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님, 죽은 만삭 어미개 한을 풀어주십시오"

거제유사모 1인시위 벌여... 최근 29마리 '처리', 만삭견 안락사 논란

등록 2016.10.24 20:03수정 2016.10.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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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장님. 억울하게 안락사를 당한 만삭 어미개의 한을 풀어주십시오."

동물보호단체 거제유기동물을사랑하는모임(유사모) 장병공 부회장이 24일 거제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유사모는 "만삭견이 안락사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거제시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거제시 29마리 유기견 죽여... "인도적 처리" vs. "안락사"

최근 거제에서는 '유기견' 처리와 관련해 논란이 벌어졌다. 거제시가 유기견 29마리를 죽인 것이다. 이를 두고 거제시는 '동물보호법'에 따른 '인도적 처리'라 했지만, '유사모'는 '안락사'라 했다.

유사모는 "거제는 지난 5년간 유기견 안락사가 없는 지역이었지만, 거제시가 전격적으로 안락사를 실시했다"며 "안락사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조선업 경기 불황 탓에 거제지역에 유기견이 늘어났다. 유사모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유기견 입양을 유도하고, 학교 교직원와 학생을 상대로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며 "실제 최근에 입양 문의가 들어오고 일부 입양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거제시 관계자들한테 안락사 시키지 말라고 부탁을 했고, 담당과장으로부터 '잘 알겠다'는 답변도 들었다"며 "그런데 안락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적도 없는 것처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거제유사모는 2011년 창립한 '생명사랑모임회'가 전신으로, 후원금을 내기도 해 지난 5년간 '안락사 없는 보호소'가 운영되도록 파트너 역할도 해왔다.

29마리 안락사와 관련해, 거제시 담당자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개체 수가 늘어나거나 전염병에 걸렸을 경우, 오랫동안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인도적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며 "규정에 따라, 유기견 가운데 추려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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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거제유기동물을사랑하는모임 장병공 부회장이 24일 거제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 거제유사모


'만삭견' 자연사? 아니면 안락사?

'만삭견' 안락사 여부와 거제시의 '거짓 설명'도 논란이다.

논란이 된 유기견은 지난 18일 거제시 오후 장목면 한 펜션에서 구조되었고, 거제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되었다. 그런데 이 개는 새끼를 밴 만삭이었고, 20일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유사모는 거제시가 만삭의 유기견을 안락사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모는 "입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독극물로 죽이는 것이 인도적 처리가 맞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담당자는 "만삭의 개는 안락사가 아니고 자연사였다"고 반박했다.

거짓 설명 논란도 불거졌다. 유사모는 "20일 오후 만삭의 개를 데리고 가겠다고 했더니, 동물병원으로부터 '출산 중에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밤새 출산할만큼 임박하지 않았고 의구심이 들어 질책했더니 병원 측은 '사실은 임신한 유기견이 병원에 온 사실이 없고, 시에서 부탁해서 처음에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사모는 "거제시는 만삭견을 안락사 시켜 놓고 동물병원에는 거짓말을 하도록 했다"며 "만삭견은 애초에 동물등록도 하지 않았고, 이는 다음 날 안락사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 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담당자는 "동물보호단체에서 본 유기견이기에 나중에 확인을 할 수도 있어, 동물병원에 분만하다 죽은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고 사건 무마 차원이었다"며 "그러나 그 개는 안락사한 게 아니고 자연사였다"고 주장했다.
#유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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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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