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직선제가 답이다

[기고] 금권·부정 선거 척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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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닷컴(bulkyo)등록 2016.06.05 09:32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이 들썩이고 있다.

내년 가을, 총무원장 선출을 두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종단혼란과 분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후임 총무원장에 이해를 같이하는 집행부와 기득권 세력들이 사람만 바꾸고 기득권은 유지하겠다는 측과 이대로는 불교가 망한다며 종단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고 개혁세력 후보가 나와야 된다는 쇄신파로 나누워 충돌하고 대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조계종의 현 자승 원장체제는 내년 중임으로 끝나지만  지난 임기 7년동안 종단업적이라할만한 게 별로 없었고 자성, 쇄신, 화쟁이라는 말을 내세웠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처음부터 염불보다 잿밥에 더 마음이 있었고 조계종을 온통 세속적인 욕망의 소굴로 오염시켰다.

그가 이끄는 조계종의 이미지는 언론에 수년간 보도되는 것만 봐도 도박 절도 표절 은처 사기 횡령 등 파계의 의혹과 돈과 권력의 부정한 유착으로 세속인도 참아 부끄러워야 할 종교인의 타락이었으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조계종 집행부의 타락은 반세기전 그들의 스승으로 부터 물려받은 잘못된 유산이다.

이승만, 박정희 정권에 이용당하거나 이용하면서 독재 부패정권과 야합한 일부고승들의 탐욕과 위선이 대를 물려 세습한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진 것이다.

자승 원장은 가끔 자성인지 변명인지 솔직한 악어의 눈물도 흘린다. '나는 스승에게서 불교를 공부하지 못했고 절을 빼앗고 싸우는 현장에서 세월을 보냈다'.

위로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승려의 자격은 원천적으로 없고 양심을 가진 일반종교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달라이라마 초청은 불가능한가?

어떻게 보면 1950년대 혼란기 ,비구대처 분쟁의 절뺏기 투쟁으로 일관한 조계종의 업보이기도 하다.

같은 시기, 식민지를 겪은 대만불교 역시 60년대 독신, 대처승 분쟁이 생겼으나 우리와 사뭇 달랐다 분쟁을 평화적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일본불교의 영향으로 처자식을 가진 대처승들의 입지를 약화시켜 정화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지게 한 것이다.

전문학자에 따르면 조계종의 이승만, 박정희 정권의 유착으로 전국 천년 관광사찰들이라는 전리품을 접수했지만 동시에 종단은 폭력과 세속적 정치술수에 능한 권승들을 양산하게 되었고 사회는 상대적으로 기독교세력이 차지하는 웃지못할 결과를 가져왔다.

대만불교가 60년초까지 가톨릭이 지배하다가 그후 계율을 지키는 청정승가가 확립되고 교육 복지등 사회참여에 헌신해서 현재 전국민의 80%가 불교신도라 하니 놀랍다.

대만은 중국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으면서 세계적 정신지도자 달라이라마 존자를 수차례 초청하고 항상 림포체같은 고승들 초청법회가 연중 끊이지 않는다.

한국불교는 여전히 기득권 보수정권과 기독교세력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과 반대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달라이라마존자를 초청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 전도사 빌리그래함과 교황의 초청도 여러번 했던 한국이, 왜 종교지도자를 넘어 세계평화의 위대한 지도자인 불교인은 안되는 것일까? 의문이 아닐수 없다.

정법수호를 외치는 재가불자들의 피눈물

조계종단의 범계행위에 대해 소수의 의식있는 개혁파승려들이 항변하는 것을 제외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수행승들과 정치권승들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수도권,재가단체들의 현실참여적인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교수, 변호사, 시민운동가, 언론 중심의 전문가출신 불자들이다. 오래전 서강대 박광서 교수가 주도한 참여재가불자연대를 물려받은 분들과 새롭게 조직을 결정한 재가자들이다.

70년대 민불련을 창립한 여익구 회장을 위시해 80년대 후반 정토구현승가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연합 종교자정센터등 민주화와 사회참여운동에 깊숙히 참여한 불자들이 승속을 막론하고 많았다.

필자도 80년대 광주항쟁을 계기로 각종 시민운동에 참여했고 여전히 연장선상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그 전까지 사회운동은 시민운동가와 대학가의 이념서클이고 타종교의 전유물이었고 불교는 도만 닦을뿐 세상사에 간여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종교로 각인되어 일반대중과 거리가 멀었다.

요즘도 한국불교는 참선 염불 기도에 마음을 두면서 산중수행과 신도법회에 치중할뿐 사회를 개혁하고 변화시키는 대승불교의 사명인 세상구제는 남의 일이고 이해못하는 수준이다.

사회운동에 왜 불교가, 승려가 관여하는냐는 따가운 눈총과 질책을 오래 받다보니 바다보다 깊고 허공보다 더 높고 넓다는 불교의 정신세계는, 입으로 무진법문을 설하면서 실천행은 바늘구멍보다 작아서 참여불교의 대승불교가 설 자리가 없다.

동체대비의 보살은 어디에 있는가?

경에 이르기를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보살은 수백생을 지나더라도 자신의 몸을 중생들을 위해 바친다'고 했다.

대승불교의 백미인 유마경 법화경 등에 대자대비의 보살행을 앉아서 구하는 도인 불교가 아니라 실천하는 보살불교를 수없이 강조하고 있다.

역사학자인 민희식 교수는 기독교의 사랑을 말한 신약성서가  법화경에서 나왔다고 저서에서 밝혔다.

기독교의 세계전도는 창조 심판이 핵심인 구약성서가 아니라 신의 사랑을 앞세운 신약성서라는 것이다.

보살의 대자대비사상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대한 크고 차별없는 큰사랑을 말하고 있다. 인간 동식물 하늘 땅 지구 우주적인 생명과학과 생명철학이다.

천년고찰 관광사찰의 독점은 필연적으로 이를 지켜주는 권력과 자본이 뒷받침됨으로써 가능하다. 정법을 전하고 계승하는 전법수행과 사자상승의 전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문중, 계파라는 세력과 돈, 감투라는 세속적 욕망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한국불교, 특히 조계종의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 불광사에서 개최된 마지막 100인 대중공사는 직선제의 찬반논쟁이 격렬했다고 한다. 4시간 진행된 그 자리에서 100인 대중공사추진위원장 도법 스님과 종단측 간부승려들은 직선제의 폐해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리고 참종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선거인단 321명이 아니라 수천명의 확대에 신도들도 참여시키는  것을 말한다.

3년전 자승 원장이 재임 전 직선제를 공약하고 당선된 것은 무엇이며 말은 1천만 혹은 2천만 신도라 하지만 승적이 있는 승려는 불과 1만 수천밖에 되지않는데 종회의원선거처럼 각교구본사에서 투표하면 한두시간이면 끝나고 당일 당락이  결정된다.

우리사회에 수만 명 이상이 직간접으로 투표하는 집단은 대단히 많지만 그렇다고 혼란이 오지 않는다 .선거와 투표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다면 가능하다.

또 하나 재가불자들의 참종권문제는 사실상 70년대부터 제기됐다. 종단이 회오리바람이 한번 칠때마다 그런 말이 나오는데 이제는 정말 신도대표들을 참여시킬 때가 왔다.

종단과 동국대 사태, 본말사 문제와 도심지 포교현황에서 보듯이 현명한 재가불자들의 직접참여가 없어면 조계종은 이대로 무너질 것이 자명하다 .

전국의 천년고찰과 본말사, 도심지포교당 각종재단등은 전문성이 약한 승려들만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역부족이다. 94년 종단개혁이 20년 이상 이어지면서 쇄신은 없고 기득권승려의 정치판으로 변질됐으나 이 과정에서  젊은 재가불자들의 전문가그룹이 양성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종단공직 공사찰 소임자들은 승속간에 일정한 보수와 보시를 받되 공직을 남용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없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종회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종도들이 위임해준 것이지 결코 권승들의 양성소가 아니다.

6월종회가 기득권의 연장선상인지 오래묵은 부정과 범계를 혁신할 개혁불교의 장이 될 것인지 지켜본다.

만에 하나 직선제든 참종권확대든 차기 총무원장 선출이 공명정대하지 않고 꼼수와 술수를 또 부린다면, 범불교승려 신도대회를 개최해 부패한 마구니들을 몰아내야 한다.

그것은 나라와 불교, 대중을 위하는 파사현정의 길이다.  더이상 침묵, 방관, 왜곡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참고로 사회의 선거제도도 해방 후 간접선거인 내각책임제와 독재정권의 유산인 ,유신 군사정권을 거쳐 오늘의 직선제 민주주의 선거제도로 발전했다. 조계종도 이제 직선제가 사부대중의 뜻을 모으는 제도로 바뀌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누가 이를 가로 막는가? 해종분자가 아닌다음에는...

덧붙이는 글 / 윤소암. 승려시인 한국불교인문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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