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단독 기자"... "인터뷰 한 적 없다"

박근혜 당선인측 언론 보도에 '유감' 표명하며 취재 막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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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heaneye)등록 2013.01.10 21:44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10일 언론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과의 대화 내용이 보도되자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뗀 것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한 브리핑 중에 "유 비서실장은 단독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데 단독인터뷰를 한 것 같은 기사가 났다"며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특정 언론사를 지칭하진 않았지만, 10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인터뷰 기사에 대한 유감 표명이었다.

박 대변인은 "당선인도 마찬가지지만, 당선인 비서실장도 특정언론과 개별적으로 인터뷰 하는 일에 대해서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당선인의 동향을 취재하는 매체가 여럿 있어 특정 매체와 인터뷰를 조심스러워하는데 해당 언론사에서 거짓 보도를 했다는 뉘앙스였다. 

이례적으로 "인터뷰한 적 없다"고 유감 표명

박 대변인이 유감을 표시한 기사를 보면, 취재는 박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본관 1층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취재 계기와 과정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적었으며 당선인의 건강 상황 같은 특수한 내용에 대한 답변도 받아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변인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형식을 문제 삼았지만, 형식 문제를 떠나 언론이 취재 내용을 보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안이 철통같은 당선인 집무실 건물까지 기자를 들어오게 하는 등 유 비서실장은 취재에 적극 임했지만, 당선인 대변인이 이를 부정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진 것.

이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철통 보안'을 우선순위로 내세우고 있는 박 당선인과 인수위원회 주변에서 더 이상의 '정보 누수'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비서실장 취재를 빌미로 언론에서 추가로 이어질, 당선인 주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윤창중은 "내가 인수위 안의 단독 기자"

언론의 취재 열기를 애써 식혀보려는 풍경은 같은 날 오전 인수위원회에서도 벌어졌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정기 브리핑 시간을 정해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대해 "제가 지금 인수위 안의 단독 기자"라면서 에둘러 거절 의사를 밝혔다.

기자들은 그동안 인수위 '입단속'으로 취재가 어려우니 대변인이라도 시간을 정해두고 심도있는 취재에 응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윤 대변인은 이를 거부하고 브리핑 몇 분 전에 예고를 하고 기자실로 오는 현재의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얘기다.

윤 대변인은 이어 자신이 인수위의 유일한 창구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가) 1인 기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 신속하게 여러분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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