으로 입양된 것도 주요 공격의 포인트다. 옛날에는 그런 게 보편적이었다고 주장하나, 지금은 그런 제도가 없다.
"기획입양이라는 프레임으로 올무를 치고 들어오니 문제가 생기는 건대, 한국인에게 제사를 받드는 문제로 접근하면 오히려 쉽게 풀린다. 한국에 남아선호사상이 왜 생겼나. 제사 모시는 것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징용 가서 소식이 끊기고 대가 끊겼다고 판단하면, 시골에서는 당연히 죽은 원혼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서 큰아들 보낼 수 없으니 작은 아들을 보낸 건대, 양자로 보내면 아버지와 항렬이 같아져 집안의 위계가 깨진다. 그래서 양손으로 보낸 것이다. 제사를 모시려고. 법 이전에 우리 사회문화로 있던 제도다. 오히려 묻고 싶다. 한나라당은 조상님 제사도 안 지내느냐고. 관훈토론에서 이걸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의 눈빛에서 나는 광기를 느꼈다. 불쌍한 영혼 제사 지내주는 문제, 한번은 물을 수 있지만 계속 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 시민운동가가 강남에 그것도 월세 250만 원씩 내고 사는 것은 어떻게 보나.
"그 집에 쌓인 자료를 보면 왜 그런가 금세 이해할 수 있다. 민간 도서관 수준이다. 만일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면 몽땅 수원시민센터로 갈 자료였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됐으니 이제 수원으로는 못갈 자료다. 서울시민을 위해 빌려줄 날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 박원순 변호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그는 돈 욕심이 없다. 젊었을 때 정말 돈을 많이 번 변호사다. 그런데 그 돈벌이를 관두고 시민운동을 했다. 사외이사를 해서 번 돈을 자기가 소속된 시민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솔직히 돈은 누구나 욕심을 낸다. 한두해 정도는 돈 욕심 없이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수십 년 그렇게 살았다. 이건 출가자의 심정이 아니면 못하는 일이다."

"내 목표는 박원순 빚쟁이 안 만드는 것이다"

- 중도 성향의 대기업 임원 출신인 서 선생님께서는 왜 박원순 후보 캠프에 결합했나.
"박원순씨는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를 많이 했다. 이제 한국사회도 공공선, 사회발전에 공을 쌓은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허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많이 배우고 많이 소유하고 많이 누린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맡겼다. 그들은 아무런 봉사도 하지 않고 높은 자리에 올랐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보면, 봉사는커녕 국민의 기본의무인 병역도 회피하고 탈세한 사람도 수두룩이다.

그 결과 출세를 위해 명문대학에 목숨을 거는 비정상적인 사회가 됐다. 또 교육이 왜곡됐다. 지금은 대통령이 개입하고 수많은 예산을 퍼부어도 한국의 잘못된 교육을 고칠 수 없다. 비뚤어진 가치관을 바로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어릴 때부터 이웃에 봉사하고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좋은 대학 가서 고시 패스하면 늙어죽도록 한 가지 해먹는 일종의 출세증이 되니, 부모들이 파출부라도 해서 과외시켜 좋은 대학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한톨도 사회를 위해 베풀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복이라니, 모순이다."

- 지금 박원순캠프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내 목표는 박원순 빚쟁이 안 만드는 것이다. 펀드 해놓고 왜 또 후원금이냐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정당보조금이 없는 무소속 후보이기 때문에 보전받지 못하는 야권단일후보 경선비용 등은 개인이 처리해야 한다. 현재 박원순 후보는 마이너스 자산가다. 최대한 모으는 게 목표다."

- 지금까지 얼마나 모았나.
"3억6천만원 모았다. 앞으로 10억 원이 목표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빚을 진 상태에서 출발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내 입장이다. 봉급생활자들은 10만 원 내면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수 있으니 적극 참여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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