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소변 보는 뒷모습 보이면 수치심 느낀다

남자 화장실에서 여성이 용변보다 남자와 마주친 사건에 대한 단상

검토 완료

윤태(poem7600)등록 2012.09.03 14:17

급하거나 실수로 남성이 여성화장실에, 여성이 남성 화장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이든 남성이 구석으로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윤태


지난 1일 광주에서 애매한 일이 발생했다. 뉴스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인데. 내용을 간추려보면 이렇다. 1일 새벽 2시 50분, 술에 취한 현직 경찰관(경사)이 집으로 가는 도중 호프집이 있는 건물 남자 화장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여성이 있었고 이 경찰관이 여성의 입을 막으며 넘어뜨리고 성폭행 내지 성추행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내용입다.

여성은 놀라 소리지르며 혼비백산하며 도망갔고 그 경사는 곧바로 여성 일행에게 붙잡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여성과 당시 경사의 주장은 서로 다르다. 이 여성은 여자 화장실 문이 잠겨 있어 어쩔 수 없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고 누가 노크를 하길래 일행인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순간 경사가 들어와 입막음과 동시에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사는 남자 화장실에서 여자와 우연히 맞닥뜨렸는데 갑자기 소리를 질러 당황해서 입을 막으려 한 것이지 성폭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게 언론보도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이다.

남녀 공동 화장실일 경우에는 여성, 남성 모두 벌쯤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여성들은 남녀 공동 화장실에 들어가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 윤태


성적 약자인 여성의 피해의식때문에 억울한 일 당할수도 있는 남자들

그런데 자세히 두 입장을 들어보면 당시 상황에서는 여성과 경사 모두 타당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조사를 해서 결과를 내면 그 진실을 알 수 있겠지만 어쩌면 이것이 어떤 의도를 갖고 그런 것이 아닌 그 심야에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이라는 구분된 공간에서 벌어진 하나의 해프닝 즉 오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성들이 갖고 있는 성적인 피해자에 대한 피해의식이 드러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그 경사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위 상황을 아래와 같이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자와 여성의 입장을 각각 바꿔서 이야기를 다시 써보자.

어떤 남자가 있다. 새벽 2시 50분,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다 용변이 급해 화장실에 갔는데 남자 화장실 문이 잠겨 있어 소변이던, 대변이던 줄줄 새어 나올 기세로 너무 급해 어쩔 수 없이 여자화장실로 들어갔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바지에 대고 용변을 볼 수도 없는 노릇.

그때 노크소리가 들렸고 심야시간이다보니 당연히 술 마시던 일행이라고 생각해 문을 열어보니 여자가 눈앞에 서 있는 것이다. 술에 취한 여성이 집에 가던 도중 용변이 급해 이 건물 여자 화장실에 들른 것인데 남자가 들어와 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성과 남성중 누가 더 놀랐을까? 당연히 여성이 혼비백산 했을 것이다.

반대로 새벽 시간,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 용변을 보고 나오는 여성과 남자가 마주쳤을 때 누가 더 놀랄까? 당연히 남자 아닐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여성이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이번 사건은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성적인 약자인 여자라는 이유로 또 성적인 강자인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거나 피해를 당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소변보는 뒤태가 오픈돼 있는 화장실이 많다. 남성도 수치심 느낀다. ⓒ 윤태


성폭행, 성추행 남성이 여성에게만 가하는게 아니다

사실 성폭행, 성추행이라는 것이 대체로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성이 남성을, 여성이 여성을, 남성이 남성을 성폭력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군대에서나 영화 <도가니>에서 이런 동성에 대한 혹은 약자 이성에 대한 성폭력 사례가 있지 않은가?

전남 나주에서 초등생 성폭행 사건이 8월 30일 새벽에 발생했고 31일 아침 이 사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치안강화를 국정운영의 최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 범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잡혔고 불과 몇 시간만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리고 지금 이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현직 남성 경찰관 성폭행 시도 혐의' 사건은  9월 1일 새벽 시간에 발생했다.

시간의 순서로 보아도 용변 보러 들어간 현직 경찰관이나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용변보던 여성 모두 성폭행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사안인지, 그리고 민감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서로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혹시 이 민간함으로 인해 남자 화장실 속에 들어가 있던 여성이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일어난 해프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야 어쨌던 여성인 자신이 남자 화장실속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지 못한 채 사안의 민감성에만 민감해졌다고 표현하면 적당할까? 여하튼 결과는 조사해야봐야 알겠지만 단순 해프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이다.

모 행사장에 마련된 남성 화장실이다. 뒤태가 고스란히 보인다. ⓒ 윤태


남성이 여성 화장실 들어가면 성폭행, 변태, 여성이 남성 화장실 들어가면 '그럴수도 있다'는 사회적 통념

사실, 남성분들 이런 경험 있지 않은가? 화장실 가려고 확 들어갔는데 앗!, 소변기가 보이지 않는 경우, 화들짝 놀라 급히 되돌아 나오는 경우 말이다. 너무 급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착각을 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 여성 화장실에 있던 여성은 까무러칠 수 있고 남자는 바로   성추행 혹은 성폭행 범으로 오인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여성이 실수나 급하다는 이유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남성이 실수나 급하다는 이유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일은 '성폭행, 성추행 의도' 혹은 변태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통념이 좀 안타까운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좀 그렇다. 남성들이 소변보는 모습은 쉽게 노출되고 있다. 공중 화장실이나 행사장 화장실, 혹은 간이 화장실 등을 보더라도 남성이 소변보는 뒤태를 언제 어떤 각도로든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가 많다.

남성들도 부끄럽고 수치심 느끼고, 소변볼 때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불쏙 불쏙 들어오면 움찔하면서 시원스럽게 나오던 소변도 찔끔찔끔하게 된다. 신경 안쓰는 남자들이야 문제없겠지만 그래도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뒤태가 오픈되는 건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 기사를 마무리하는 동안 인터넷 다수 매체에서 지난 1일 천안에서 한 남자 고등학생이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과 초등생을 각각 두 시간 간격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여성 관람객들의 시선을 보라.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 윤태


수만명이 모인 어느 행사장, 남성 간이 화장실이 멀리 보인다. 이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소변보는 남성의 뒤태를 감사하고 있다. 어느 정도 가림막이 있으면 좀 덜 불편할텐데 말이다. ⓒ 윤태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올리고 글 내용, 사진 등 기사형식으로 새롭게 편집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올리고 글 내용, 사진 등 기사형식으로 새롭게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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