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일”

경남 진주 '차없는 거리'에서 세월호를 얘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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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enajinju)등록 2014.06.09 14:02
경남 진주 '차없는 거리'에서 세월호를 얘기하다
진주청소년신문 <필통>, 거리 설문조사

지난 5월 10일 토요일 필통 학생기자단 학생들은 경남 진주 시내 '차 없는거리'로 나갔다. 이젤 몇 개와 함께 만든 스티커 투표판을 설치했다.

지난 5월 10일 토요일 필통 학생기자단 학생들은 경남 진주 시내 ‘차 없는거리’로 나갔다. 이젤 몇 개와 함께 만든 스티커 투표판을 설치했다. ⓒ 진주같이


세월호 참사 후 자신의 친구들이 차가운 바닷물에서 생을 달리하고 억울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아이들은 슬픔을 넘어 답답해 했다. 자신이 죽어 간 친구들을 위해 그 가족들의 절망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생기를 잃은지 오래였다. 고민하던 몇몇 기자 아이들이 거리에 나가 많은 사람들과 세월호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아무일 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한 거리에 노란 리본을 단 몇몇 아이들이 커다란 스티커판을 세우며 외친다.' 여러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추모의 글을 남겨 주세요'' 누구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따스한 햇볕의주말 거리의 분위기가 갑자기가 바뀌는 듯 했다.

차분한 얼굴, 웃음기 사라진 모습으로 어린 꼬마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스티커를 붙여댄다.

차분한 얼굴, 웃음기 사라진 모습으로 어린 꼬마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스티커를 붙여댄다. ⓒ 진주같이


멀리서 친구들의 카톡을 보고 뛰어오는 학생들도 보였다. 자그마한 스티커는 빈 공간을 조금씩 채워갔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들 이런 저런 세월호에대한 얘기들을 쏟아 냈다.

어떤 아주머니는 학생기자의 손을 꼭잡고 '이건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일이다'고 신신당부를 하며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 음료수라도 사먹으라며 건냈다고 한다.

거리의 많은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빼곡이 붙여 놓은 스티커판과 메모지판을 들고 오며 아이들은 얘기했다. '그래도 몇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세월호를 생각하게 했잖아요'' 뭐라도하고 싶었는데 작은 몸부림이지만 꿈틀거려 본 것 같아 조금은 시원해요'라고 미소를 지어 보인다. 곧장 필통사무실에서 기자들은 스티커 수를 세고 메모지를 확인하며 신문에 실을 기사를 준비했다.

뒤에 들은 얘기가 있다. 며칠 전 경남 마산 창동의 상인회에서 세월호 관련 촛불 추모제를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뉴스와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필통의 학생기자들도 이날 '차 없는 거리'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상인회 간부라는 아저씨가 와서는 스피커판을 치우라고 했다는 거다. 아이들이 이미 허락을 받았다며 왜냐고 따져 묻자 정치적인 행사를 하면 안 된다고 막무가내였단다. 단순한 세월호 추모관련 설문조사 같은거라고 항변하니 정부를 비판하면 정치적인 행사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학생기자들은 물었다. '정부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비판을 받을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니예요?' 어른들의 상식은 아이들의 그것과 참 다르다.
덧붙이는 글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http://jinjunew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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