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대회' 예산 '제멋대로'

산악협회원 “현직 위원장이 운영비 착복” 주장

검토 완료

김영욱(kyw68104)등록 2016.10.24 12:21
대구시산악협회 현직 위원장이 협회 주관의 '생활체육 전국 익스트림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운영예산 중 일부를 착복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산악협회원들은 "운영예산을 담당해온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이 지난해 열린 이 대회에서 실제 금액보다 약 30%가 많은 액수를 카드로 결제한 후, 이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운영비를 착복했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대비의 경우 실제 금액은 300만원이지만 350만원이 결제됐고, 크레인장비 사용료도 모두 200만원이지만 225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암벽등반에서 목숨과도 같은 로프는 30만원이 더 많은 250만원이 결제됐고, 등반루트 세트장 설치비도 240만원으로 결제해 이중 30만원을 되돌려 받았다.

이밖에도 참가자에게 지급되는 시상품과 기념품, 협찬품 등과 관련해서도 예외없이 비리가 드러났다. 암벽화의 경우 실제 금액에 30% 추가된 414만원이 결제됐으며, 특히 무료로 받은 협찬품에도 447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협회원들은 21일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이 지인들을 이용해 운영비를 착복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비리를 접한 대구시체육회의 태도다"며 "이 대회를 직접 주최하는 대구시체육회는 이 사실을 알고서도, 현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조용히 넘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즉, 대구시체육회는 오는 29~30일 대구 월드컵스타디움 인공암벽장에서 열리는 '2016 생활체육 전국 익스트림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의 원만한 개최를 위해 새 클라이밍위원장 선임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주장에 대해, 대구시체육회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구두로 그런 제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무마하겠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다만, 올해 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기에,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이 더 이상 대회에 관여치 않는 선에서 먼저 대회를 치루고, 대회가 끝난 후 감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위원장이 이번 대회부터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론 운영비가 어디에 사용됐는지 철저히 감사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도 같은 날 통화에서 "회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이번 대회부터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라고 전제하고, "지난해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산이 부족해 사비를 투입했을 뿐만 아니라, 내 개인장비까지 동원했다"며 "회원들이 어떤 억하심정로 이런 제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산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원들은 24일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이 지금도 클라이밍 대회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올해 대회 협찬사를 보더라도 스포츠클라이밍위원장과 관계가 있는 업체인데, 이게 관여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지난 1월 열린 총회에서, 2015 생활체육 전국 인스트림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와 관련해 정산을 했는데, 참가비 500만원도 사라졌다"라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대구시는 동호인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스포츠클라이밍, 산악자전거, 익스트림폴스포트, 산악마라톤 등 4개 종목으로 구성된 '생활체육 전국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를 개최했으며,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 들어간 예산은 2,200만원이다.
덧붙이는 글 대구 강북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