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비례, 치어리더가 아닌 정치인이 되기를

통합진보당 '위대한 진출 Big 5'에게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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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윤(suoangel)등록 2012.03.06 11:48
지난달 29일 정진후씨가 통합진보당 전략후보로 확정됐다는 기사와 함께 SNS는 요동쳤다. 통합진보당은 '강간미수당'이라느니 '성폭력당'이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진중권 교수와 이정희 당 대표의 트윗이 신문에 보도됐고, 통합진보당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공지영 작가도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피해자 지지모임'은 정진후씨의 비례공천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고, 인터넷에서 '정진후'를 검색하면 '정진후 성폭력'이 연관검색어로 뜨는 상황인데도, 통합진보당은 선거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말이 분노로 쏫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정작 통합진보당은 무슨 일 때문인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를 정치적 음해로 보는 시각조차 있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하다못해 통합진보당의 여성위원회는 물론 그 많은 여성주의자들조차 이 사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아니 사태가 발생한지 근 1주일이 지나서야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유일하게 유의선 공동여성위원장만이 반대의사를 밝혔을 뿐이다. '성폭력'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면서 '당사자 중심주의'를 침튀겨가며 강의해서 강사료를 받아 챙긴 그 많은 성평등강사며 여성위원들은 대부분 침묵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때에 통합진보당 청년비례후보에 도전한 5명의 청년들 페이스북 담벼락이 질문을 남겼다. 그 5명의 청년은 김지윤, 조성주, 이윤호, 김재연, 유승재 등으로 필자가 남긴 질문은 이렇다.

통합진보당 당원은 아니지만 그냥 국민의 입장에서 '위대한 진출'의 Big5 분들께 궁금한 게 있어요. '민노총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지지모임'의 명확한 반대 입장 전달에도 불구하고
정진후씨가 전략 공천되면서 '피해자 중심주의' 자체가 통합진보당에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데요.

단순한 청년이 아닌 4월 11일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 노력하는 님께서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전진후씨 전략공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혹은 이 문제는 청년비례후보들이 의견을 제시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위대한 진출' 5분의 후보분들께 질문드려봅니다.
그냥 국민의 입장에서 궁금해서요...

그리고 이 기사를 이 5명의 청년들에게 트위터 멘션으로 보내줄 생각이다. 그래서 이 청년들의 의견이 어떤지 확인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이 질문이 청년들에게는 쓸데없는 딴지나 태클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당에서 힘께나 쓴다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는데 왜 자신들에게 묻느냐며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문제는 신경조차 쓰고 싶지 않은 사소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질문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외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질문을 받은 5명의 청년 중 누군가에게는 젊은 피를 끓게 하는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희망도 가져본다. 이런 저런 눈치 보며 힘께나 쓰는 노회한 정치인들은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젊은 패기 하나로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라는 격려로 들어줄 청년도 있을 것이란 희망도 가져본다.

그렇다.
진정 청년이라면
청년다운 정치인이라면

힘있는 사람들 눈치보며
흥행몰이 치어리더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주판알만 뜅기는 노회한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당당히 밝힐 수 있기를 바란다.

P.S 1> 정진후씨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 중심주의'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피해자 중심주의'와 '정진후씨 공천'에 대한 입장 자체가 없다는 것은 진보정당의 정치인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청년비례후보들에게 공개적으로 질의를 보낸다.

P.S 2> 정진후씨가 왜 논란이 됐는지를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한 사건 개요만 정리한다.

2008년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피해자는 자신의 집에 숨겨준다. 이석행 전 위원장이 검거된 후 피해자는 범인은닉죄로 조사를 받는다. 피해자는 민주노총 간부로 부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누구의 부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숨겨준 것이라 진술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이후 가해자는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 준다며 집까지 쫗아가 억지로 가택에 침입하여 성폭행을 시도하나 피해자의 완강한 저항으로 실패한다.

피해자는 방문을 잠근 후 피해자는 전교조 간부에게 구조를 요청했으나 그는 현장에 와서도 가해자를 쫗아내지도 경찰을 부르지도 않았다. 피해자는 당시 전교조 위원장인 정진화씨에게 성폭력미수사건에 대한 처리를 요구하는 상담을 했으나 그녀는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고소하지 말라'며 가해자를 보호한다.

이때 정진화씨와 같은 정파인 정진후씨자 수석부위원장이었다.

이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어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은 운동진영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안기며 세간에 알려졌고, 정진후씨는 이때 정진화씨의 뒤를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이 된다.
정진후씨가 위원장으로 있을 무렵 이 사건에 대해서 전교조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사건 은폐 조작 혐의 없음과 2차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제명에서 경고로 수위를 낮추게 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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