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뮤비 선정성 논란... 그래서 무엇이 문제지?

선정적인 이미지를 소비하지만, 대놓고는 싫다는 이중성, 이제는 그녀들을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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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진(toto006521)등록 2016.06.05 08:58

걸그룹 EXID의 L.I.E의 뮤직비디오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듯한 장면이나, 여성의 엉덩이를 묘사하는 듯한 모습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 L.I.E 뮤직비디오 캡처


걸그룹 EXID에 대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1일 발표한 신곡 엘라이(L.I.E)의 뮤직비디오 영상이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몇몇 네티즌들은 이번 뮤직비디오가 복숭아를 사용하여 여성의 엉덩이를 묘사하고 있고,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듯한 모습이나, 특정 성행위를 생각나게 하는 날짜를 보이는 등 선정적이고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ID의 멤버 하니가 후추통을 들고 뿌리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하면, 네티즌들의 주장이 틀린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흐릿하게 처리된 멤버의 엉덩이 부분에 하필 복숭아가 적나라하게 놓여있고, 여성의 가슴과 닮은 핑크색의 물체를 하니가 조심스럽게 만지는 모습 등은 의도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또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감독 김세희씨는 자신의 SNS에 "의혹은 무슨 노린거 맞아"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부정할 수 없이 네티즌들의 추측이 옳아 보인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EXID의 뮤직비디오가 선정적이기는 한데... 그래서 머가 문제지?

선정적... 그런데 무엇이 문제?

걸그룹 EXID. '위아래'로 역주행의 이슈를 만들면서 강제컴백하여 활동을 하게 되었다. ⓒ 이정민


EXID가 어떤 그룹인가. 바로 소위 '역주행'으로 유명해진 걸그룹이다. 그녀들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위아래'의 직캠 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내려갔던 노래가 다시 음원차트에 순위권에 오르고 화제를 끌게 되었다. 심지어 EXID는 '역주행'의 흐름을 타고 멈췄던 방송활동까지 다시 시작했다.

그럼 '위아래'의 직캠영상이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섹시함 때문이다. '위아래'는 특유의 골반춤을 가지고 있다. '위 아래 위위 아래'라는 가사에 맞추어 골반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은 많은 남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얻어냈다. 그리고 그것은 '역주행'이라는 연예계의 하나의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EXID의 멤버 설현은 어떤가. 통신사의 입구마다 위치하고 있는 그녀의 뒷모습의 자태를 뽐내는 사진은 이미 설현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골반'이라는 단어를 빼고 설현을 떠올리기는 어렵다. 대학교의 한 주점에는 설현의 사진을 놓고 선정적인 문구의 단어들을 나열하여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이미 EXID는 섹시함을 무기로, 선정성 논란 위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활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위아래'의 안무가 귀엽고 깜찍함을 내세우고, 설현이 귀엽기만한 소녀였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렸을까? EXID의 선정성을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누리고 소비해왔다.

EXID만도 아니다.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은 어떤가. '글래머', '몸매'하면 전효성이 떠오를만큼 그녀는 섹시함을 내세워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그프로그램인 SNL에서는 가슴이 훤히 파인 메이드복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효성의 섹시함이 노출 될수록 네티즌들은 환호하고 그녀의 인기는 높아져 갔다.

그렇기에 지금의 논란은 의문이 든다. 이미 우리는 EXID와 많은 걸그룹들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들의 섹시함은 그녀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중요한 장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섹시한 것은 좋지만 대놓고는 싫다는 시선들

그룹 EXID 사진. 섹시하게 나오는 것도, 아닌 것도 그녀들의 자유다. ⓒ 이정민


한때 논란이 있었던 설리의 SNS에 대한 논란이 떠오른다. 설리가 속옷을 착용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나, 그녀가 생크림을 먹는 사진이 이상하게 보인다면서 논란이 됬었다. 설리 그녀는 어떤 존재였나. 아니, 걸그룹들은 어떤 존재인가. '베이글'이라는 말이 수식어로 붙기도 하고, '꿀벅지'라는 단어가 수식어로 붙기도 하는 존재들이다. 이미 우리는 그녀들의 성적매력을 칭찬하고 감탄하며 그녀들을 소비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비판이 따라오곤 한다.

그렇기때문에 설리부터 EXID로 이어지는 논란들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들을 하나의 이미지로 소비하기만 좋아할 뿐 그녀들의 주체성은 존중하지 않음을 뜻한다. 소년인것도 좋고, 섹시한 것도 정말 좋지만 스스로 소녀임을 보이는 것. 섹시한 것을 보이는 것은 싫다는 뜻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좋지 않다느니,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말들도 마찬가지이다. 범죄가 일어났을 때 잘못은 범죄를 당한 사람들이 아니다. 섹시한 옷을 입는 것도, 섹시한 춤을 추는 것도 그녀들의 자유다. 그것을 보고 성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이 문제다. 아니, 범죄 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제다.

섹시함을 컨셉으로 삼은 걸그룹들이 많은 이유는 모두 우리가 만든 일들이다. 선정적인 것을 싫어하고, 거부했다면 과연 섹시한 걸그룹들이 지속될 수 있었을지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섹시한 것을 좋아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아니다. 그녀들의 성적매력을 좋아하는 것도 모두 그대들의 자유다. 하지만, 걸그룹을 이미지로만 보지 말고 그녀들도 자유로운 사람임을 기억하자. 섹시하고 싶은 것도, 섹시하지 않고 싶은 것도 모두 그녀들의 선택이고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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