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배움의 道에 물들다

아카펠라 교육으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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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순(jos228)등록 2015.08.23 17:55
                                       
희망을 주는 이름, 선생님

사람은 주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줄 수 있다면 여전히 청년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인간은 오직 받는다. 생기 넘치는 만년의 생활자들은 하나같이 베풂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베풂을 잊지 않는 한, 그가 몇 살이든, 몸이 불편하든 마음만은 건강한 장년이다.
      - 소노 아야코의《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중에서 -

구구단의 원리를 아는 것이 '학(學)'이라면, 구구단을 외워서 실용성을 높이는 것은 '습(習)'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습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 부족으로 내면화되지 않아서 생기는 '學'이 '習'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學'에 치우친 교육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로 잡으며 학생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이 곧 교사의 사명이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심는 사람'이라 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는 지도자다. 한 아이 인생의 네비게이션이자 진정한 어른 노릇을 감당하며 희망을 심는 사람이 분명하다.

행복한 교실을 향한 아카펠라 연수

광주교대연수원 아카펠라연수 초등아카펠라교육의 선구자 한승모선생님과 함께 ⓒ 김해동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나는 연수, 행복한 5일 동안 나들이 덕분에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아카펠라 교육을 하고 싶어서 온 선생님, 합창 지도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필자처럼 노래 자체가 좋아서 전국적으로 모인 초, 중, 고 선생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온 선생님을 비롯해 강사진도 강원도와 충청북도, 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현직 선생님의 지도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정말 좋았다.

방학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훌륭한 강사님, 여러 선생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 어린 날,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말 없는 소녀가 음악 시간만 되면 눈빛을 반짝이며 친구들 앞에 나와서 기꺼이 노래를 불렀으니. 김신석 선생님은 나의 소질을 살려주시려고 700원 하던 피아노 레슨비를 절반 부담해 줄 테니 배워서 합창단 반주를 시키고 싶어 하셨다. 그때 만약 우리 집이 넉넉해서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으리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니. 이루지 못한 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간절해지는 모양이다.

배움의 道에 몰입한 여름방학 연수

3일째 연수를 마치고 문화공동체 아우름 대표 광주아카펠라협회장 김혜일, 충북아카펠라 허기택선생님 수업 기념 ⓒ 김해동


아카펠라의 장점은 악기가 없어도 소리와 손가락 신호만으로도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적극적 경청과 공감하는 능력, 기다려주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 감성 교육, 인성 교육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듣기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했다.

학교 현장에서 음악 공부를 지도하다 보면 아이들이 가진 음악적 재능은 매우 다양하다. 음악이라고 하면 대부분 노래를 생각할 만큼 가창이 중심이 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도하다 보면 음정이 정확한 아이, 악보를 잘 읽는 아이, 목소리가 고운 아이가 있다. 노래 부르기는 약하지만 리듬감이 뛰어난 아이도 아이도 있고 청음 능력이 뛰어나서 듣고 부르기를 잘하는 아이도 있다. 또는 소리 흉내내기를 잘해서 악기 소리나 동물 소리를 잘 내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음악 교육에서는 가창을 잘하는 아이가 돋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학교 현장의 음악 수업에 아카펠라를 접목시키면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서 음악 시간을 좀 더 행복하고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들게 한 연수여서 좋았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어른들처럼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보면 아이들의 수준을 벗어난 성인 가수의 노래가 대부분이다.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고 인생의 허무를, 사회의 부조리를 노래하며 아이들의 감성이 건강하기를 바랄 수 있을까?

아름답고 긍정적이며 희망을 노래하는 밝은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반주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부르게 하고 싶다는 것이 이 연수를 받으며 가슴 속에 자리잡았다. 그런 점에서 강의에 들어오는 선생님들이 대부분 현직 교사라서 실기 지도에 능통한 점이 매우 좋았다.

음악교육과 아카펠라의 학문적 배경과 노래 부르기의 고려 사항을 이해하기 쉽게 강의해 주신 주대창 교수(광주교육대학교)의 첫 시간 멘트부터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인생을 비유적으로,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강의로 감동을 주었다. 대부분의 강의를 맡은 한승모 선생님은 교실의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처럼 쉽고 편하게 지도해 주셔서 인상적이었다. 다성부 화음지도를 손기호만으로 유연하게 이끌어가면서도 늘 칭찬과 격려로 다독이며 수강생을 몰입하게 하는 수업 기술은 예술에 가까웠다. 단 한사람도 지적하지 않으며 그가 가진 능력에 맞게 음역을 배치하여 지도하는 열정을 교사로서 매우 부러운 자질이었다.

누구든지, 배우면 할 수 있고, 기다려주면 가능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 많아지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수업 기술은 학교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여 온 세상이 노래로 행복하기를 꿈꾼다는 그분의 소망이 녹아 있었다. 단 5일간 30시간 아카펠라 연수로 나같은 초보자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니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덕분이었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소리의 어울림을, 아름다운 조화를  가르치고 싶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실음 중심으로 합창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리라. 음악은 3초 안에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 분명하다. 일찍이 공자는 "시(詩)로써 일어나서 예(禮)로써 서며 음악으로 완성한다."(興於詩 立於禮 成於樂·)라고 말할 만큼 음악을 사랑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문제시하는 영역은 인간의 성정(性情) 가운데서도 특히 감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 감성은 사물에 쉽게 흔들리고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손기호로 화음연습 시범 보이는 한승모 선생님 광주하남산정초 6학년 구민정, 김윤진, 양지민 학생이 방학 중에 특별 출연하여 한승모 선생님에게 아카펠라를 처음 배우는 모습을 연수생들에게 시범 보이는 모습 ⓒ 장옥순


한승모 선생님은 이론과 실기지도를 병행했다. 특히,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맨 처음 아카펠라를 가르치는 장면을 연수생들에게 몸으로 보여주었다. 여름방학 중인 6학년 학생 3명을 미리 섭외하여 연수 활동에 도움을 준 광주하남산정초 정현선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하였다. 아카펠라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바로 내 모습이었다. 피아노 반주가 없이도 손기호만으로 기본음을 유지하며 서로 다른 음을 내며 화음을 이루는 모습에 몰입했다. 교실에 가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에 열심인 서종우 선생님, 충북아카펠라교육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허기택 선생님도 직접 만든 아카펠라 연주곡을 연수생들에게 실습을 시키거나 쉽게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선 보여서 매우 유용했다. 동요에서부터 성악곡에 이르기까지 성부를 나눠 맡아 돌림노래로 화음창으로 진행하는 기법들을 손에 잡히게 지도하여 연수생들을 들뜨게 하였다.

특히, 김혜일 선생님(문화공동체 아우름 대표/광주아카펠라협회장)의 강의는 문화예술교육의 한 축을 이루는 아카펠라 교육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지역아동센터나 혁신학교, 중학교 자유학기제 실시에 따른 창의적 체험활동으로서 기회를 제공하는 아카펠라, 2015 광주아시아아카펠라 페스티벌 주관자로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우리를 감동시켰다.

힘든 청소년들이 아카펠라를 만나 재기하는 모습,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을 소개하며 우리 연수생들을 고무시켰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학업 스트레스와 정체성의 상실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아카펠라의 세계로 초대하여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 온 문화예술진흥의 산 증인을 보며 마음 깊이 감사했다. 세상이 살 만한 이유는 어디선가 맑은 샘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힘든 아이들을 보듬고 같이 울어주고 다독여 주는 김혜일 회장님 같은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수생들을 위해 애쓴 선생님과 학생, 어머니, 한승모선생님 역동적이고 실제적인 연수 활동이 되도록 수업실기지도에 참여해준 학생들과 선생님, 어머니, 한승모 선생님 ⓒ 장옥순


실존철학자 니체도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며 음악을 찬미했다. 세상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배우고 즐기지 못하게 된 탓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연수였다. 처음 만난 선생님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곡을 어떻게 부를지 머리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배우고 익혔다. 마지막 날은 모둠 별로 공연까지 했다. 몸으로 익힌 것만 살아남는다는 한승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진리였다! 그 긴장과 떨림, 설렘, 그리고 해냈다는 자신감!

아카펠라 지도, 나도 할 수 있다!

미션곡을 연습 중인 선생님들 연수 마지막 날 모둠 별로 미션 곡을 연습하는 진지한 모습 ⓒ 장옥순


5일 동안 연수의 절정은 모둠 별로 연습하는 순간이었다. 태어나 처음 배우는 아카펠라 공연을 위해 30분 연습에 들어갔다. 이미 아카펠라 활동을 해온 선생님도 있었지만 초보자인 나는 두렵고 떨려서 잘하는 짝 선생님이 하는 파트를 따라 다녔다. 듣고 부를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피교육자가 되어 강사 선생님과 동료 선생님들 앞에서 공연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겁부터 났다. 순간순간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피교육자가 되어 그 자리에 서니 머뭇거리는 마음, 잘해냈을 때 기쁜 순간에도 아이들 생각이 났다.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말이 아닌 몸으로 체험할 때 절실하게 느껴졌다.

처음 배우는 낯선 공부에 우리 아이들도 나처럼 떨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많이 기다려주고 헤아려주지 못한 시간들이 미안해졌다. 이해한다는 것은 같거나 비슷한 상황에 몸을 담갔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나를 내려놓고 아이의 자리에 서서, 그 아이의 마음이 될 수 있을 때 진정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은 이 연수에서 얻은 최고의 열매였다. 배운다는 것은 바로 나를 내려놓기 위한 선택이다. 선생님들에게 방학이 주는 의미는 재충전을 넘어 제자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기 위한 혁신이 분명하다. 혁신은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니!

아이들처럼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연수생만의 공연 무대 장면들을 행복한 추억 사진으로 남긴다. 행복한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힘들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가 되어 줄 것이다. 동영상을 올리는 기술이 부족하여 사진만 올려서 아쉽다, 다음에는 자신 있게 공연에도 참가하거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올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미션곡 슈퍼스타를 공연하는 모둠 선생님들 선생님의 지도를 가장 많이 받은 우리 모둠 공연 장면 ⓒ 장옥순


미션곡, 꿈꾸지 않으면을 공연 중인 선생님들 열심히 연습하고 경청하고 배려하며 화음을 이루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던 순간! ⓒ 장옥순


미션곡,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공연 중 한승모 선생님도 도와주시고 마음을 모아 멋진 화음을 내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박수를! ⓒ 장옥순


미션곡, The lion sleep tonight 공연중 아카펠라 전문가 수준을 자랑하여 모두를 놀라고 즐겁게 한 선생님들.각 성부 화음도 좋고 동물 소리도 압권이었어요. 모델 빰치는 미모까지. ⓒ 장옥순


악기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목소리만으로 악기 소리를, 동물 소리를, 각 파트를 맞춰가며 연습했던 그 순간마다,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었구나! 이렇게 즐겁겠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할 만큼 최고령자인 내가 단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 없이 연수 신청을 하면서 모둠 선생님들께 민폐를 끼칠까 걱정했었다. 짝으로 만난 선생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고 마지막 날까지 짝을 해주어서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앞으로 계속 만날 생각을 하니 더욱 행복하다.

우리는 연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아카펠라 연수와 공연을 위한 동아리도 만들었다. 즉석에서 밴드를 만들고 회원 가입을 하여 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했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렌츠 오킨이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인간에게로 가져온다."고 말한 것처럼 음악 교육은, 특히 아카펠라 교육은 귀를 열게 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내 말만 앞세우고 듣지 않아서 불통이 문제인 이 시대에 교실 속 소통 교육으로 아카펠라 교육을 실천할 다짐으로 깊은 숨 몰아쉬며 개학날을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연수생 몇 분의 소감을 덧붙인다. 나는 수업이 끝나면 공부한 느낌을 한 줄 문장으로 기록하게 하는 습관이 있는데, 연수생으로서 소감도 받아두고 싶었다.

박은주 선생님(보성초): 사람의 목소리가 좋다. 함께 해서 좋다. 어울려서 좋다. 아카펠라로 삶의 즐거움, 어우러짐을 느껴가는 미래를 만들어가야겠다.

서승연 선생님(월곡중학교):음악보다는 따뜻한 인간성, 배려, 존중, 허용적 분위기, 그리고 창의를 배웠던, 그러나 무엇보다도 음악적 경험이 최고였던 아카펠라 연수 짱!

정현선 선생님(광주하남산정초): 지난 1월 아카펠라 연수를 접했을 때는 현재 지도하고 있는 합창단 활동에 좀 더 도움이 되는 하나의 기회로 생각했다. 연수 후 아이들 '아카펠라 동아리'를 만들고 광주아카펠라교육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다시 한번 연수를 듣다 생각했다. 아이들과 당장 뮨화예술캠프 운영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궁극적으로 제가 계획하고 있는 '국제교류와 아카펠라 아이들 교육'에 대한 작은 걸음에 다가가는 방법을 조금씩 알게 된 시간이어서 좋았다.

최순영 선생님(광양백운초) : 아이들과 호흡하는 가장 좋은 것이 음악 아닌가!

오경진 선생님( 목포항도초) : 좋아하는 음악, 그 중 아카펠라를 온 몸으로 체득하니 무척 행복했다. 속세의 고통에서 해방되다.

김수임 선생님(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밴드를 지도하는 음악교사다. 17년 동안 밴드를 지도하며, 밴드와 접목시켜 할 수 있는 장르를 찾다가 아카펠라 연수를 하게 되었다. 강의를 매우 쉽게 잘하시는 한승모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새로운 음악교육의 발판이 될 것 같아 2학기가 기다려진다.

조향숙 선생님(진도중):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연수였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도록 배운 것을 잘 지도해 보고 싶어요.

김정희 선생님(광주문흥중앙초) : 노래를 할 땐 나쁜 생각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뇨래를 하며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아이들과 나눈다면 가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선생님들이 노래로써 소통하고 곳곳에 아카펠라가 울려 퍼지길!

다음은 마지막날 점심 식사를 하며 한승모 선생님을 인터뷰한  기사입니다.
( 사진과 인터뷰기사는 박스기사로 부탁합니다.제가 할 줄 몰라서 죄송해요)

한승모님 사진 한국아카펠라교육연구회장, 강원도인제남초등학교 교사 ⓒ 박정훈


장옥순 기자 : 선생님께서 아카펠라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한승모 선생님 : 어릴때 부터 노는것,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서울 외곽 미아리 고개를 넘어 삼양동이라는 달동네 판자촌에서 자랐습니다. 자연에서 뛰놀지는 못했지만 '빡빡산'이 놀이터였고, 각종 '골목'은 해질 때까지 노래부르며 뛰어놓던 아지트였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 학교 합창단과 성당 성가대를 하면서 함께 노래하는 기쁨을 막연히 알아가다가 고등학교때 중창단에 들어가면서 아카펠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남성복4중창단으로 한 파트에 두명씩 총 8명이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대부분 무반주 곡이었고, 정통 중창곡부터 그시절에 한참 유행하던 보이즈 투맨(Boyz II Men)의 노래를 카피하기도 하고, 우리끼리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돈비크루(Don't be cruel)를 편곡해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장옥순 기자 : 아카펠라의 창을 통해서 본 학교 현장에 대한  희망사항을 듣고 싶습니다.

한승모 선생님 : 아이들에게 아카펠라를 가르치고, 함께 공부하고 노래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이들이 노래를 잘 부르지 않고, 화음으로 노래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더군다나 교육정책과 학교 현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노래부르기가 마냥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노래를 듣고 부를 기회를 주고, 선생님들이 함께 노래부르고 즐기기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원과 학교 공부에 놀 시간, 노래할 시간도 모자랍니다. 노래를 듣고, 부르고, 즐기기에는 사회의 압박이 매우 큽니다. 선생님들은 늘 업무, 공문에 시달립니다. 저도 노래로 행복한 삶을 꽉꽉 채워 살지 못하는 시간이 많은 터라 아이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여유가 필요합니다. 틈이 필요하고요. 아이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도 필요하고, 각자 개인도 그런 여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장옥순 기자 : 아카펠라 교육을 하며 느끼는 어려움을 말씀해 주십시오.

한승모 선생님 : 20년 넘게 아카펠라를 부르고, 15년 넘게 누군가에게 아카펠라를 가르치고, 10년 넘게 음악교육을 이야기 합니다. 모든 일에 즐거움을 느끼며 참여하고 있지만, 때로는 사명감이 크게 다가올 때도 있고, 때로는 역할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여전히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때로는 누구에게는 서운할지도 모를 '죄'를 짓고 사는 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이번 광주에서처럼 함께할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큰 힘이 됩니다. 저보다 잘하는 그 선생님들의 역량을 어떻게 잘 살려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옥순 기자 : 아카펠라 교육 활동 전도사로서 행복한 순간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한승모 선생님 : 학교에서,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에도, 여러 연수 현장에서 선생님들을 뵐 때에도, 기획자들과 연수나 아카펠라 프로그램을 만들고 준비할 때도... 다 행복하고 설레입니다. 몇 년사이에 아카펠라 교육으로 많은 해외 친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아카펠라와 아카펠라 교육 중에 자랑할 것들을 찾아 나누며 행복합니다.

장옥순 기자 : 선생님이 꿈꾸는 세상(이상향)이 궁금합니다.

한승모 선생님 : 무엇보다 노래 부르는 기쁨이 참 큽니다. 팀을 하면서도 좋지만 연수 때 낯선 선생님들과 함께 입과 귀를 모아 화음으로 노래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래오래 이런 강의에서 선생님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카펠라로 행복한 시간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평일 저녁에 1,2주에 한번이라도 노래부르면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힘든 일을 내려놓으실 바랍니다. 학교 밖의 동료들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에 쌓인 속상한 것들이 풀리길 바랍니다. 그래서 웃는 시간, 여유있게 하늘 바라볼 시간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노래가 삶으로 다시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놀면서 노래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인데, 이 사회와 학교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현실입니다.  복도, 교실 뒷편에서 노랫소리가 흩날리고, 운동장에서는 뛰어놀며 노래가 함께 흘러나오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때 옆에서 화음도 한 두음 나고, 어른 흉내를 내는 노래가 아니라 아이들 다운 노래로 노는 아이들이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교닷컴, 교육연합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광주전남아카펠라교육을 위한 마음다짐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그리하여 많이 웃고 행복한 선생님과 아이들이 넘쳐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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