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정철이 극찬한 관동별곡의 무대 간현관광지

[김수종의 원주 여행기,5] 원주는 역시 산과 계곡이 좋아

등록 2012.08.02 10:26수정 2012.12.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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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재래시장을 둘러 본 우리들은 다들 약간씩 필요한 물건을 사고는 점심을 먹기 위해 소초면 흥양리에 위치한 '제주본가'라는 식당으로 갔다. 난 제주본가로 간다고 하여 회를 먹거나 매운탕을 먹을 것으로 알고 갔는데, 이런 웬걸 고기집이다.

사실 나는 담배는 안 피우고, 술은 반주로 막걸리 정도만 1~2잔하고, 고기는 거의 먹지 않고, 채소와 생선을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원주에 와서는 주로 고기반찬이 많아서 약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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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참갈비 제주본가에서 먹은 것은 회가 아니라 갈비였다. ⓒ 김수종


아무튼 고기집에 가서 다른 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고기는 조금 먹고 반찬을 많이 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주인장이 개발했다는 '돼지참갈비'를 8인분 시켰다. 숯불에 구워먹는 돼지갈비는 나름 맛이 좋았고, 고기를 절이는 과정에서 각종 양념을 잘해서 그런지 입에 착착 붙었다.


나는 몇 조각을 먹은 다음, 물냉면을 시켜서 조금 더 먹었다. 더 먹고는 싶었지만, 모두에게 강권을 하여 '돌아가는 길에 저녁식사로 내가 좋아하는 추어탕을 먹자'고 다짐을 받고서는 식사를 마쳤다. 더위서 나는 후식으로 나온 매실차와 수박을 남들의 2배는 먹은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는 나오는데 식당 앞쪽에 군부대가 보인다. 주인장에서 물어보니 원주에 있는 36사단 사령부라고 했다. 내가 근무하던 곳인데, 벌써 20년도 넘게 지나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큰 건물들은 분명하게 기억이 났다.

많이 달라진 주변 경관을 확인하고는 '세월이 가면 이렇게도 변하는 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들은 원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원지 중에 한 곳인 지정면의 '간현관광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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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입구의 다리 ⓒ 김수종


간현에서는 오는 8월 3일(금)~4일(토) '제16회 원주섬강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여름휴가에 맞추어 방문하는 피서객들을 위한 행사로 불꽃놀이와 노래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에서는 이미 터를 잡은 축제하고 한다.

간현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원주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특히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을 통하여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드메뇨, 치악이 여긔로다'라고 그 절경을 예찬하여 더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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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입구의 중앙선 철교 ⓒ 김수종


섬강의 푸른 강물과 내륙이면서도 넓은 백사장, 삼산천 계곡의 맑은 물에 기암, 준봉이 병풍처럼 그림자를 띄우고 있어 더욱 운치를 더하는 곳으로 남한강의 지류인 섬강과 삼산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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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중앙선 철교 ⓒ 김수종


강 양쪽에 40~50m의 기암괴석들이 울창한 고목, 푸른 강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맑은 강물이 흐르고 경관이 뛰어나 여름철이면 물놀이 피서객으로 무척 붐비는 곳이다. 최근 소금산 등산로를 따라서 소금산교를 건너면 기암절벽으로 둘러 쌓여있는 간현암에서 암벽등반을 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갔을 때에도 멀리서 암벽을 즐기고 있는 수십 명의 모습이 보였다. '간현(艮峴)'이라는 이름은 조선 선조 때 이조판서를 지낸 이희가 낙향하던 길에 주변 산세에 반해 잠시 머물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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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중앙선 철교 ⓒ 김수종


간현의 빼어난 풍광은 자연이 빚은 선물이다. 모래사장 쪽의 얕은 물가는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하기에 적격이고, 물길 곳곳에 형성된 여울이나 소(沼)에서는 낚시나 어항으로 쏘가리, 메기, 피라미 등을 잡을 수 있어 즉석해서 매운탕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주변이 민박집과 식당이 많고, 캠핑장, 수련원, 공연장, 화장실, 개수대, 샤워장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족동반으로 야영을 할 수도 있다. 안쪽에 있는 소금산에는 약 3.5km정도 되는 완만한 등산로가 있어 3시간 정도면 누구나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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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피서객들이 많다 ⓒ 김수종


소금산의 높이는 343m로 완만한 초입과 가파른 하산길, 아찔한 낭떠러지와 까마득한 철계단까지, 산행하는 내내 다채로운 즐거움과 기막힌 절경이 함께하는 곳이다. 산과 강을 동시에 즐기면서 강수욕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가족단위 관광지가 바로 간현유원지다.

유원지를 크게 둘러 본 우리들은 섬강을 가로지르는 중앙선 철로가 작년 말 4~5km 정도 이설을 하여 현재는 폐선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무조건 철로 위로 올랐다. 터널을 지나고, 강을 건너서 걸었다. 생각보다 길이 길고 철교 위에도 안전을 위해 우측에 설치한 펜스와 통행이 가능하도록 바닥에 철판까지 깔아 두어 다니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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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피서객들 ⓒ 김수종


초등학생들도 겁이 없다면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사용하지 않는 철로라면 철길에 철로자전거를 설치하거나, 양쪽 끝에 있는 터널에는 연인들을 위한 카페나 공연장, 와인숙성창고 등으로 활용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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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기차가 다니는 않는 중앙선 철로 ⓒ 김수종


특히 유원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철교는 전망대나 담력 코스장으로 쓰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간현관광지의 70~80% 정도는 관광지로 쓰이고 있지만, 안쪽의 20~30%는 군부대의 유격훈련장이 있어 나름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철교를 이용한 담력 훈련장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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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철로 터널 ⓒ 김수종


나도 안쪽에 있는 유격장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일반인들을 위한 방학이나 휴가 중 유격훈련장으로 이곳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철로가 이미 폐쇄된 상황이라면 철로를 이용하여 좀 더 다양한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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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소금산 방향 ⓒ 김수종


한편 원주시는 체험형 어드벤처 시설로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을 비행하는 신종 레포츠인 짚라인(Zipline -양 편의 나무 또는 지주대 사이로 튼튼한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트롤리(trolley, 도르래)를 와이어에 걸어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이동수단 또는 레포츠의 통칭으로, 와이어를 타고 이동할 때 트롤리와 와이어의 마찰음이 '집~'(zip~)과 비슷하게 들린다하여 '집라인'이라 불린다. 지역에 따라 플라잉폭스(Flying Fox), 집와이어(zip-wire), 에어리얼런웨이(Aerial Runway), 티롤리언크로싱(Tyrolean Crossing)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시설을 관광지내에 설치하기로 이미 결정했으며 20억 원의 민자 유치로 조만간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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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소금산 방향 ⓒ 김수종


짚라인 설치도 희소식이지만, 나와 일행 몇 명은 철로를 건너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너무 전망이 좋고 쓰임이 많을 것 같은 폐철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날씨가 더웠지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서 유원지 곳곳을 둘러보고 철로 위를 뛰어 다녔더니 무척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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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간현관광지 원주 간현관광지 , 중앙선 철교 위 ⓒ 김수종


3시간을 넘게 즐겁게 간현관광지를 둘러 본 우리들은 약간 이른 시간이었지만, 내가 더운 여름 원기 보충을 위해 반드시 추어탕은 먹고 가야 한다고 협박을 한 덕분에 빠른 시간이었지만, 저녁을 먹기 위해 문막읍에 있는 '장터추어탕'으로 갔다.

다른 사람들은 미꾸라지가 두려운지(?) 갈은 추어탕을 시키고 나와 성수는 통추어탕을 시켰다. 사실 내가 통추어탕을 즐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맛도 맛이지만, 왠지 갈은 추어탕은 내용물을 구체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나중에 먹으면서 주인장에게 물어보았더니 사실 갈은 추어는 조금 큰 것을 쓰고, 통추어탕은 한입에 들어가게 작은 것을 쓴다고 했다. 그래서 갈은 추어탕이 더 맛있다고 해서 먹던 도중 갈은 것을 약간 맛보기도 했지만, 내 입으로는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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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추어탕 추어탕 ⓒ 김수종


이곳의 추어탕에는 물과 미꾸라지를 포함하여 28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고 하니 보양식임에는 틀림없었다. 몸보신이 되는 것 같아서 나는 잔뜩 먹었다. 많이 먹고도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추어튀김을 2인분 추가하여 나누어 먹었다.

향신료를 많이 쓴 것인지, 아니면 조미료를 쓴 것인지 약간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신선한 재료가 많고 몸에 좋은 다양한 향신료가 많다고 생각을 하고는 잔뜩 먹었다. 이번 원주여행은 날이 덥고 힘들었지만, 산과 계곡이 좋고, 맛있는 강원도 음식을 무지 먹어서 기분은 좋았다.

저녁을 왕창 먹은 우리들은 차를 타고는 서울로 향했다. 조만간 가족과 함께 치악산 등반과 산사에서 템플스테이로 이틀 정도 머물고 가는 일정으로 원주를 다시 찾아야겠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원주시 #간현관광지 #원주섬강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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