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희생자 단원고 구보현 학생 오빠 구현모 군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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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솔지(beora)등록 2014.07.24 17:44
보현아 오늘은 너가 떠난지 100일이 되는날이다. 요즘은 특별법 문제로 참 시끄럽다. 사람들은 유가족이 무슨  엄청난 특혜라도 받은 줄 안다. 받은건 3인 생계유지비 50만원? 팔다남은듯한 유통기한 몇일안남은 음식들? 편의점에서 나온 인스턴트 도시락? 그나마 도움되었던것은 동네 부녀회에서 아주머니들이 해주신 반찬이었다. 특별법에는 유가족과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을 위한 대학특례입학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말도안되는 소리이다. 나라에서는 자꾸 세월호 사건에 대해 민심이 돌아서게하려고 하는것만 같다. 특히 엄머부대 라는 곳에서는 유가족이 엄청난 특혜를 가지고 있다며 특별법 반대시위를 하고 있던데 그 중 한 할머니가 박근혜대통령과 유가족이라며 사과를 받던 분이셨다. 그 할머니는 유가족도 아니며 연기자이고 아마 윗사람에게 돈받으며 엄마부대를 이끌고 시위하는것 같다. 대체 그 돈 몇푼가지고 유가족의 마음을 저렇게 짓밟을까. 생각과 양심이 있는 사람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또한 유병언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가 참 많은데 수천억원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왜 소주를 먹고 죽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자작극이다. 농부가 자기밭에 있는 시체를 몇일동안이나 몰랐다는것도 말이 안되며 순천경찰청장과 수사반장이 공개 발표를 하는데 말을 얼버무리는것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는 노숙자를 사서 시신으로 만든뒤 자작극을 펼치는데 이번 일과 너무 비슷하다. 아마 윗사람들의 이번일을 덮으려고 내린 지시에 검창청장과 수사반장을 해위시킨것 같다. 잠잠해질때까지 좀 쉬고있으라했겠지 돈좀 주면서.....우리나라 윗사람들은 초등학생보다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국민을 저능아라고 생각하는거 같다. 나는 세월호 사고 이후로 다혈질적인 성격이 되버렸어. 평소에 화도 잘 내지 않던 내가 화를 너무 자주 내니 내 자신이 너무 두려워. 또 미래가 너무 걱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살려면 좋은대학은 가야하고 지금 공부는 안되고... 인생이 망해버린것만 같다. 국민을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학벌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런나라가 지긋지긋하다. 너무 싫다. 대한민국이 아닌 해외로 멀리멀리 떠나고 싶다.

야자시간이면 요즘은 계속 책을 읽고 있어. 고3이뭐하고있는건지...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거  같아. 아무리 좋은사람을 만나도 그때뿐이고 다시 우울해져. 힘들어도 이제는 주변사람들에게 연락하는것도 미안하다. 내 미래가 너무 걱정되 고3이 공부도 안하고 놀고있으니... 공부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 아무한테도 말한적 없지만 내 꿈은 해외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다. 주말이면 해외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공부해보고 싶다.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어디 좋은곳으로 놀러가서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것도 먹고 싶고 그렇다. 너는 뭐하고 지내는지 항상 궁금하다.

몇일전 하늘공원에 다녀왔어. 역시 내동생... 그동안에도 많은 친구들이 다녀가서 편지가 많이 있더라. 너가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있을까. 너가 건축가가 되서 엄마아빠 나중에 은퇴하시고 나면 시골에 멋진 집 지어드린다고했잖아. 뉴스에 예슬이라는 애가 전시회를 하는데 엄마아빠는 그거 보고 나한테 니가 돈많이 벌어서 보현이가 지어줄집 대신 사줘라 라고 농담으로 말하신다. 니방에 있던 많은 포트폴리오와 전시회에 다녀온 감상문들을 읽어봤어. 내후년이면 공부도 잘해서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교에서 멋진 대학생이 되어있었을텐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대학교가서 화장한다고 고등학새이면 남들 다하는 화장 한번안하고... 화장품 한번 산적이 없는데... 오빠가 알바해서 너 수능끝나고 돌아오는 생일날 선물로 쌍수나 비싼 가방 사준다고했는데 지킬수 없는 약속이 되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요즘들어 내가 제일 슬픈게 뭔지알아??? 집에오면 이야기 할 사람이 없다는거.. 치킨을 시켜먹는데 나 혼자 다리를 2개먹는거... 일요일이면 너가 끓여준 맛있는 라면이아니라 내가 끓여먹는 라면이라는거... 딸 역할 하기가 너무 힘들다. 엄마아빠 힘드실까봐 평소에 하지 않던 집안일도 내가 하고 빨래 설거지 밥상 차리기.. 등등 아들이 아무리 잘해봐야 딸 반도 안되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삼촌이 너무 힘들어 하신다. 너가 자주 연락하다가 갑자기 없어져버리니 얼마나 허전하실까. 주말마다 우리집에 오셔. 내가 너를 마지막으로 안아본게 중3때인거  같다. 그냥 갑자기 내동생 안아보고싶어서 안았더니 징그럽게 왜그러냐고 그랬지. 항상 보고싶다. 안아보고 싶다. 오빠는 너가 아직도 너무 그리워. 자주 편지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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