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고공농성 단식 해제

6.4 성토대회서 지지?연대 확인…“표절총장 사퇴까지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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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성(bulkyo)등록 2015.06.05 14:13
"모두들 대학 본관으로 뛰어 들어갑시다. 표절 총장 사퇴를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시다. 총장실을 점거하러 갑시다…라고 할 줄 알았습니까?

보이십니까? 우리는 말하겠다고 모였는데 학교는 본관 셔터문을 굳게 내려 닫았습니다. 저들은 우리 학생들이 모이는 것이 무서운 겁니다." -김건중 동국대 총학생회 부회장

   


   


동국대 고공농성과 단식이 끝났다. 고공농성은 45일만, 단식은 15일 만의 일이다.

동국대 학생들은 4일 교내 불상 앞에서 '모두의 바람, 이제는 올바를 때'를 주제로 성토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과 불교계‧교육계‧노동계 시민단체 등 500여 명은 부당과 불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 올바른 바람을 일으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행사가 끝날 무렵, 최장훈 회장(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이 조명탑을 내려왔다. 김영국 동문은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최 회장과 김 동문은 입원 치료 중이다. (관련기사: "버텨 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투쟁 끝나지 않았다. 다시 싸우겠다"

최장훈 회장은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 고공농성을 하는 동안 아래에서 함께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은 교수‧동문과 교내 환경미화 아버지‧어머니들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조명탑에 올라갔던 것은 학생대표로서 학우들이 표절총장에게 학위를 받게 두는 것은 부끄러울 것 같아서였다. 조명탑에 올라가 있는 45일 동안 학교는 표절총장 선임을 강행하는 등 아픈 기억만을 남겨줬다"고 했다. 

최 회장은 "前 총장 때 보직자를 비판하던 교수가 표절 총장 아래서 보직을 받고는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 보직교수‧교직원을 하나씩 만나 대화하겠다. '원칙을 지켜 달라'고 호소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도박의혹 총무원장, 문화재절도 이사장, 표절 총장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오늘 내려온 것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다시 싸우기 위한 것이다. 여러분이 다시 싸울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줘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김영국 동문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마지막 경고다. 일면‧보광 스님은 사퇴하라. 사퇴하지 않는다면 문화재 절도와 표절 외에 다른 범죄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팔정도 가득 메운 500명…감격스럽다"

이에 앞서 사회를 보는 학생은 "표절 총장 성토 문화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 6명이 전부였다. 이 자리에 500명이 모인 것을 보니 감격스럽다"며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 "이 싸움 이 기세로 끝까지 싸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행사에서는 학생들의 성토가 줄이었다.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총장 보광 스님이 자신을 반대하는 서명이 진행되는 곳에 찾아와 비아냥거렸다"며 "보광 스님이 교내 곳곳을 다니며 학생들과 악수하지만 마음 편한 학생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영학과 13학번 학생은 "학교는 학생의 것이다. 학생이 인정 않는 총장은 총장이 아니다. 얼른 내려오라"고 했다.

15학번 새내기 학생은 "고등학교 때 대학생활을 그리면서 표절 총장은 상상도 못했다. 왜 학생이 학교에 부탁하고 고공농성‧단식‧삭발‧3000배를 해야 하느냐. 어른들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라"고 했다.

   


"학교 밖에는 더 많은 일면‧보광 있다"

철학과 석사과정 학생은 "우리가 일면‧보광 스님과 싸워야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이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이다"라고 했다.

이 학생은 "학우들로부터 '보광 총장이 되던 말던 무슨 상관이냐' '더러워서 빨리 학교를 졸업해야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학교를 나가면 더 많은 일면‧보광과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학교 안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일면‧보광이 바깥의 그들보다 저열하고 무식한 상대이다. 투쟁을 학습한다는 의미에서, 사회를 맑게 만드는 준비과정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싸워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학생은 "이 싸움은 동국대만의 싸움이 아니다. 한국 사회 구성원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통을 한다면서 한 테이블에 앉아 토론하는 것은 형식적 민주주의이다. 진짜 민주주의는 잘못된 총장을 쫓아내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일심동행은 '우리가 남이가' 조폭구호"

우희종 교수(서울대‧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보광 스님은 일심동행을 말하지만 불가는 무심을 말한다. 일심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조폭구호이다"라고 했다.

우 교수는 "문화재절도 이사장, 표절 총장이 부끄러워 동국대 부처님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며 "젊음은 행동하는 것이다. 교수답지 못하고 총장답지 못한 사람들에게 맞서 수업도 거부하고 시험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구‧경북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4가지 치가 있어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하고 '수치'를 느낄 줄 알아야 사람이다. 대학은 '자치'를 해야 하고, 자치를 위해서는 '펀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희선 동문(동국대 민주동문회)은 "선배로서 학교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후배들에게 부끄럽다"고 했다

   


"소수의 분노가 모두의 분노로…바람 탔다"

한만수 동국대 교수협의회장은 "지난 6개월간 표절 총장과 싸우면서 부끄러웠다. 저런 총장 밑에서 어떻게 교수라고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교수는 표절하면 총장이 되고 학생은 표절하면 징계 받는다. 이 부끄러움이 동국대 교수사회를 움직였다. 방학이 돼도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그동안 총학생회 집행부를 비롯해 소수만 갖고 있던 바람인줄 알았다. 온라인을 통해 지지해 주고, 서명운동에 동참해 준 학우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소수만 느꼈던 분노가 모두의 분노가 됐다. 모두의 바람이다. 이제는 올바를 때이다. 보광 스님은 이를 제대로 보고 물러나시라"고 했다.

김건중 총학생회 부회장은 결의문에서 "불상보다 더 높은 곳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일면 이사장과 보광 총장의 이름이 걸려 있다. 종단 외압 사과, 범계 이사 사퇴, 표절 총장 사퇴 등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11일 일면 이사장과 보광 총장의 취임식에서도 모이겠다고 했다. 모여서 무엇을 할지는 그때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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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조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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