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사드 비공개 추진해야, 주민 합의 필요 없다"

주민 불안의 근거를 '괴담'에서 찾고 수사 촉구하기도

등록 2016.08.23 10:45수정 2016.08.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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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제3후보지? 김천 지역구인 이철우 의원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사드 배치 제3후보지 검토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 남소연


"(주민 합의) 당연히 필요 없다. 주민 합의는 하는 게 아니다. 패트리어트 무기도 (한국에) 많이 갖다 놨는데 주민들 모르지 않나. 심지어 서울 시내에도 많이 배치 돼 있다. 그런데 모르지 않나. 그게 국방 정책이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차 강조한 말이다. "사드 같은 국가 특급 비밀 무기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무기 배치는) 북한 정찰총국, 중국 국가안전부, 러시아 해외정보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 파악해야 할 것들이다, 1000km 나갈 것을 500km 나간다고 할 수도 있는 게 국가 운영이다"라면서 "(무기 배치는) 10여 명 이내만 알고 조치하는 것인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나라가 어딨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시 인근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경북 성주군 초전면)이 거론되며 주민 반발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주민 설득 대신 '원점 재검토'와 '부지 비공개'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는 "비공개를 해서 (무기가) 어디에 갖다 놨는지를 전혀 모르도록 하는 게 국방 임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과 부지 합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잘못된 국방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지하가 아닌 지상에 큰 무기를 갖다 놓는 건데 주민 합의가 필요 없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호크 미사일도 국민들은 모르고 전문가 몇 사람만 안다"면서 "국가 정보를 다루는 사람은 정보를 다 알지 않나, 그걸 언론에 공표해야 공개, 안한다고 비공개라고 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주민 합의·설득 절차를 지키는 것 보다 국가 안보를 위한 부지 미공개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었다.

이철우 "야당이 사드 시비 걸어 공개한 것, 대통령 사과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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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사드 비공개 추진해야, 주민 합의 필요 없다"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사드 배치 제3후보지 검토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KBS 앵커 출신이면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이 이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이같은 이 의원의 주장은 주민 설득과 주민 합의를 강조해 온 기존 새누리당의 당론과 전면 배치된 주장이다. 지난달 26일 당지도부와 함께 성주군을 방문한 정진석 원내대표는 "주민 공감 없이는 사드 배치가 어렵다"며 주민 합의를 약속했다. 이정현 대표도 지난달 29일 전당대회 대표 경선 1차 TV 토론회 출연 당시 "사드 배치 문제는 국민 입장에서 성주군민께 정말 죄송한 일이다"라면서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성주군민과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며 '주민 설득'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철우 의원은 "원내대표도 (내 의견에) 공감한다고 했지만, 나는 의총을 열어 결정하라고 했다"면서 "우리 당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하자고 하면) 반대할 사람 아무도 없다, 야당이 사드에 대해 시비를 많이 걸어서 국방부가 공개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지 선정 비공개를 강조하는 한편, 김천 인근 배치설에 대한 불만도 터뜨렸다. 원내대책회의 발언에서 이 의원은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은 김천의 담장이다, (사드가) 김천을 보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내일 1만 여명이 궐기 대회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민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성주가 해롭지 않다면 왜 김천으로 오냐는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주민 불안의 근거를 '괴담'에서 찾았다. 이 의원은 "사드 배치하는 편들은 각종 홍보 전단을 만들어서 현장에 모인 사람에게 아주 쉽게 홍보물을 돌리고 있는데 배치하는 쪽에서는 홍보가 전혀 안 된다"면서 "반대하는 쪽은 날아다니고, 배치하자는 쪽은 기어 다닌다, 지금 경쟁해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사드 괴담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이걸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괴담을 보여주고 퍼뜨린 사람은 수사해야 한다, 국방 업무의 방해 세력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야당에도 '주민 혼란'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사드는 야당이 반대하면서 이념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그같은 혼란을 불식하기 위해 (부지를) 공개한 것 같은데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부지 재변경으로 인한 혼란에)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인데 사과하라면 모든 걸 다 사과해야 하냐? 국방을 담당한 참모가 책임져야한다"고 답했다.
#이철우 #사드 #주민합의 #성주 #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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