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나눔봉사? 연탄나눔봉사!

연탄 나눔봉사는 무엇이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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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 Dongwhan(s2astlight)등록 2016.01.25 15:56
연탄봉사란?
연탄봉사한 '연탄은행'이나 '연탐나눔운동'등의 이름으로 연로하셔서 연탄을 나르시기 힘든분들이 신청을 하시면 연탄을 필요하신 분들께 봉사자들이 모여서 집까지 배달해드리는 봉사활동을 말한다.

연탄봉사를 가게된 계기
남양주시에 있는 도심역에서는 매주 목요일 목사님이 할머니 할머버지들을 위한 무료급식나눔봉사를 한다. 전에는 주 2회를 운영하셨는데 요즘엔 사정이 안좋아지셔서 주 1회로 바꾸셨단다.
저자는 학업이 있다보니 주 2회 운영할 당시에 토요일 아침 봉사를 주로 했었는데 재밌는 것이 근처 군부대에서 부대별로 돌아가면서 나와 도와주었는데 거기 인솔 간부로 나온 친구가 중학교 동창이여서 놀랍고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급식봉사를 하면서 그곳의 다양한 봉사자분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단기적으로 나오는 학생보다는 부모님와 비슷한 나이대의 아버님 어머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이번 연탄봉사도 급식봉사 하시는 목사님께서 같이 하는 '연탄은행'이라는 이름의 연탄나눔봉사활동인데 사실 오늘 하기 전까지 나는 연탄봉사라고 하면 티비에서나 가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며 나오는것이나 최근에 모 유명인이 그동안 몰래 연탄봉사를 해왔다는 글을 몇번 보았을 뿐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계속 급식봉사를 하시는분들이랑 봉사를 하시며 연탄봉사도 하셨는데 올 겨울들어 제일 추운 한파가 온다는 이 시점에 '이불밖은 위험해'라는 단어를 외치며 방바닥을 기는것 보단 뭔가 보람찬 일이 될 듯 하여 '연탄봉사를 가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봉사나 그렇겠지만 연탄봉사 특성상 봉사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편하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 연탄봉사가 뭔지 모르고 막연하여 가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날이 좀 풀리시면 따듯한 마음을 같이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진행되는가?

기상시간은 7시 40분경 방학기간중이라 한번도 9시 이전에 일어나 본적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기상당시엔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간단한 식사후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자 마자 살을 에는 추위에 3초간 내가 왜 간다고 했을까 후회하기도 했지만 바로 발을 떼고 9시까지 도심역에 도착하여 목사님을 뵙고 목사님은 별내쪽으로 가시고 나는 사모님과 아버지와 함께 양서주민센터로 향했다. 봉사자분들과 간단히 인사를 건낸 후에 그분들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착용하고 팀을 나누었는데 놀라웠던건 봉사자 분들중에 젊은 학생들 보다 연로하신 할머님들이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이었다.

연탄나눔 복장 연탄 나눔 복장이다 이미 수많은 봉사자들의 손을 거쳐간 노란장갑에 끝마디는 흑연보다 씨커멓게 변해있었다 ⓒ Bae Dongwhan


흡사 방역팀과 같은 낯선 노란 고무장갑을 끼고 봉사조끼를 입고 준비를 마쳤는데 한가지 주의하실 점이 날이 추우면 안에 털장갑을 끼고 그 위에 비닐장갑 그 위에 목장갑 그리고 고무장갑까지 끼는데도 연탄재가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연탄봉사를 가실때는 외투를 포함하여 아끼는 옷이 아닌 조금 버려도 되는 옷을 입고 오시는걸 추천드린다.

연탄은 몇개씩?

우리 팀에게 할당된 연탄은 1200개였다. 나는 연탄이 1200개면 여러 가구에 조금씩 많이 가는줄 알았는데(예를들어 20,30개씩 40가구) 한번에 몇백개씩 한가구에 주는 것이었다. 이날 우리는 400개씩 3가구 배달을 배정받았다.

양서에서 출발하여 양평을 거쳐 옥천으로 가는 여정이였는데 10시경 처음 도착한 집엔 강아지 한마리가 있었다. 처음엔 우릴보며 막 짖더니 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엔 꼬리를 흔들며 배웅해주는데 이녀석도 우리가 좋은일을 하는건 아나보네 싶었다.

연탄 나르기 전 - ⓒ Bae Dongwhan


연탄을 나른 후 할아버지의 표정이 행복해 보이신다 ⓒ Bae Dongwhan


400장을 내릴때 집의 위치에 따라 지게를 지기도 컨베이어 식으로 일렬로 지그재그로 서서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은 후자쪽이었다. 30여명되는 봉사자 분들이 길게 늘어서 연탄을 하나 하나씩 옆으로 날랐다. 400개 정도쯤이야 하고 겁없이 나르기를 시작했는데 100장도 채 되기전 손목이 저리기 시작했다.

손도 바꿔가면서 해보고 자리도 바까가면서 했는데 400장을 나르고 나니 필자가 비보이를 하는데 비보이 프리즈를 오래 한거보다 더 손목이 아팠다. 그런데 옆에 서계시던 할머님께서 힘든내색 하나 보이시지 않아 놀랍기도 하고 나또한 이정도는 가뿐하지! 라는 표정으로 서있었지만 이걸 계속 매주 하시는 봉사자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첫집을 무사히 마치고 또다시 20여분을 달려 두번째 가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처음안 사실이 모든집이 티비에서 보던것처럼 길게 늘어서서 연탄을 나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 집은 집이랑 차도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차를 집 바로 옆에대고 봉사자 중 7명 정도만 참여하여 그것도 번갈아 가며 교대로 나르니 힘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생각보다 차도와 가까운 창고 차도가 이렇게 가까울 경우 봉사자들은 수월해진다 ⓒ Bae Dongwhan


서로에 대한 '배려'

물론 이런 곳에선 할머님들은 쉬시고 그 중에서도 젊은 분들이 하시는데 자신이 나이가 어린 편이라면 아버님들이 나서서 하시더라도 한두번 정도는 교대를 해드리며 도와드리는게 인지상정이 되겠다. 아버님들이 다 자기 아들뻘되는 학생들이다 보니 쉽게 이리와서 나르라고 말을 잘 못하신다. 이런 경우 전혀 힘들지 않으니 먼저 다가가 교대해 드릴께요 하면 더 훈훈한 연탄나눔 봉사가 될 것이다.

두번째 가구를 마친뒤 세번째 집 또한 차가 진입할 수 있는 지역이라 금방 끝낼 수 있었다. 처음엔 여성분들이 전에 집에서 쉬었으니까 이번엔 저희가 하겠다고 나셔셨는데 그러지 말고 공간도 넓고 하니 다같이 해서 빨리 끝내자 해서 2줄을 만들어서 위에 두집에 비해 절반정도의 속도로 끝을 냈다.

자 줄 서시고! 연탄을 효율적으로 나르기 위해선 저렇게 서로 마주보고 지그재그로 스는 것이 좋다 ⓒ Bae Dongwhan


연탄 사장님이 마지막 연탄을 주시며 '끝이요'라는 소리를 내시자 마자 1200개를 나르며 아팠던 손은 어느새 낫고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에 가슴 한켠이 뿌듯했다. 연탄봉사 내내 차멀미를 해서 안색이 좋지 않았던 여학생의 얼굴에도 급화색이 돌았다.

봉사후 만찬 어떤 음식이든 일을 한 후 먹는 음식은 최고로 맛있다. ⓒ Bae Dongwhan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재밌었다. 고생했다고 사주시는 점심마저 먹고 나니 속도 든든하고  날이조금 추웠던 것만 빼면 여러 사람들도 만나며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일도 하고 보람찬 하루였다. 연탄봉사를 하며 봉사자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들의 마음씨가 너무도 따듯하였다. 날도 춥고 힘드실텐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 이곳에서 나는 잊고 있었던 사람사는 냄새를 맡았다.

평소 시를 좋아하던 나는 봉사하는 내내 한 시를 떠올렸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일 엄청난 한파로 모두들 추위와 싸우느라 고생이 많으실텐데 남은 겨울 건강조심하시고  모든이가 함께 몸도 마음도 따듯해 질 수 있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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