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자식도... 허리띠 졸라맬수록 늘어나는 자살률

2001~2011년 베이비붐 세대는 2배, 에코세대는 5배 증가

검토 완료

박소희(sost)등록 2013.03.11 20:49
베이비붐세대도, 그들의 자녀인 에코 세대도 매년 자살률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송태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베이비붐 세대 및 에코 세대의 자살 특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베이비붐 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부터, 에코 세대는 2007년 이후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증대와 생활고·취업난 등 경제 문제로 인해 자살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서 베이비붐 세대를 만 47~55세로, 에코 세대는 만 18~31세를 뜻한다.

송 연구위원이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다년도(2001~201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베이비붐 세대의 자살률은 2005~2006년 잠깐 주춤거렸던 것을 제외하곤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증가폭도 인구 10만 명당 18.3명꼴에서 40.6명으로 두 배를 웃돌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2009년 사이에는 7.6명이 증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에코 세대의 자살률은 2001년 4.8명에서 2011년 24.5로 무려 5배 넘게 증가했다. 송 연구위원은 "에코 세대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의 소득 증가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현재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고통스러운 사회 진입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역시 자살률 증가 이유가 경제적 어려움에 있다고 분석했다.

부 세대·자식 세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

연도별 자살률 현황 ⓒ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각 세대별로 살펴보면, 2011년 에코 세대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 2위는 교통사고였고 베이비붐 세대는 암, 자살 순이었다. 에코 세대는 학생이나 가사·무직자가, 베이비붐 세대는 이혼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또 2001~2011년간 베이비붐 세대는 매일 6.03명이, 에코 세대는 매일 3.87명이 자살했고, 전체 평균은 33명에 달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급증하는 '베르테르 효과'는 에코 세대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유명 연예인 자살 사건 직후 1개월간 자살자 수를 분석한 결과, 베이비붐 세대의 자살자 수는 1.33배, 에코 세대는 1.7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와 에코 세대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살로 인한 가족해체 예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베이비붐 세대의 실직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또 에코 세대의 모방자살 예방을 위해 언론의 자살보도가 자살을 예방할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