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질하며 나이 들지 않기 위하여!

책 속의 노년(109) :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 : 인생의 후반을 멋지게 만드는 지적 즐거움의 발견>

검토 완료

유경(treeappl)등록 2013.02.21 18:45
지식이나 지성을 갖추고 늙어가면 좋겠다는 뜻에서 붙였을 제목 <지적(知的)으로 나이 드는 법>에서 나는 문득 '지적(指摘)질'을 떠올렸다. 허물이나 잘못을 꼭 집어서 가리키는 '지적(指摘)'에 '짓'을 갖다 붙인 '지적질' 말이다. 매사에 지적질하며 늙어가지는 말아야겠다는 나의 간절한 바람이 반영된 것임은 물론이다.

'나이 드는 법'을 담은 책을 꼽자면 정말 열 손가락이 턱도 없이 모자란다.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정리한 대선배들의 가르침에서부터 나이 듦에 대해 이런 저런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한 중년에 이르기까지 너도 나도 제대로 나이 드는 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파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미 몇 권의 책을 펴냈음을 고백한다.

책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 표지 ⓒ 위즈덤하우스


그래서일까, 제목에 '나이 드는 법'이 들어가 있으면 이번에는 또 어떤 영역으로 구분해 몇 가지로 나열해 놓았을까 하면서 경계하고 본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이 책은 50가지 방법의 나열을 넘어 생각할 것들을 많이 건네주어 고맙게 읽었다.

저자 자신 평론가이면서 조치대학 명예교수로 끝없는 탐구와 지식에 대한 욕구, 더 나아가 지적 즐거움을 만끽하며 나름의 생을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는 터라, 막연하게 누구나 배우고 익히면 잘 늙을 수 있다는 틀에 박힌 주장이 아닌 구체적인 권유를 하고 있다.

나 자신 올해를 시작하며 '공부하는 2013년'으로 정했던 터라 더 가슴에 와닿았을까. '장년에 배우면 노년에 쇠하여지지 않는다'는 가르침이 이리도 달콤할 수 없다. 특히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생 즐겁게 배우고 익히는 것', 그것이 노년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는 구절에 이르면 이제부터의 공부에는 실용적인 기술을 넘어서 본질에 가닿으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다. 

길어진 수명에 따라 이제 장년은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거두는 시기가 아닌 '씨앗을 뿌리는 시기'이며, 그렇기 때문에 '다시금 지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의 수고로 이제 서서히 열매를 거두는 때라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어리고 미숙한 계산법이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후배들에게 "공부야 평생할 건데, 뭐!" 하면서 조급하게 서두를 것 없다고,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강변해 온 것에 대해 스스로 진정성을 의심해 보게 되었다. 이래서 책이란 내 집에 편히 앉아서 만나는 스승이다.

지적으로 나이 들기 위한 50가지 방법을 다 나열할 것 없이 내 마음에 남은 몇 가지만 소개하기로 한다.

여생은 지적 깨우침으로 완성된다, 장년에 배우면 노년에 쇠하여지지 않는다, 평생의 공부거리를 찾으면 여생이 달라진다, 지적인 투자는 여생의 밑거름이다, 나이가 들수록 정신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노년의 뇌세포를 독서로 단련시켜라, 육체적 건강이 지적 생활의 기초다, 지적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를 만들라, 깨우침을 향해 가는 길이 인생이다, 죽는 그날까지 지적으로 살고 싶다...
덧붙이는 글 책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 : 인생의 후반을 멋지게 만드는 지적 즐거움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 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2012)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