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A씨의 수강신청기

군대 갔다오니 최대이수학점이 줄었다... 졸업은?

검토 완료

백윤호(becksujung)등록 2015.08.17 10:02
복학생 A씨는 황당한 경험을 겪었다. 군입대 전까지 18학점으로 돼있던 수강신청제한학점이 17학점으로 변경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학점이 내려간 것이다. A씨는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만 기다려 보라는 대답을 듣고 전화를 끊은 그. 그런데 조교에게 전화가 왔다.

휴가 중인 조교부터 전공담당교수까지 연락와

A씨는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냐고 묻자 조교는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모르는 학생이 있는 것 같아서 전화를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연락드렸어요."
이미 조교실에 연락을 했던 A씨. 그는 분명 조교가 휴가중이라는 답변을 들었었다.
"휴가중이죠. 그런데 학교에서 얘기해달라고 하네요. 잠시만요. 학생 학번이 어떻게 되죠?"
학번을 말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조교의 대답은 A씨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저희가 2013년에 학사구조개혁을 했는데 그때 바뀌었어요."
"아니 그때 저는 군대에 있었다니까요."
"못들었어요? 공지다했는데"
"했으면 제가 이러고 있겠어요?"
이내 조교는 당황한듯 횡설수설 했다. 결국 A씨는 다시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또다시 조교에게 했던 말을 반복. 다시 잠시만 기다려보라던 학교. 그런데 이번에는 낯선 전화번호가 그의 스마트폰에 찍혔다.
"저 ooo교수인데요."
학과 담당 교수였다. 학과 담당교수는 학교에게 얘길 듣고 전화를 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해보라고 한다. A씨는 다시 설명했다.
"그러니까 학생은 그때 못들었다는거네?"
"네. 제가 그때 군대에 가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학사구조개혁이 된걸 학생 개인에게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왜 그랬을까? 학교에서는 완벽하게 전달했을텐데."
"그런데 저는 전달을 못받았습니다. 그러면 완벽한게 아닐텐데요."
"혹시 친구가 없어?"

친구가 없냐는 질문부터 분명 전달을 했다는 변명까지

A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중요한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도 화가 난 지점인데 인신공격이라니.
"아니 공식으로 저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이 친구와 무슨 상관입니까? 지금 굉장히 위험한 발언인거 아십니까?"
"아니 그게 그때 당시에 학생회 애들이랑 얘기해서 다 전달 된거라서 혹시나 하고."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교수님. 지금 제가 공식으로 전달받아야할 사항을 비공식루트로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건가요?"
"그냥 전달을 받았나해서."
대충 얼버무리고 끊는 교수의 태도에 A씨는 허탈해했다. 모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다니던 그에게 이런 행정이라니. 그는 다시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조교와 교수에게까지 얘길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사정은 그 두분이 결정지을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은데요. 왜 자꾸 전화를 다른 곳으로 돌리십니까."
"저희는 분명히 전달을 했는데 학생과 같은 경우가 처음이니까."
"어떻게 전달하셨는데요?"
"2013년 당시에 학생회를 통해서..."
"그때 저는 군복무중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결국 전달받지 못했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졸업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는 태도로 일관

A씨는 중요한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다. 하지만 원래 수강제한학점으로 돌려주는 것에는 난색을 표했다. 개인에게만 이런 혜택을 줄 수 없단다. 1년이면 졸업까지 충분하다는게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A씨가 들어야 하는 학점은 전공 31학점. 전공과목이 3학점짜리 밖에 없는 학과의 특성상 그는 1년 내로 졸업할 수 없었다. 게다가 졸업을 할 수 있다고 한들 A씨는 4학년. 취업 준비를 하는 요즈음의 세태상 4학년 2학기를 전공과목으로만 채우기에는 부담이었다. 그는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하나.
"졸업만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학생. 학칙에도 바뀐 학칙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나와있어요. "
A씨는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의 교육권이 명백히 침해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결국 그는 학칙을 뒤져가며 해당 부분이 잘못됐음을 밝혔다.
"1학점뿐이지만 제 교육권이 침해당하고 있는거 아닙니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적, 시간적 손해는 어떻게 책임져 주실 겁니까. 이를 전부 전달했다고 보고한 조교에게 책임을 물어야합니까."
그때서야 학교는 재고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결국 다음날 그는 1학점을 인정받았다.

학과 구조조정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이는 하나의 단적인 예다. 하지만 A씨가 이에 대해 따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고스란히 피해는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솔직히 학사구조개혁이라고 하는 말도 거슬렸어요. 개혁을 했으면 나아지는게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온갖 학칙을 대가면서 저한테 물러나라고 하는데... 그것도 잘못된 부분이 있었고요."
A씨는 학사구조개혁으로 무엇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학교는 이번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강제구조개혁에 대한 것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를 타개해보겠다고 개혁했던 결과가 결국 최하위라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A씨는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해당 기사는 A씨와의 인터뷰와 취재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식으로 구성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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